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만나기 전에, 그가 독립출판물「장기여행자」에 기고한 글을 먼저 읽었다. 제목은 ‘실패한 여행’. 솔직한 글이었다.

 

털어놓자면, 자신의 여행엔 대접 받은 극진한 식사도, 위험에서 구해준 운명의 은인도 없고, “인스타그램에는 결코 올리지 않을, 괄호 안의 이야기 같은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어쩌면 날마다 즐거운 일만 가득할 것 같은 ‘덕업일치’의 다음 페이지도 그렇지 않을까? 솔직한 질문으로 얻어낸 솔직한 답들.

 

요즘 염리동에는 꽤 많은 독립책방이 문을 열고 있는데, 2014년 말에 문을 연 ‘일단멈춤’이 이 흐름의 시작인 것 같아요. 왜 염리동이고, 왜 여행책방인가요?
독립출판물을 취급하는 서점을 생각했는데, 이미 좋은 곳이 많았어요. 아직 없는 콘셉트와 나만 할 수 있는 것의 교집합이 여행이었어요. 서울이지만 서울 같지 않은, 여행하는 듯한 느낌의 공간을 찾다가 발견한 동네가 염리동이고요.

 

책방 주인 은정님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입고할 책을 고르고, 주문하고, 진열하고, 워크숍과 행사도 기획하고, 각종 SNS에 어울릴 만한 사진을 고르고 글도 써요. 손님도 맞고, 온라인 주문과 택배 업무도 처리하고요. 혼자 모든 걸 해야 하기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요.

 

시작하기 전에 현실적 조건도 따져보셨을 것 같아요. 필요한 자본금이나 선택을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들.
사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돈이 많이 들진 않았어요. “책방이 망하더라도 내 인생엔 지장이 없을 만큼만 돈을 쓰자”란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했거든요. 책방을 열기 전, 8개월 정도 회사를 다녔고 그 후에도 1년 정도 외국에 있느라 돈을 많이 모으지 못했고요.

 

포기한 것들엔 뭐가 있을까요? 사실 특별히 뭘 포기했단 생각은 해보지 않아서요. 글쎄요, 안정적인 수입?

 

솔직히 ‘힙’해 보이는 자영업을 하고 있으니까요, 주변에서 많이 부러워할 것 같아요.
부럽단 얘기는 엄청 많이 들어요. 하지만 다들 이 일이 현실적이지도, 쉽지도 않단 걸 알기에 말에서 그치는 거겠죠. 그런 말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너도 해라! 옆집으로 와라! 하면 되죠. (웃음) 사실 좋아하는 일이 생계 수단이 되면, 무게가 달라질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이든 좋아하지 않는 일이든, 생계를 위해선 무게가 당연히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돈을 벌어서 생활을 꾸리는 자체만으로도 이미 무게가 실리는 일이니까요.

 

여행은 여전히 좋아하세요?
좋아하는 일이 생업이 되면 싫어지니까 취미로 남겨 두란 말들을 하잖아요. 사실 전 그런 경험은 없기도 하고, 좋아하는 걸 여전히 좋아하고 있어요.

 

대신 여행 책이 있는, 좋아하는 공간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해야만 하는 싫은 일이 많이 생겼죠. 오히려 직장을 다닐 때보다 쉴 수가 없어요.

 

책방을 운영하면서는 일요일 하루만 쉬고 모든 걸 혼자서 결정해야 해요. 그렇다고 좋아하는 게 싫어지진 않았어요. 오히려 좋아하기에 좀 더 버틸 수 있는 것 같아요.

 

20대엔 어떤 여행을 하셨어요? 그러니까 저희 독자들의 나이 즈음에요.
여행책방 주인이면 세계일주는 기본일 것 같지만… 평범한 여행을 했어요. 대학생은 돈이 없고, 직장인은 휴가를 내기 쉽지 않잖아요.

 

다녔던 직장이 휴가가 별로 없는 편이라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길게 갔었어요. 이런 답을 원하진 않으셨을 것 같은데….

 

의외의 답이 더 좋아요. 여행지를 추천받고 싶었지만, 저마다 예산이 제각각이니 방식을 귀띔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첫 여행이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요. 첫 배낭여행을 8년 전에 갔는데, 한 달을 파리에만 있었어요. 당시엔 최대한 많은 도시를 가는 게 붐이라, 시간 아깝단 소리도 많이 들었어요.

 

프랑스인이 사는 집을 렌트해서, 장도 보고 산책도 하면서 일상적으로 보냈어요. 그 이후에도 여행을 할 땐 한 도시에 오래 머무르게 되더라고요.

 

시간은 많고 예산이 적은 대학생에게 좋은 방식인데, 이게 돈도 더 적게 들거든요. 교통비, 외식비 같은 걸 아끼니까.

 

블로그를 보니 올해 휴가 계획이 꼼꼼하던데요.

작년엔 책방을 시작하던 시기라 여행을 많이 못 갔어요. 그게 아쉬워서 의도적으로 올해는 계획을 더 세운 것도 있죠.

여행책방 주인이니, 여행 많이 간다고 누가 뭐라 하겠어? 이런 마음도 있었고요.

 

좀 실례가 될 수도 있는 질문인데, 올해 세운 마지막 여행 계획이 11월이고, ‘일단멈춤’의 부동산 계약기간도 11월까지라기에 이게 딱 맞아서…. 혹시 정리를 하시는 건가 싶고, 다음 계획이 궁금했어요.

올여름이 그걸 고민하는 시기예요. 계속 어떻게 이끌어갈 수 있을까? 다양한 방식이 있겠죠. 평소처럼 이 자리에 있을 수도 있고, 옮기거나 혹은 문을 닫을 수도 있고.

 

또 하나는 책방이름의 출판사를 만들어서 여행 책을 내고 싶기도 해요. 늘 마음에 뒀던 1순위 계획이에요.

 

책 『덕질로 인생역전』에서 ‘이 공간에 모든 걸 걸지는 않았다’라고 하셨던 게 기억나요. 그럼에도 ‘일단멈춤’은 은정님께 많은 걸 가져다줬을 것 같아요.
책방에서 많은 행사와 워크숍을 하고 있는데, 책상에 앉아 기획한 건 아니었어요. 책방 손님과 얘기를 나누다가 우연히도 이 사람이 이런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럼 즉석에서 행사를 제안했던 거죠. 이런 게 공간이 있음으로써 생기는 힘이구나, 를 느꼈죠.

 

가만히 있어도 다양한 분들이 제 발로 찾아오시니까, 원래 일했던 곳에선 상상 못 했던 의외의 일이 많이 생겼어요. 제겐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죠.

 

Photographer 이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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