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꿈일까, 상상일까?

Item + 상상

 

난 자주 깊은 상상에 빠진다. 사색이란 말로 그럴듯하게 포장하곤 하지만, 사실 인터넷 소설에나 나올 법한 우스운 로맨스에 가깝다. 있지도 않은 남자를 만들어서 첫 만남을 그려보기도 하고, 사귄 적도 없는 사람과 이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상상은 낮보다 밤에 할 때 비로소 그 진가가 드러난다. 고요한 적막 속에서 오롯이 나만의 독백이 시작되니까.

 

이럴 때 보면 연기파 여배우가 따로 없다. 망상에 가까운 상상들은 때때로 잠들지 않는 외로운 밤을 견디게 해준다. 조용히 누워 두 눈을 감으면 주연, 각본, 연출 모두 ‘나’ 위주인 세기의 작품이 탄생한다. 누구의 방해도 허락되지 않은 이 시간, 나는 또다시 멜로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된다.

 

‘문이 열리고 그대가 들어오니, 첫눈에 난 내 사랑인 걸 알았죠….’ 상상의 끝엔 언제나 꿈인지 생신지 구분하기 어려운 순간이 기다리고 있다. 잠든 듯 잠들지 않은 그 시간을 무사히 넘기면 어느새 내 정신은 꿈나라로 뿅 하고 사라진다. 그리고 아침에 눈을 뜨면 생각하겠지. 긴긴밤 내 맘을 설레게 하던 그 사람은 꿈이었을까, 상상이었을까?

 

Intern 이유라 ura@univ.me

 

개어놓았던 밤, 구뷔구뷔 펴리라

Item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얇은 지식

 

폭신한 것에 머리만 대면 잠드는 속 편한 타입이라 강제적 ‘불면’을 별로 겪어본 적이 없다. 무언가가 너무 재밌어 눈을 치뜨느라 수면을 거부 해본 적은 있지만. <왕좌의 게임> 같은 대서사시에 입문했을 때나 심장 쫄깃한 스릴러 소설에 몰두해 있을 때, ‘잠’은 그야말로 국경을 넘어 달아나버린다.

 

하지만 그런 날도 있다. 자기엔 아깝지만 많은 에너지를 쏟고 싶진 않은 밤. 그럴 땐 침대에 널브러진 채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듣는다. 미스터리, 명상, 과학, 이슬람, 주식 등등 살면서 한 번도 궁금해해보지 않았지만, 막상 들으면 재밌는 이야기들을 경청한다.

 

평소 궁금한 게 별로 없는 나도 자기 관심 분야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있는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나만의 안테나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것에 몰입할 줄 아는 삶이 그렇지 않은 삶보다 훨씬 풍요로울 테니까. 그게 외계인이나 음모론이고, 남들이 들으면 코웃음 치는 이야기일지라도 말이다.

 

우선 그들이 후려쳐주는 이야기들을 날름날름 받아먹는 것부터 시작해야지. 밤은 길고, 나는 이불 밑에 개어놓았던 밤까지 기꺼이 펴낼 준비가 되어있으니.

 

Editor 김슬 dew@univ.me

 

 

여름밤이라면, 산책과 길맥이지

Item + 길맥

 

우리 집엔 에어컨이 없다. 그 말은 곧 불면의 여름밤이 다가온다는 이야기…. 어떻게 해도 잠들 수 없는 밤엔 그냥 밤 산책을 나선다. 편한 차림에 ‘쪼리’를 끌고서 쭐레쭐레 걸어 다니다 보면 낮에는 보지 못한 동네의 또 다른 풍경들을 마주한다. 나무 그림자가 트랙을 따라 빙 둘러선 밤의 운동장, 문 닫아건 가게 안쪽에서 친구들과 한잔 하는 돈가스집 사장님, 낮보다 편안해진 걸음으로 골목골목을 걷는 길냥이들.

 

게다가 여름밤엔 밖에 내놓은 테이블에 앉아 밤이 가는 게 아쉬운 듯 술 마시고 있는 사람도 많아서, 그 사이를 걷다 보면 묘하게 기분이 들뜬다. 그렇다면 질 수 없지. 적당히 노곤해진 이때가 바로, 편의점 파라솔 아래 앉아 ‘길맥’을 즐길 차례. 남은 건 집에 가져가면 되니까 4개에 만원 하는 세계 맥주를 고심 또 고심해서 고른다. 밤 산책 뒤엔 상큼한 맛이 도는 ‘블랑 1664’ 한 캔이 제격.

 

이 시간까지 더워서 잠 못 드는 건 좀 억울하지만, 내일 일도 걱정되지만…그럴 땐 그냥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이 계절을 즐길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그럼 더위는 좀 견딜 만한 것이, 길맥은 더 즐길 만한 것이 된다. 여름밤은 긴 듯해도 여름은 짧으니까, 불면을 탓하는 대신 밖에 누워도 좋을 이 날씨를 사랑해야지.

 

Editor 김신지 sirin@univ.me

 

심야의 요리사

Item + 토마토 냉파스타

 

내 방엔 소음이 심한 냉장고가 하나 있다. 잠이 들려고 할 때마다 더 윙윙거리는 것 같은데, 가끔은 신들린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피할 수 없을 땐 맞선다. 문을 열면 신기하게도 소음이 멎는다. 그러고는 그 안에 있는 재료를 있는 대로 꺼내서 요리하는데, 최근에 자주 하는 건 토마토 냉파스타.

 

일단 토마토에 열십자로 칼집을 내고 펄펄 끓는 물에 데친다. 그다음에는 파스타를 삶는다. 설거지하기 귀찮아, 끓인 물을 재활용한다. 다 삶은 푸실리 면에 껍질을 벗긴 토마토와 채 썬 깻잎을 올리고, 여기에 레몬즙과 소금, 올리브유를 버무리면 토마토 냉파스타가 완성된다. 배가 고프진 않았기에 만든 요리는 고스란히 냉장고행.

 

사실 정말로 병이 아닌 이상 불면은 마음자리가 복잡할 때 찾아온다. 채소가 도마 위에서 다듬어지는 소리, 물이 끓는 소리를 듣다 보면 어느덧 마음은 잘 치운 방처럼 깨끗해진다. 한밤중에 요리하는 것의 장점 또 하나는 수면 시간이 짧더라도 다음 날 눈이 반짝 떠진다는 것. 냉장고도 기분 탓인지 좀 잠잠해지고 상큼한 내일 아침밥을 기대하며 잘, 잘 수 있게 된다. 경험담이다

 

Intern 공민정 gong@univ.me

 

이어폰 꽃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Item + ASMR

 

카세트테이프를 처음 산 날부터 스마트폰을 쓰는 지금까지 나의 밤은 늘 이어폰과 함께다. “귀에 그것 좀 빼라!” 엄마의 잔소리에도 굴하지 않았다. 뒤통수가 베개에 닿자마자 잠이 드는 수면 스타일상 채 1절도 다 못 듣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냥 누울 순 없었다. 모두가 잠든 캄캄한 밤이야말로 노래를 듣기에 더없이 좋은 나만의 시간이었으니까.

 

노래를 조금이라도 더 들으려고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잠이 들곤 했다. 그런데 서울에 올라와 자취를 시작하면서, 특히 취직을 하고 나서 상황이 조금 바뀌었다. 내일 아침 알람을 들으려면 일찍 자야 한다는 부담이 자꾸만 잠을 쫓아냈다. 그런 날엔 잔잔한 포크송도 시끄럽게 들리고 새벽 두 시, 세 시부터는 원망스러워지기 시작한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엄마 같은 사람을 조금씩 이해하게 될 무렵, ‘ASMR’을 접했다. ASMR을 직역하자면 ‘자율 감각 쾌감 반응’으로 두드리는 소리, 바스락거리는 소리, 속삭이는 소리 등 ‘일상적인 소음’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원리다. 처음 들은 건 ‘귀 청소’였는데, 맙소사 진짜 내 귀에 뭐가 들어온 줄…. 간질간질한 느낌과 함께 사지에 힘이 쫙 풀렸다. 이제 불면증은 끝.

 

오랜만에 엄마를 만난 날, ASMR을 들려줬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자꾸 뭐라뭐라 속삭여서 기분이 이상하다~” 에이, 그게 잠 오는 거라니까? 다른 것도 들어보라니까?

 

Editor 기명균 kikiki@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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