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준비도 못했는데 성큼 여름이 와 버렸다. 더워도 너무 덥다.

땀이 주륵 주륵 흐르는 무더운 날씨에 떠오르는 음식은 무엇? 냉면? 냉모밀? 그건 어제도 먹고 그저께도 먹었잖아.

아… 쪄 쥬금..

뜨끈한 음식으로만 알고 있던 라멘과 나베를 차갑게 먹는다는 제보를 입수, 그래서 준비해봤다. 연남동에서 일본 음식 차갑게 먹기. 더울 때 많이 움직이면 힘드니까 동네 한 곳에서 한큐에 끝내기로 했다.

얼음 와그작 씹어먹고 싶은 날씨에 냉면은 질린 사람, 냉모밀도 질린 사람, 냉채족발도 질린 사람 그냥 다 드루와 드루와

마치 짠 것처럼 발견 (feat.로봇연기)

여기 여기! 우리의 목적지 로야토야에 도착했다.
미리 찾아놨지만 우연히 발견한 척…
당연히 망설이지 않고 입장했다. 고고씽!

으ㅓ어아어앙

이거요 이거 냉라멘!!! 828282
더워서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흔들~ 흔들~

그루브가 느껴지는 인형의 뒷태를 보며 심신을 안정시켜본다. 침착해! (짝) 침착해! (짝)

안구부터 시원해지는 딱 봐도 여름음식

더위와 배고픔을 인내하니 냉라멘님이 나오셨다. 아니, 냉라멘님의 정식 이름은 ‘히야시츄카’다. 다소곳하게 얹어진 땅콩소스와 베이스로 깔린 겨자소스의 2중주가 향긋하게 코를 찌른다.

라멘을.. 헤집어버렷..!

샐러드 위에 소복이 얹혀있는 땅콩소스를 면에 닿게 슥슥 비벼준다. 붙어있는 샐러드 채소들을 헤어지게 만들면 (커플 꺼졍) 먹을 준비 끝!

순간 파스타로 착각할 뻔했지만 손에 쥐여진 젓가락을 보고 정신을 되찾는다. 그래, 이건 라멘이야!

like a 진공청소기

면 요리는 호로록 먹어야 제맛. 호로록 호로록 호로로롤로로롤로ㄱ! 분명 면은 라멘인데 시원하고 새콤하다 보니 쫄면 느낌도 난다.

아아, 마시쪙….

시원해… 상큼해…

전반적으로는 샐러드 파스타와 비슷한 식감이다. 하지만 자칫 시큼할 뻔했던 겨자소스에 고소하고 진한 땅콩소스가 섞이니, 단짠을 잇는 맛깡패 단신(단맛+신맛)이 돌아왔다는 느낌이 들 정도. 상큼한 소스와 샐러드 채소를 먹으니 살이 찌지 않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집어던지는 거 아님

잘 먹었습니다!
밥 말아서 국물 한 방울까지 마시고 싶은 중독성 강한 맛이었다. 냉라멘 너는 더럽..♥

아.. 나가기 싫다

밖에는 여전히 덥겠지?

아, 좀 시원해졌긴 한데 뭔가 부족하다 부족해.

차가운 것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 으어어

가게에서 나오니까 역시 또 덥다. 덥다. 덥다… 얼음물을 링겔로 꽂고 싶다. 내 몸에 냉기를 달라!

식당 이름 정직함류 甲

더우니까 신속하게 걷고 또 걸어서 두 번째 식당에 도착했다. 이름만 봐도 나베를 팔 것 같은 나베 식당이다.

더워더워더워!!!!

근데, 우리가 알고 있는 나베는 원래 이렇게 뜨끈뜨끈한 음식 아닌가..? 이 날씨에 저걸 먹었다가는 내 몸이 지글지글 익을 것 같다.

수전증 아닙니다 조금 흥분했을 뿐..

으아니! 그런데 냉나베라니!
주방장 양반! 나베에 차가울 냉이라니!!

더워죽겠으니까 일단 시킨다. 뜨거운 나베 다 무시하고 이거요 이거!! 냉나베 주세요!

안구부터 시원해지는 여름용 비주얼

냉나베 po등장wer.
김이 솔솔 피어오르지 않는 나베는 어색하다.
냉나베와 나 사이에 어색한 정적이 흐른다. 안..안녕?

빨리 먹고 싶어서 요동치는 손

냉모밀 먹을 때 듬뿍 얹어먹는 친숙한 무 사이로 치킨까스가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다.

치킨까스 : (부끄)

콸콸ㅋ콸라코칼ㅋ뢐ㄹㄹ콸

배고프니까 고민은 짧고 행동은 빠르다. 망설임 없이 힘차게 육수를 부어버렷!!

치킨까스 : 엏푸앟흐핳컼야메떼

밥 위에 시원한 육수가 잘 배인 치킨까스를 얹어 먹어봤다. 육수에 젖은 무가 살얼음으로 보이는 것은 좋은 착각입니다.

누가 보면 굶다 온 줄

돈까스 속은 따끈하지만 차가운 무로 감싸 먹으니 과연 시원한 맛이 난다. 튀김도 얇은 편이라 육수가 잘 배어들어 초크초크하다!

마이쪙. 역시 ‘치킨’냉나베… 치느님은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든 존재하십니다.

잘 먹었나베

요것도 미션 클리어. 잘 먹었습니다!

남은 국물에 메밀국수 넣어 먹고 싶었는데 배가 꽤 불러서 참았다. 이렇게 다 먹었으니 오늘 밤까지는 시원할 듯.

그래서 총평은요?

끝.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