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또! 오해영>을 보다가 잊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우리 반에도 지영이란 친구가 2명 있었는데. 큰 지영, 작은 지영으로 불리던 지영이들. 키가 작은게 스트레스였던 지영이는 작은 지영이란 별명을 굉장히 싫어했다.

 

내가 내 이름을 지은 것도 아니건만…. 조금 특이하다는 이유로, 흔하다는 이유로 우리는 크고 작은 상처를 받아 왔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한 조각 추억으로 남기도 하지만. 항상 우리 주변에서 이름으로 스트레스받고 상처받았던 친구들을 소환했다. 많이 힘들었니?

 


우리 반엔 [미나]가 4명이나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 개학 첫날을 똑똑히 기억한다. 선생님이 내 이름을 무려 네 번이나 불렀기 때문이다. 정말 네 명이나 이름이 같았던 건 아니었다. 발음이 헷갈렸을 뿐. 내 이름은 민하. 우리 반엔 민하가 한 명 더, 민아와 미나까지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 모두 [미나]라고 불렸다.

 

짓궂은 애들은 꼭 우리 뒤에서 “[미나]야!”라고 불러대곤 했다. 다행히도(?) 우리 중엔 ‘예쁜 오해영’은 없어서 매번 누굴 부른 건지 확인해야 했다. 나중엔 누가 부르면 뒤도 안 돌아보고 “어떤 [미나]?!”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예쁜 [미나]는 없었지만 그냥 [미나]의 기분을 느낀 적이 있다. 단지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비교 선상에 놓이는 그런 기분. 나는 [미나] 넷 중 혼자만 운동을 못 했다. 다른 [미나]들이 계주, 피구, 발야구 대표에 이름을 올릴 때 스탠드에서 응원을 하는 내 모습이 조금 초라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우린 이름만 비슷할 뿐 전혀 다른 사람이라 그럴 필요 없었는데…. 다른 [미나]들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을까?

 

그 후로도 종종 나는 [미나]들과 한 반이 되었다. 재미있게도 대학에 와선 [미나]를 종류별로 만날 수 있었다. 동기 미나, 선배 민화, 교수님 민아, 그리고 나 민하. 그 후에도 꽤 많은 [미나]들을 만났지만 이젠 비교 같은 건 안 한다. 여전히 “어떤 [미나]?”라고 되묻는 건 익숙하지만.

 

정민하 에디터 minami@univ.me

 


<꽃남>과 포켓몬이 싫은 나는 지후, 여자란다

 

나는 내 이름이 무난한 편이라 생각한다. 별명은 꽤 많았지만. 문제는 내가 불린 별명들이 모두 남자였다는 거. 내 이름은 지후. 포켓몬 마스터가 되는 게 내 꿈은 아니지만 중학교 때까지 <포켓몬스터>의 지우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포켓몬 마스터’라고 불렸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그동안의 별명도 리셋 되었다. 난 드디어 ‘이름으로 주목받지 않아도 된다!’며 안도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2009년, 빌어먹을 윤지후. <꽃보다 남자>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내 이름은 ‘지후 선배’로 전락했다. 친하지도 않은 애들이 찾아와 ‘지후 선배~’라고 부르질 않나…. 지후 선배라고 불리는 게 짜증 나서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냥 웃으면서 받아쳐 줄 걸 싶다.

 

대학생이 됐을 땐 <아빠 어디가>의 윤후 덕(?)분에 한동안 후야~라고 불렸다. 중성적인 이름 탓에 미용실이나 학원에서 남자로 등록되었던 적도 많았다.

 

그래도 난 내 이름이 마음에 든다. 어렸을 때는 나도 예쁜 이름이었으면 싶었지만 흔한 이름보다 더 기억에 오래 남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지후하다’라는 동사도 있는데 ‘인정 따위가 매우 두텁다.’라는 뜻이다. 역시 사람은 이름대로 살아가나 보다.

 

김지후 에디터 kjh112@univ.me


예쁘다고 칭찬받던 내 이름, 교환 학생을 갔더니….

 

어렸을 때부터, 이름을 말하면 ‘독특하다’, ‘예쁘다’고 칭찬을 많이 받았다. 바 ‘소’, 아름다울 ‘아’. 바탕이 아름답다는 뜻의 ‘소아’라는 이름은 내 자부심이었다.

 

2013년 ‘유럽의 라이프를 즐겨보자’라는 생각으로 네덜란드로 교환학생을 떠났다. 첫날 팀 멘토였던 네덜란드 친구가 이름을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 후로도 내 이름을 들은 사람들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나중에 친해진 네덜란드 친구가 “재밌는 걸 알려줄까?” 하더니 SOA가 네덜란드어로 성병이라고 하더라. 얼굴이 왜 그렇게 화끈거리던지…!

 

‘내 평생 사랑한 이름이 왜 하필 그런 뜻인지. 나는 또 왜 하필 네덜란드로 온 건지. 이제라도 영어 이름을 만들어야 하는 건지…. 그러기엔 너무 늦었는데.’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 그냥 내 이름으로 살았다. 이제 와서 영어 이름을 새로 만들기엔 이미 외국 친구들과 소아라는 이름으로 친해졌으니까. 그래도 외국인을 만나면 먼저 네덜란드 인인지 확인하게 된다. 혹 네덜란드 인이라면 내 이름을 듣고 웃지 말라고 운을 띄운다. 그 후 이어지는 이름 고백…. 백이면 백 웃더라. 하하.

 

P.S 외국으로 가기 전에 꼭 검색해보세요. 여러분의 이름…. 비록 뜻이 예상을 벗어나더라도 여전히 당신의 이름은 아름답답니다.

 

여소아 so_ah11@naver.com

 


최선을 다하는 남자, 최선

 

“최선을 다하는 남자! 최선입니다.” 며칠 전 면접에서 1분 자기소개 때 써먹은 시작 멘트다. 피식 웃는 면접관들을 보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던 나의 모습. 나는 왜 이렇게 된 걸까. 이 비극은 오래전부터 나를 괴롭혔다.

 

매년 새 학기가 되면 출석을 불렀다. 출석을 부르자마자 선생님은 “최선?! 최선을 다해야겠네. 허허”라며 개그를 날렸다. 지금은 ‘아재 개그’라고 불리고 있는 이 이름 개그는 그때 시작된 것이 틀림없다. ‘최선’이라는 이름에 대한 놀림은 그 후부터 초·중·고 12년 동안 계속됐다. 선생님도 그러는데 친구들은 오죽할까.

 

대학에 와서도 교수님들의 ‘아재 개그’는 멈추지 않았다. “자넨 최선을 다해서 수업 듣게나. 껄껄껄.”, “최선 학생이 최선을 다해 준비한 발표를 들어봅시다. 허허허.” 군 입대 이후로는 그 강도가 더욱 거세졌다. “최선을 다해서 잡초 뽑아놔.”, “최선을 다해서 제설해놔.”

 

“…. 하….하하하.”

 

재밌는 무한도전도 여러 번 돌려보면 재미가 떨어지는데. 어떻게 단 한 번도 똑같은 레퍼토리를 벗어나지를 않는지.

 

하지만 진짜 비극은 과거가 아니었다. 지겹던 ‘최선을 다하자’라는 말을 면접에 사용하고야 마는 나. 내 이름이 생각보다 쓸 만한 개그소스라고 느껴지는 요즘. 나도 아저씨가 되고야 마는 걸까…….

 

최선 choi.sun.sun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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