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내 일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법이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나보다 덜 힘든 건 아닌데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일을 쉽게 이야기하곤 한다. “나도 그거나 해볼까?” 라던가 “솔직히 편한 일이잖아?” 라는 식으로. 실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공무원 시험도 종종 그렇게 재단된다. “나도 그냥 공무원 준비나 할까?” 취업 준비에 지친 이들이 종종 농담으로 던지는 말이다. “할 거 없으면 하는 거지, 뭐” 쉽게 평가하고 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떻게 공부하고 어떻게 버텨내는지 알면 아마 그런 말은 못할걸? 눈물없이 볼 수 없는 공무원 준비생의 모습이 여기 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자세

 

공무원 시험을 보기로 결심했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이 있다. 나를 시험에 들게 할 외부의 연락을 차단하는 것. 어지러운 속세에서 벗어나 돌부처처럼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가지기 위해서다. 페북 삭제에 카톡 알림 해제는 필수, 카톡 탈퇴는 옵션이다. 아예 스마트폰을 정지하고 최소한의 연락만 받을 수 있도록 2G폰으로 바꾸는 경우도 많다.


일과 x ∞

 

일단 시험 준비를 시작하면, 매일이 똑같아진다. 직렬에 따라 시험 보는 과목은 다르지만 공부해야 할 내용이 방대하므로 대개 학원 수업이나 인터넷 강의를 수강한다. 두 가지를 병행해 듣는 경우도 많다.

 

새벽같이 일어나 학원 자리를 맡으러 간다. 오전 수업을 듣고, 밥 먹고 오후에 또 수업을 듣는다. 온전히 혼자 공부하는 시간도 물론 필요하다. 그러니 정말 온종일 공부를 하는 셈. 혼자 밥 먹는 건 일상이고 일과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서야 오늘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 날도 많았다고.


집에 못 가는 이유

 

학원 수업이 없는 주말에도 집에 잘 들어가지 않게 된다. 부모님 등골을 쪽쪽 빨아먹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 부모님 얼굴 보기가 미안해지기 때문. 마주치면 자꾸 싸우게 된다는 이들도 많았다.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로 집에 가면 괜히 가시 돋친 말을 쏟아내게 된다고. 그럴 땐 차라리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게 마음이 편하단다.

 

명절에도 당연히 집에 갈 수 없다. 친척들이 모이면 내 상황에 대해 한 마디씩 거들기 때문이다. 응원과 관심도 부담스러워 미칠 지경인데 잔소리에 비아냥은 견딜 수 없으니 일찌감치 대피하는 것이 낫다. 비록 그런 모습이 안쓰러워 엄마가 눈물짓더라도, 그게 또 미안해 도서관에서 눈물을 참느라 고생하더라도.


덜 먹고 덜 씻고 덜 써야 해

 

공부할 땐 공부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다. 누가 그걸 모르겠나. 하지만 수입 없이도 마음 놓고 공부만 할 수 있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부모님이 지원해준다면 운이 좋은 케이스지만 계속 지원만 받는 것이 못내 죄송스럽다. 집에서 지원을 해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공부에 방해가 되는 줄 알면서도, 시험부터 붙는 것이 낫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이유다. 당장 밥 먹을 돈, 당장 공부할 책 살 돈이 없는데 어떡해.

 

수입이 없으니 지출이라도 줄여야 한다. 옷은 추리닝 몇 벌로 매일매일 돌려 입고, 밥은 가장 싼 거로 먹는다. 문제집이라도 몇 권 더 사는 달엔 꼼짝없이 라면이다. 고시원 생활을 하면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다. 그런데 샴푸와 바디샴푸는 왜 꼭 한 번에 똑 떨어지는지. 사기는 아깝고, 집에 가서 가져오기엔 시간이 아까워 주말까지 버티기 일쑤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눈물이 난다.


아픈 건 비밀이야

 

원래 기관지가 약하던 J양은 공부하다가 천식이 생겨 한밤중에 숨이 막혀 잠에서 깨기도 했지만 병원에 가지도, 엄마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시험을 본 뒤에야 병원에 가서 의사한테도 엄마한테도 혼쭐이 났다. 하지만 그땐 병원에 가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고.

 

매일 책상에만 앉아 있으니 몸이 아픈 건 당연하다. 잘 먹지도 잘 자지도 않고 스트레스까지 받으니 몸이 남아나랴. 장염은 흔한 질병이고, 신종플루로 고생하는 사람도 많다. 10분에 한 번씩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타미플루 부작용으로 계속 토하면서도 공부를 놓을 수가 없다. 당장 오늘 공부가 급하고 시험이 코 앞이니까. 지난 일 년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될까 무서워서.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스스로가 미워질 때도 있다. 공부 중에 친구의 취업 소식을 들으면 입으로는 축하한다고 말하지만 진심으로 축하하지 못한다. 속도 없이 취업 소식을 전하는 친구가 미워지는 것도 막을 수가 없다. 내가 이렇게 찌질한 인간인가, 자괴감이 몰려온다.

 

함께 공부하던 친구가 먼저 붙고 나는 떨어졌을 때, 그 참담함도 이루 말할 수 없다. P군은 친구들과 함께 시험을 준비했는데 친구들은 모두 한 번에 붙고 혼자만 일 년을 더 공부했다. 시작할 때부터 일 년 만에 붙을 거라곤 기대하지 않았지만 자꾸만 무너지는 마음을 추스르기가 쉽지 않았다고.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지만 미워지고 미안해진다.


P.S.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너에게

마음을 다잡으라는 말, 잘 버티라는 말은 얼마나 부질없는지… 하지만 이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었고, 또 준비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저 잘 버텨내라는 말밖에 해줄 수 없다. 잘 버티는 사람, 마음을 꾹꾹 잘 다잡는 사람이 이기는 마라톤 같은 시험이라서. 당신의 골인을 기원하고 응원한다. 우리 모두 잘 버텨내요.


illustrator liz
director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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