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킁킁댈 수 있는 그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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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바디샵 화이트 머스크 후레그런스 미스트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리던 여름의 초입, 살면서 처음으로 데이트라는 걸 해봤다. 그 날 그녀에게선 머스크 향이 진하게 났다.
딱 봐도 향수를 처음 뿌려봐 ‘떡칠’한 게 느껴졌다. 덕분에 코끝을 강하게 파고들던 그 향은 내 기억 속에 확실히 자리 잡았다.
그 후로 누군가에게서 머스크 향이 나면 (몰래) 킁킁 거리는 습관이 생겼다. 약간 파블로프의 개 같은 느낌이랄까…. 아, 물론 좋아서 그러는 거다.
그러다 문득 ‘이 향을 내 몸에서 나게 하자’란 생각이 떠올랐다. 그렇다고 향수로 뿌리기엔 너무 내 이미지와 안 맞는 것 같아 (산적처럼 생겼다) 망설이던 중, 이 미스트를 발견하곤 책상을 탁! 쳤다. ‘내 몸에 뿌리면 마음껏 향을 킁킁댈 수 있겠군!’ 그래서 쓰게 됐다.
솔직히 보습효과가 얼마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만 맡을 수 있는 진한 머스크 향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그녀를 못 잊어서 궁상떠는 건 정말 아니다. 진짜 아니다….
Editor_이민석 min@univ.me
너 혹시 장미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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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록시땅 로즈 에 렌 실키 샤워 젤
수많은 인생 목표 중 하나가 바로 ‘장미향이 나는 여자가 되자’는 것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장미향이 좋아서다.
장미향을 맡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내 자신이 섹시해지는 기분이랄까. 그래서 남들도 내게서 그런 장미향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지금껏 사용한 향수의 대부분이 장미향이었고, 샴푸부터 보디로션까지 가능하면 전부 장미향으로 통일하려고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샤워 젤이다. 샤워를 하는 순간만큼은 드라마 여주인공이 되기도, 무대 위 가수가 되기도 하니 말이다. 그때 장미향이 몸속 가득 채워지면, 이만한 행복이 또 없다.
‘내가 이 구역의 장미꽃이다.’ 감정에 취해 열연을 하다보면 어느새 장미가 나인지, 내가 장미인지 헷갈리는 지경에 이른다.
오늘 아침 내 살에 장착한 향은 ‘록시땅’의 ‘로즈 에 렌 실키 샤워 젤’. 수용 가능한 가격에 은은한 장미 향이 마음에 쏙 드는 제품이다.
“킁킁” 여전히 내 몸에서 장미 향이 나고 있다. 남들도 알아차릴 수 있게, 기지개를 한번 쫙 펴야겠다!
Intern_이유라 ura@univ.me
honing bij를 유혹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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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바디샵 핑크 그레이프후룻 바디 버터
여행을 가기 전에 좀 무리를 해서라도 구매하는 게 있다. 바로 평소에 써본 적 없던 새 향수. 재미없는 일상에 질렸을 때 특효약인데, 여행지에서 매일 썼던 향수를 칙칙 뿌리면 추억이 눈앞에 살아난다.
2013년 여름엔 자유의 나라 네덜란드로 떠났다. 하지만 이땐 교환 학생 신분이라 작은 사치 대신 생필품을 택했다.
네덜란드 소도시의 시내에 있는 낯선 브랜드 사이에서 안전빵으로 고른 건 ‘더바디샵 핑크 그레이프후룻 바디 버터’. 반년 동안 쓸 것이니 500㎖의 대용량으로.
상큼하면서도 달달한 향기가 유럽에서의 미래를 축복해주는 것만 같았다. 샤워 후 정갈히 바디 버터를 바른 채 인간 과일이 된 느낌을 만끽했다.
그리고 네덜란드의 숲 속을 산책했는데…. 학교에 간 첫날부터 양호실에 가게됐다. 강렬한 자몽 향기가 네덜란드의 꿀벌(honing bij)을 유혹한 것.
널 유혹하려고 바른 게 아니었는데. 또르르. 종종 자몽향 바디 버터를 사서 쓰곤 하는데, 매일 한 번씩 벌에 쏘여도 좋으니 그때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단 생각도 든다. 막상 당하면 괴롭겠지만.
Intern_공민정 gong@univ.me
나는 듯 안 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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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마비 데일리 모이스쳐 바디 로션
강아지들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냄새 분자를 잘 잡아내기 위해 코가 항상 젖어있다고 한다. 예민한 후각을 위한 필수 사항이라고.
나는 코가 축축한 것도 아닌데, 쓸 데 없이 냄새에 아주 민감하다. 좋은 냄새, 나쁜 냄새를 가린다기보다 강한 냄새를 못 견딘다.
아무리 좋은 향기라도 어느 선 이상을 넘어서면 역하게 느껴지는 거다. 아주 은은한 파우더 향이나 풀 향이 내가 기쁘게 바를 수 있는 마지노선인 셈.
더마비 바디 로션은, 사실 이삿짐을 정리하다 언제부터였는지도 모르게 서랍에 쳐박혀 있던 걸 발견하며 사용하게 됐다. 아마 누군가가 선물해준 것 같은데, 몸에 뭔가를 잘 안 바르다 보니 본의 아니게 방치한 듯했다.
그래도 겨울엔 칼바람에 혹사당한 몸에 예우를 다 해야겠기에 한번 발랐는데… 결론은, 살면서 최초로 바디 로션 한 통을 다 비워냈다.
고보습인데 떡지지 않고 사악 스며드는 질감도 마음에 들었지만, 나는 듯 안 나는 듯 아릿하게 퍼지는 보드라운 향기가 가장 큰 이유였다.
잠옷을 입고 침대에 누우면 자꾸 내 몸에서 좋은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코를 킁킁대게 만들던, 진짜 내 살 냄새라고 착각하고 싶은 향기.
파라벤, 페녹시에탄올, 미네랄 오일, 색소, 에탄올을 쓰지 않은 착한 제품이기도 하니, 다음 ‘쟁임’은 네 차례.
Editor_김슬 dew@univ.me
나를 보호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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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쉬 이치피치 마사지바
어느 날, 딱 붙는 스키니진 속 종아리 피부가 따끔따끔 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뭐에 물렸나? 나도 모르는 새에 어딘가에 긁혔나?
정답은 둘 다 아니었다. 새하얗게 튼 다리를 보고 아연했다. 이게 뭐야…. 이제껏 내 피부가 건조해져서 트고 갈라지는 걸 본 적이 없는데. 내 몸이 나를 배신한 것 같았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반대다. 내가 내 몸을 배신하고 있었다. 매일 샤워를 하면서 그 흔한 보디로션 바르는 게 귀찮다고 생략하기 일쑤였지.
극약이 필요했다. 보디 오일은 스며드는데 시간이 걸리고 피부에 겉돌기도 해서 문제. 보디 버터는 끈적거리는 느낌이 싫었고 바지나 스타킹에 자꾸 묻었다.
시행착오를 거치던 중에, 러쉬의 이치피치 마사지바를 만났다.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해뒀다가 (안 그러면 좀 녹는다) 꺼내서 다리와 팔에 쓱쓱 문지른다.
스며든다기 보다, 마치 피부 위에 촉촉한 코팅막이 생기는 것 같은 느낌. 레몬과 오렌지 향이 상큼함까지 북돋워준다.
냉장고에 들어있어서 자꾸 잊어버리고 출근하게 된다는 게 단점이지만, 그건 내 문제지 마사지바의 문제는 아닌 걸….
Editor in chief_전아론 aron@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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