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평가 시즌이 왔다. 강의평가를 해야 성적을 빨리 확인할 수 있으니까 일단 하긴 하는데, 솔직히 한다고 뭐 달라지나? 강의평가가 진짜 의미가 있는 건지 궁금해서 학교에 물어보니 “학생들이 진지하게 평가한 것을 교수들이 제대로 수용한다면 강의의 질이 올라갈 것”이라고 한다. 네, 그렇군요… 뻔한 대답 감사합니다…

 

그래서 교수님에게 직접 그동안 궁금했던 걸 전부 물었다. 강의평가 진짜 익명인지부터 평가 점수 낮으면 정말 불이익을 받는지까지!

 

*질문과 답변은 여러 학생, 교수님들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Q. 가장 궁금한 것! 강의평가를 솔직하게 하고 싶어도 교수님이 마음만 먹으면 누군지 다 알아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강의평가 익명성, 정말 보장되나요?

 

A. 진짜, 정말로 알 수 없어요. 시스템상 학과 사무실에 물어본다고 해도 알 수 없어요. 하지만 단서를 주면 추측할 순 있어요. 예를 들면 내가 이번 학기에 딱 한 명에게 태도 문제를 지적했는데, 그 내용을 쓴다면 ‘이 학생이구나!’ 알겠죠. 그리고 1:1 레슨이 있는 과라면 익명이 익명이 아니게 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이번 학기에 1학년을 딱 한 명 가르쳤는데 1학년 강의평가가 들어오면 누군지 모를 수가 없으니까요.


Q. 저는 강의평가 코멘트를 길게 쓰는 편인데 교수님들이 정말 그걸 다 읽는지 궁금해요

 

A. 이건 정말 교수님 성향에 따라 크게 갈리는 것 같아요. 어떤 교수님은 정말 꼼꼼히 읽고 다음 강의에 반영하고 어떤 교수님은 대충 훑어 본다고도 하더라고요. 하지만 아예 읽지 않는 교수님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코멘트 열심히 읽어요. 말투나 습관같은 걸 자기 자신은 잘 모르잖아요. 하지만 제 강의를 한 학기 내내 듣는 학생들은 잘 알죠. 말이 너무 빠르다든지, 말이 끊이지 않고 너무 길어서 따라가기 어렵다든지 하는 것들이요. 강의 커리큘럼 면에서 이런저런 의견을 내는 학생들도 있어요. 고맙죠.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내준 거니까. 그런 의견들은 꼼꼼히 읽고 더 좋아지려고 노력해요.


Q. 강의평가 항목 중 가장 신경 쓰이는 항목이 뭔가요? 혹시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항목도 있나요?

 

A. 강의평가는 1점부터 5점까지 점수를 매기는 부분과 직접 코멘트를 남기는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점수를 매기는 부분은 학교가 정해준 항목을 학생들이 계량화하는 것이고 코멘트는 수업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주로 쓰게 되죠.

 

대부분 코멘트를 더 많이 보는 것 같아요. 개개인이 수업에 대해 느꼈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을 수 있으니까요. 점수는 아주 낮게 나오지 않은 이상 큰 의미 두지 않아요. 대충 찍는 학생들 있는 거 알거든요. 음, 물론 정말 낮게 나오면 신경 써야겠지만요.


 

Q. 강의평가에 지적했는데 다음 학기에도 똑같은 교수님을 보면 이게 의미가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강의평가 내용을 수업에 반영하기도 하나요?

 

A. 요즘 말로 ‘교수님 by 교수님’이라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그래요. 교수님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학생들 의견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는 규칙은 없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신경 쓰려고 하는 편이에요. 말의 속도 같은건, 사실 습관이라 잘 고쳐지진 않지만요. 그 외에도 과제가 너무 부담스럽다든지 과제 방식을 바꿨으면 좋겠다든지 하는 코멘트도 종종 들어와요. 방식에 대한 고민은 하죠. 하지만 그렇다고 과제를 다 없애줄 순 없잖아요? 그래서 바뀌지 않는 부분도 분명 있어요.

 

아, 그리고 감사하다, 어떤 부분이 좋았다, 잘 들었다, 이런 긍정적인 코멘트도 아주 중요해요. 좋았던 부분을 발전시킬 수도 있고, 또 교수도 사람이니까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아무래도 힘이 나죠(웃음)


Q. 교수님도 강의평가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할 때가 있나요?

 

A. 강의평가 항목 중에 이런 질문이 있어요. ‘원어강의에서 계속 영어를 사용했느냐’ 저는 한 학기 통틀어 한국어로 얘기한 게 한두 번밖에 없어요. 그런데 영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미인 가장 낮은 점수를 주는 학생이 있어요. ‘휴강을 했다면 보강을 모두 했느냐’라는 질문에도 낮은 점수를 주더라고요. 휴강한 적도 없는데. 이건 그냥 대~충 일 자로 쭉 찍은 거구나, 싶죠.

 

시스템적인 문제도 있어요. 학생들은 강의평가를 해야 성적을 빨리 확인할 수 있다면서요? 강의평가를 진짜 그 강의에 대한 평가, 혹은 한 학기 강의를 마무리하는 과정이 아니라 단순히 성적확인을 위해 요구되는 과정처럼 여기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 학생들이 진지하게 시간을 들여서 강의평가를 하지 않는 거죠. 그게 좀 아쉬워요.


 

Q. 가끔 그런 애들 있어요. “강의평가에 똥을 줄거야!!” 정말 욕을 쓰는 학생들이 있나요? 악의적인 코멘트를 보고 기분이 나빴던 적이 있는지 궁금해요.

 

A. 있어요(한숨) 대부분은 예의를 갖춰서 이야기하고, 애정을 갖고 조언을 해주는 이야기지만 가끔 굉장히 감정적인 코멘트가 달릴 때가 있어요. 그냥 마음에 안 든다든지, 그냥 당신이 싫고 짜증이 난다든지… 하는 이야기들이죠. 내 수업이나 내가 마음에 안 들 순 있어요. 하지만 제가 고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감정적인 이야기만 늘어놓으면 기분이 상하죠. 심한 욕설은 본 적이 없지만, 속상한 적은 많았어요.


 

Q. 학생들이 점수를 낮게 주거나 비판적인 코멘트를 많이 달면 교수님에게 불이익이 가기도 하나요? 그러길 바라고 물어보는 건 아닙니다만…

 

A. 불이익이 가길 바라는 것 같은데?(웃음) 이건 학교에 따라 조금씩 달라요. 강의평가를 굉장히 많이 반영하는 학교들이 있어요. 그런 학교에 출강했을 때 연락받은 적이 있어요. 어떤 학생이 제 강의에 강의평가 점수를 전부 3점을 준 거예요. 악의는 없었을 거예요. 그냥 ‘보통’, ‘괜찮다’ 정도로 생각하고 준거겠죠.

 

그런데 그 학생은 몰랐겠지만 100점 만점에 60점 이하면 낙제거든요, 교수들도. 그리고 제 점수가 그 학기 강의평가 점수 중 최하점수였던 거예요. 그래서 경고를 받았어요. 한 번 더 이렇게 최하점수를 받으면 재임용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요. 강의평가가 진짜 영향력이 있다는 얘기죠. 특히 시간강사들은 강의평가를 꽤 신경쓸 수 밖에 없어요. 재임용이 걸려있으니까요.

 

교수들도 강의평가 점수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학교에서 강의평가를 교원평가에 반영한다고 말하거든요. 어떤 방식으로 계산해서 얼마나 반영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지만요.


Q. 생각보다 강의평가가 영향력이 있군요! 저도 별 생각 없이 대충대충 강의평가를 했던 기억이 나서 조금 찔리네요… 강의평가에 아쉬운 점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앞으론 좀 더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겠어요!

 

A. 그럼 고맙죠. 강의평가 시스템에 대한 아쉬움도 공감해요. 미국처럼 수업이 끝날 때 한 학기를 마무리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건 어떨까 싶어요. 좀 더 진지하게 그 강의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강의평가를 할 수 있도록요. 물론 장단점은 있겠지만, 고려해볼만한 지점인 것 같아요. 그리고 교수들도 더 진지하게 피드백을 받아야겠지요! 저도 더 진지하게 강의평가를 받아들일게요.


illustrator_liz

director_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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