“힘들어 죽겠는 사람 앞에서 지가 더 힘들었으니까 힘내라는 놈들은 사고 구조가 어떻게 돼 있는 거냐. 온탕에서 열탕 본다고 냉탕 되냐.”

 

방송작가 유병재가 SNS에 올렸던 글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식의 위로를 받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힘들지? 나는 그보다 더 힘들었으니까 안다”라면서.

 

나도 그런 위로에 진저리 쳤던 기억이 있으므로, 마음속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그러고는 ‘나중에 혹시라도 타인을 함부로 위로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하며 유병재의 글을 저장해두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 힘든 누군가에게서 위로를 받는 건 나쁘기만 한 것일까?

 

나는 슬플 때 슬픈 노래를 들으며 위로 받는다. 또는 주인공이 비운의 운명에 처한 영화를 찾아본다. 얼마 전에도 슬픈 영화를 보며 어김없이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이런 나를 보고 엄마는 웬 청승이냐고, 궁상떨지 말라고 했다. ‘우울함은 전염되는데 왜 남의 괴로움에 뛰어드니?’ 자기 슬픔도 견디기 힘들면서 왜 남의 슬픔을 떠안냐는 것이다.

 

근거 없는 위로보다는 경험에서 오는 위로가 더 울림이 크다.

 

음…. 나는 주인공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얻는 것인가? 그도 아니라면 주인공의 고통을 즐기는 것일까? 마치 온탕에서 열탕을 멀찍이 보며 ‘이 정도면 냉탕이지….’ 위안 삼으며.

 

슬픈 영화가 나를 즐겁게 만들지는 못한다는 사실은 나도 알고 있다. 오히려 슬픈 분위기가 내 우울함을 극대화할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나는 슬픔으로 슬픔을 치유한다. 남의 고통에서 위안을 얻는 것이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니겠지. 하지만 이것이 정말 나쁜 일인가?

 

생각해보면, 내면의 아픔을 담담하고 진솔하게 털어놓는 화자들은 나에게 있어 본받고 싶은 대상이다. 훌쩍이는 주인공 곁에서 손을 잡아주고 싶어진다.

 

‘And happy ever after’를 외치는 해피 엔딩 속 공주님 스토리보다 굴곡진 인생이 더 값지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들의 인생이 더 정감 가고 공감 가기 때문인 것 같다.

 

근거 없는 위로보다는 경험에서 오는 위로가 더 울림이 크다. 상처엔 상처가 약이라니, 모순적일 수도 있지만.

 

마찬가지로, 나 역시 힘들 땐 누군가가 곁에 있어주기를 원한다. 내 손을 잡아주길,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길.

 

작은 거절 하나에도 한없이 흔들리는 나에겐, 대담하고 듬직한 누군가가 절실할 때가 있다. 나도 언젠가는 마음 속의 외로움과 슬픔을, 옛날 얘기하듯 아무렇지 않게 읊조리고 싶은 마음이다.

 

우울한 날은 분명 누구에게나 온다. 핸드폰을 봐도 도저히 현재의 나를 온전히 이해해줄 사람을 찾기 힘들 때, 지금 당장 나를 위로할 무언가가 필요할 때….

 

가끔씩 찾아오는 외로움은 사실 근원적이고도 본질적이라서 단번에 없앨 해결책은 딱히 없다. 그저 잠깐 안식이 될 만한 심심한 위로를 찾아내는 것이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누구는 운동을 하거나, 누구는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또 누구는 즐거운 영화를 보며 슬픔을 극복해나가겠지만. 글쎄.

 

‘나보다 더 힘드냐?’는 식의 꼰대 같은 조언은 여전히 싫지만, 그럴 때면 나는 어김없이 슬픈 영화와 슬픈 노래를 찾아 슬픔에 잠긴다. 내가 있는 자리는 여전히 미적지근한 온탕이지만 말이다.

 

Freelancer_임수진 95suj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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