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기 전까지, 나는 살찐 나의 모습에 너무나 괴로워했다. 분명 음식을 먹은 사람은 나였다. 먹고 나서 후회해봤자 이미 늦어버렸다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작아진 옷을 보며 울고 싶던 날이 많았다. 나도 모르게 남자친구에게 신경질을 부렸다.

 

달래주기에 지친 남자친구는 결국 나와 내기를 걸었고, 나는 살을 빼기로 다시 한 번 약속했다. 그러나 운동에는 영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결국 살은 빠지지 않았다. 마지막 겨울방학을 흐지부지 보내고 말았다.

 

 

그리고 학기 시작. 개강하자마자 멘탈이 붕괴됐다. 졸업 전 마지막 학기라 여유롭게 다니고 싶었지만 수강 신청에 실패했다. 졸업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졸업을 못할 뻔했다. 수강 정정은 힘들었고, 결국 듣기 싫은 전공수업을 더 추가함으로써 마지막 학기를 힘겹게 다니게 되었다.

 

 

전공 과목의 오리엔테이션 시간이 다가왔다. 정해진 답도 없고, 시험도 없고, 오로지 보고서 대체로 진행되는 수업은 굉장히 흥미로워 보였다. 하지만 과제가 너무 어려웠다. 나의 생각을 서술하는 것조차도 이렇게 못 하다니.

 

대학에 다니는 내내 무엇을 배운 것일까. 주어진 지문을 읽어도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A4 한 장에 나의 생각을 담아내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시간에 쫓기듯 과제를 제출하고 발표도 했다. 하지만 찝찝한 기분은 털어낼 수가 없었다.

 

아…. 수많은 괴로운 순간들을 ‘빨리 감기’로 넘겨버리고 싶다. 과제와 시험공부 때문에 생기는 고민, 살을 빼는 과정의 공복 상태의 인내, 저녁에 지친 몸으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올 때 걸리는 1시간이라는 시간. 이 모든 시간들을 ‘빨리 감기’ 하고 싶다. 이왕 넘길 거라면 앞으로의 취업의 괴로움도 같이 좋겠다. 더 이상 힘든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다.

 

 

<클릭>이라는 영화에서는 ‘빨리 감기’가 가능하다. 영화 속 주인공 마이클 뉴먼은 우연한 기회로 ‘만능 리모컨’을 손에 쥔다. 이것은 시간을 빨리 감거나 되감기 할 수 있는 리모컨이다. 감기로 시달리는 시간을 빨리 감고, 출근 러시아워를 훌쩍 뛰어넘어 승진까지 초고속이다.

 

그리고 아들의 결혼식까지 빨리 감기 한 인생의 끝은 이혼과 비만으로 아프게 죽는 것이었다. 예쁜 아내는 다른 남자와 재혼했고, 아들은 살이 쏙 빠져 훈남으로 변신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일하고 있었다. 딸은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예쁜 아가씨로 성장했다. 하지만 마이클은 아버지의 임종도 보지 못했다. 힘든 시간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배우 박신양이 말했다. “즐거울 때보다 힘들 때가 더 많은 것이 바로 인생이다. 나의 힘든 시간을 사랑하지 않으면 나의 인생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내게도 힘든 시간이었다. 살찐 몸은 점점 더 무겁게 느껴졌다. 하지만 더는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비록 근력이 많이 부족해서 힘들지만, 나는 내가 땀 흘리는 운동 시간을 사랑하려 한다.

 

수업을 들을 때는 굳이 A+를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만 공부하기로 마음먹고, 시간표에 적응해서 공강 시간엔 커피 한 잔의 여유도 갖는다. 힘들게 완성한 과제물은 최고의 점수로 다시 내게 돌아왔다.

 

힘들어도 주저앉지 말아야지. 그 시간을 사랑하면, 즐거운 시간이 다가오기 마련이다. 혹독한 겨울이 지나 봄날이 찾아온 오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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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 공희경은?

너무 힘든 지금의 시간까지 사랑하고 싶은, 숙성되고 있는 와인 같은 여자.


20대라면 누구나.
칼럼 기고나 문의는 ahrajo@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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