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 중국집과 술집을 뻔질나게 드나든 지 ○년. 기름때 낀 자동차처럼 매일 찌뿌둥하고, 꾸룩꾸룩 속은 더부룩하다.
나 20대인데, 내 몸 왜 이래?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3일 동안 건강한 주스를 마셔 독소를 빼낸다는 ‘클렌즈 프로그램’을 알아보았다.
아… 황금을 갈아 넣었나. 범접할 수 없는 가격에 화가 나 폭풍 검색으로 네 가지 업체를 찾아냈다. 광고를 많이 내걸진 않지만 알찬 구성을 자랑하는, 내 지갑이 허락하는 합리적인 클렌즈 주스들을!
알바로 힘들게 번 돈 얼마나 중한지 알기에, 직접 마셔보고 샅샅이 비교 분석했다.
*클렌즈 주스?
첨가물을 일절 넣지 않고 야채와 과일만 착즙하거나 갈아서 만든 주스. 풍미상 혹은 효능상 잘 어울리는 재료들을 2개 이상 조합해 만든다.
프로그래밍된 순서로 주스를 마셔 몸에 쌓여있던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단기 프로그램이 흥하고 있다.
올루스
스티로폼 박스에 보냉 팩 꽉꽉 넣어 3일치 주스가 한꺼번에 배송된다.
냉장 보관 시 수령일로부터 10일.
210ml 주스 5병.
3일 집중 클렌즈 프로그램 6만 8000원. 100ml당 2160원꼴.
오전 9시, 오후 12시, 3시, 6시, 9시 순으로 시간당 정해진 주스를 마신다.
파슬리 사과(9시), 양배추 망고(12시), 파프리카 파인애플(3시), 베리베리(6시), 케일 청포도(9시)
케일 청포도. 청포도 맛이 대부분이고 케일은 거들 뿐. 그래서 맘에 든다.
베리베리. 가장 기대했던 주스인데 정작 가장 먹기 힘들었다. ‘베리’ 하면 떠올리는 학습된 달콤함이 아니라 밍밍하고 텁텁한 식감의 진짜 베리라서…. 처음으로 한 병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
모든 주스에 기본적으로 사과가 들어가 있어서 그런지, 첫날엔 ‘시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자 전날엔 못 느꼈던 재료 본연의 맛이 느껴지기 시작. 마지막 날엔 전체적으로 맛있게 먹었다.
★★☆☆
밤 9시에 먹는 주스가 끝이다. 후딱 자지 않으면, 12시쯤 배고파서 뒤척이는 나를 발견. 야행성들은 힘들 수 있다.
자극적인 걸 굉장히 좋아하는데, 3일간 거의 야채와 과일만 먹었더니 혀가 예민해지는 기분. 첫째 날 참지 못하고 죽 몇 숟갈을 먹었는데, 평소라면 딱 좋아했을 죽의 간이 굉장히 짜게 느껴졌다.
확실히 아침에 일어날 때 몸이 가볍더라. 매일 의자에 앉아 있어 슬금슬금 불러오던 배가 살짝 들어간 것 같기도 하고… 아, 오늘 황금X을 보았음.
Editor_김슬 dew@univ.me
웰니스 팩토리
스티로폼 박스에 보냉 팩 꽉꽉 넣어 3일치 주스가 한꺼번에 배송된다.
냉장 보관 3일, 냉동 보관 시 2달. 받으면 바로 마시는 게 좋겠다.
200ml 주스 6병. 병에 순서대로 숫자가 적혀 있다.
3-day 200ml 프로그램 9만원. 100ml 당 2500원꼴.
오전 7시, 10시, 오후 1시, 4시, 7시, 10시. 정해진 시간에 주스에 적힌 숫자 순서대로 마신다.
1번 릴랙스 주스(파프리카, 토마토, 레몬), 2번 디톡스 주스(토마토, 당근, 양배추), 3번 퓨어 블러드 주스(당근, 사과, 귤), 4번 링클 주스(파프리카, 사과, 마, 귤), 5번 리부팅 주스(케일, 오이, 레몬), 6번 퍼플 에너지 주스(포도, 적양배추, 사과)
4번 링클 주스. 파프리카와 마가 속을 감싸주면 사과와 귤이 상큼함을 담당한다.
2번 디톡스 주스. 뚜껑을 열었는데 시큼한 냄새가 확 올라와서 처음엔 상한 줄 알았다. 막상 마셔보니 괜찮았지만 톡 쏘는 맛은 먹어도 먹어도 적응이 안 되더라.
★☆☆☆
성분을 읽어보니 브로콜리, 양파 등의 야채가 주스의 베이스가 되는 듯했다. 몸에 좋은 게 덜 맛있다는 건 만고불변의 진리인가봐….
★★★★
첫날엔 좀 힘들었는데 다음 날부턴 주스를 마셔야 하는 시간을 잊을 정도였다. 물리적으로 배가 부른 느낌은 아니지만 속이 든든하달까. 아침 7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먹을 수 있게 짜여진 구성도 든든함의 일등 공신.
올봄부터 오후 4시만 되면 간식을 찾고, 폭식하는 경우가 잦았다. 그런데 3시간마다 다른 종류의 주스를 마시니까 간식에 대한 식탐이 줄고 식사량도 예전으로 돌아가게 됐다. 한번 망가진 습관을 빡세게 잡아줬다고 볼 수 있겠지.
Editor_전아론 aron@univ.me
juicy
평소에도 쓸 만한 예쁜 아이스박스에 3일치 주스가 한꺼번에 온다.
냉장 보관 3일, 냉동 보관 시 일주일.
250ml 주스 4병.
STAY FRESH 3일 프로그램 8만 2000원. 100ml당 2730원꼴.
7시~9시, 10시~12시, 오후 2시~4시, 5시~7시 사이에 정해진 주스를 마신다. 6종류의 주스가 도착하는데, 2회차 ‘더블 빈즈’만 고정돼 있고 나머지 순서는 3일 모두 다른 주스로 구성된다.
올 그린(케일, 샐러리, 오이), 민 그린(시금치, 샐러리, 오이), 스위트 그린(케일, 사과, 파인애플), 로열 큐어(당근, 생강, 사과), 비츠 유(비트, 당근, 생강), 더블 빈즈(검은콩두유, 서리태, 흑임자)
더블 빈즈. 두 종류의 콩이 갈려 있고, 새콤한 두유 같은 풍미. 뚜껑을 닫고 흔들면 가라앉아 있던 건더기들이 올라와 포만감도 챙겨준다. 3일 클렌즈 프로그램의 단비 같았던 주스.
민 그린. 청피망과 샐러리라는 낯선 채소들 때문인지 한 입 먹으면 얼굴에 “?”가 떠오른다. 향도 맛도 낯설고, 빈속에 먹었더니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꾸 속에서 그 향이 올라오는 기분….
★★★★
각 재료들의 맛이 살아 있고, 그들의 조합이 매우 좋았다. 굳이 클렌즈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사 마시고 싶은 의향이 있다. 음, ‘민 그린’은 빼고.
★★★
더블 빈즈를 제외하고는 모두 에센스 타입이라 포만감을 느끼긴 어렵다. 하지만 점심에 먹는 더블 빈즈가 한 줄기 빛…☆
화장실을 매우 자주 가게 됐다. 액체들이 빈속을 타고 흘러 안 좋았던 노폐물들이 한 번에 정리되는 기분.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한다. 하루 종일 앉아 있어서 늘 부어 있는 편이었는데, 붓기도 많이 빠졌다.
Intern_공민정 gong@univ.me
풀무원
3일 동안 매일 아침 전용 보냉 가방에 당일치가 배송된다.
14일로, 수령일 기준 유통기한이 최소 5일 이상 남은 제품이 온다.
3종류의 주스가 2병씩, 하루에 6병(한 병당 170ml)을 마신다. 3일짜리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서 1day용을 3개 주문했다.
3일치를 구매하면 7만 2000원. 100ml 당 약 2100원.
오전 9시부터 2시간 단위로 1병씩 마신다.
레드비트&당근(오전), 케일&시금치(점심), 코코넛 밀크&진저(저녁)
레드비트&당근. 당근과 비트 자체가 원래 달달한 맛은 아니니까…. 개인적으론 개운한 맛과 찹찹 씹히는 섬유질이 좋았다.
케일&시금치. 시금치, 샐러리, 케일 등 녹색 채소 싫어하는 초딩 입맛에겐 피하고 싶은 관문 같았다. 그 와중에 재료가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던 건 함정.
★★☆☆
점심시간만 바라보며 하루를 버티는 스타일인데, 주스만 먹는 3일 동안 사실 조금 힘들었다. 케일&시금치 주스에는 눈곱만큼이겠지만 스피루리나 분말도 들어가는데! 왜 몸에 좋은 걸 기쁘게 먹지 못하니…. 흑흑.
★★★☆
클렌즈 프로그램을 체험 중인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3일 내내 주스만 마시면 씹는 행위 자체가 그리워진다고 하더라.
풀무원의 클렌즈 주스들은 섬유질이 가득해 씹는 맛이 있다. 마시기보다 뭔가를 먹는다는 기분이 들어 덜 우울했다.
만성적으로 느꼈던 위의 더부룩함이 사라졌다. 음식이 쌓이질 않으니 당연한 건가. 속이 가벼워 더욱 꿀잠을 잔것 같기도….
무엇보다 위가 확 줄어들어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여력을 마련해준 것 같다. 소식하는 버릇을 들여 올여름엔 꼭 비키니 입어야지.
Intern_이유라 ura@univ.me
클렌즈 주스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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