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혼맥했더니 노래방이 땡긴다. 하지만 돈은 이미 맥주 사는 데 다 썼고, 같이 노래방 갈 동네친구도 없다. 게다가 이불 밖은 너무 위험해.

자, 우리 모두 노래방 앱을 받자. 코인노래방보다 싸고, 남 눈치 볼 필요 전혀 없으며, 이불 속에서도 즐길 수 있다. 빠르게 방 불 스위치를 눌러 셀프 사이키조명까지 시전하면 이 새벽 내 방 한 가운데서 광란의 노래방 타임이 시작된다.

노래방 어플리케이션

스마트폰으로 노래방을 즐길 수 있게 만든 앱. 노래를 선택하면 반주와 함께 가사가 나온다. 앱에 따라 다른 이용자 및 가수와 듀엣 등 각종 기능을 지원한다. 노래를 녹화 또는 녹음해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다.

1. SING! 가라오케

개발사 Smule(스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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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처음 한 곡만 무료라 점심 메뉴 고르듯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다음부턴 알짤 없이 광고 하나 보면 주는 5크레딧 모아 노래를 사야 한다. 보통 광고 7개 봐야 노래 하나 부른다. 빈 병 주워 콜라 사먹던 어린 시절로 타임슬립한 느낌이다.

무제한 이용권은 한 달에 3600원. 스윙칩 간장치킨맛에 맥주 한 캔 사면 그 정돈데, 노래 전엔 술이 필수잖아? 난 아마 안 될 거야.

명성

노래방 앱에 명성이 웬 말이냐 싶지만, 이쯤 되면 자랑할 만하다. ‘Sing! 가라오케’는 5천만 이상의 유저를 보유한 세계 1위 모바일 노래방 앱이다. 미국 「뉴욕 타임스」, 영국 「가디언지」에도 소개됐다. 이제 「대학내일」에도 소개됐으니 삼관왕 달성이다. 축하한다.

올 초까지만 해도 YG엔터테인먼트와 오디션을 진행했다. 좀만 일찍 알았어도 YG 구내식당에서 먹방 찍을 수 있었는데. 기약 없는 오디션 재개를 기다려보자.

기능

멜로디 반주 지우면 점프 버튼 누르기 급급한 노래 존못들의 구원자가 나타났다. 리듬 게임처럼 화면에 음정, 박자가 표시돼 그것만 따라가도 기본은 한다.

애초에 구사가 불가능한 박정현st. 바이브레이션이나 음악대장st. 고음에 욕심내지 말고 무난한 음역대의 쉬운 곡을 선정하면 18번을 새로 발견할 수 있다.

점수

목 터져라 불러도 70점 넘기기 힘든 노래방 기계와 달리 대충 불러도 5천 점은 주는 혜자 같은 앱이다. ‘무슨 노래를 불러도 동요처럼 들린다’는 평을 받는 에디터도 이 앱으로 7,500점 가뿐히 찍었다.

단, 높은 점수 나왔다고 우쭐해 썸남 데리고 노래방 가진 말자. 망신당하고 썸 깨지는 거 한순간이다.

총평

① 음정, 박자 맞춰주고 칭찬 듬뿍 주는 천사표 교생 선생님 느낌.

② 한국 노래가 별로 없어 외국 노래 부르다 혀 꼬이기 십상.

③ 돈 쓴 만큼 즐길 수 있다.

2. 에브리싱

개발사 SM엔터테인먼트 그룹 에브리싱코리아

다운받기 아이폰 / 안드로이드

가격

VIP 특별 이용권이 한 달에 2860원. 코인노래방에서 10곡 부르고 풍선껌 한 통 사 씹을 수 있는 돈이다. 혜택은 광고 제거, 보관함 기능 제공, 동요 무제한 이용 등 삼둥이 데려다 드림콘서트 열 거 아니면 딱히 필요 없어 보인다. 이미 3만 여 곡이 무료인데 뭘 또 돈을 쓰나. SM이 돈 벌려고 이 앱 내놓은 건 아닌 게 확실하다. 이수만 선생님의 눈동자에 치얼쓰.

명성

명실공히 한국 최고의 노래방 앱이라 할 수 있다. 한국 곡이 많고 듀엣 라인업에 SM 아이돌을 비롯한 한국 가수들이 포항 앞바다 과메기만큼 널려 있는 게 특징이다. KBS 예능 프로그램 <판타스틱 듀오>와 앱 제작사 SM이 오디션을 진행한다. 국적부터 성별, 나이까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오디션계의 이순재.

왕년에 조용필 뺨 좀 쳤다는 할아버지 폰에도 깔아드리자. 할아버지가 EXO 후배 되면 카이 사인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점수

‘Sing! 가라오케’하다 ‘에브리싱’ 넘어오면 상처 받는다. B사감처럼 깐깐한 점수 시스템 탓이다. 10곡 넘게 불렀는데 한 번도 80점을 못 넘겼다.

당신도 마찬가지라면 절대 우울해하지 말자. 노래를 못 해서가 아니라 에브리싱의 심사 기준이 높기 때문이다. 이승철 앞에서 노래 부르는 <슈퍼스타K> 참가자가 된 기분이다. “제 점수는요!”

기능

고퀄 미디 라이브 반주음이 양 고막을 두드려 팬다. 여기에 목소리 에코 효과까지 더하면 여기가 바로 제주 만장굴이다.

막귀 에디터는 구분하지 못했지만 VIP 유저에겐 SM 음악 전문가가 세팅한 다양한 효과가 추가 제공된다. 그럴 리 없겠지만 구글 크롬캐스트가 있다면 TV와 연동해 집을 노래방으로 만들 수 있다.

총평

① 데뷔의 꿈을 심어주곤 짠내 나는 점수로 산산조각 낸다.

② 태연이랑 듀엣 부를 기회, 흔치 않다.

③ 이제 노래방에 돈 안 써도 된다.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