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살던 집 근처에는 1인분에 3900원 하는 대패삼겹살집이 있었다. 동그랗게 말린 고기가 접시에 쌓여 수북이 놓아지면, 꼭 자제력을 잃고 인원수의 2배를 시키곤 했다. “왜 이렇게 싸지?” 의문은 잠시, 불에 닿기만 해도 익어버릴 정도로 얇으니까 저렴한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틀렸다. 대패삼겹살이 싼 이유는 대부분 ‘등급 외 고기’를 쓰기 때문이다. 약 4년 동안 백여 마리의 새끼를 낳는 ‘모돈’은, 잦은 출산으로 체내의 영양소가 다 빠져나가 보통의 삼겹살 두께로 썰면 너무 질겨 씹히질 않는다. 모양을 내려고 얇게 썬 게 아니라 얇게 썰어야만 씹을 수 있었던 거다.
항생제도 자주 맞는데, 전문가들은 돼지 체내에 있는 항생제를 사람이 장기적으로 섭취했을 때 생기는 내성에 대해 우려한다. 물론 싼 맛에 먹으면서 고급 고기를 기대할 순 없다. 그렇지만 ‘국내산 암퇘지’라는 원산지 표기를 보면서 골병든 돼지를 떠올릴 사람 또한 별로 없지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삼겹살은 미세먼지 혹은 황사로 더럽혀진 목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먼지는 기도를 통해 호흡기에, 음식은 식도를 지나 소화기관에 작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는 길 자체가 다르다.
최근에는 삼겹살의 지방이 미세먼지나 중금속에 흡착해 몸 안에 쌓이게 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 또한 의학적 근거가 없다. 먼지 때문에 목이 칼칼하다면 그저 물 많이 마시는 게 최고라고. 쌓여 있는 미세먼지를 씻어내 소변으로 배출하는 걸 도와주기 때문.
녹차와 마늘도 중금속을 배출하고 해독하는 데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니, 미세먼지 핑계 대지 말고 그냥 삼겹살이 먹고 싶다고 말하길.
친구들과 고깃집에 갔다. 살신성인의 마음으로 고기 굽기를 자처했다. 그런데 자꾸 눌어붙고 타고 난리다. 결국 “어우, 고기 더럽게 못 굽네. 이리 내놔!” 핀잔을 들으며 집게를 빼앗겼다…. 이 테크트리를 한 번이라도 타봤다면 주목. 前 고기집 아들을 달달 볶아 얻어낸, 당신을 불판 위의 에이스로 만들어줄 고기 굽는 법을 전수한다.
불 : 불판을 바짝 달궈라
하수들의 공통점은 참을성이 없다는 점이다. 이제 막 불을 넣었을 뿐인데, 고기가 서빙 됐을 뿐인데 집게를 가만히 두질 못한다. 고기는 센 불에 단시간 구워야 육즙을 촉촉하게 간직한다. 불판이 달아오르기도 전에 고기를 올려 세월아 네월아 기다리고 있으면, 맛있는 기름과 수분이 빠져나가버린다.
정 타이밍을 모르겠으면 비계 부분을 작게 잘라 버터처럼 판에 문질러 보라. ‘치이익’ 소리를 내며 격렬하게 반응한다면 고기를 올려도 좋다.
1+1 : 고기는 두 번 뒤집는다
고기를 구울 때는 딱 한 번만 뒤집으라는 것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왕년에 손님들 고기 좀 구워봤다는 고깃집 아들은 말한다. “한 번만 뒤집는 건 사실 말이 안 돼. 안 익어.” 그는 한 번 뒤집은 후 자르고, 한 번 더 뒤집으라고 제안한다.
자르기 전에 한 번만 뒤집는 이유는 물론 육즙 때문이다. 여러 번 뒤적거리다 불판 사이로 육즙이 달아나면 맛이 없어지니까. 고기를 먹기 좋게 자른 후엔 확인 사살의 의미로 다시 한 번 뒤집어주는 게 좋다
프라이팬 뚜껑 : 집에서 구울 땐 뚜껑 필수
집에서 삼겹살을 구울 때 가장 무서운 건 사방팔방 튀는 기름이다. 그래서 주로 신문지를 넓게 깔고 굽는데, 프라이팬 뚜껑 혹은 사이즈가 맞는 냄비 뚜껑이 있다면 고기를 깔끔하고 더 맛있게 구울 수 있다. 튀어 오르는 기름을 막아주는 것은 물론, 뚜껑 쪽에 생기는 복사열로 인해 불판에 직접적으로 닿지 않는 윗부분과 속까지 부드럽게 익는다.
언젠가부터 ‘오겹살’이 삼겹살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것처럼 등장하기 시작했다. 가격도 삼겹살보다 조금 더 나간다. 삼겹살은 돼지의 배 부분이라고 알고 있는데, 오겹살은 어떤 부위인 거지? 소수의 돼지들에게 오겹의 뱃살이 발견되는 건가?
알고 보니, 삼겹에 추가된 두겹은 살이 아니었다. 삼겹살과 같은 부위인데 돼지 껍데기를 제거하지 않은 것이 눈으로 봤을 때 오겹으로 보여 ‘오겹살’이 된 것. 껍질을 제거하지 않는 제주도의 도축 방식이 유명세를 타 수도권까지 올라왔다고 한다.
삼겹살에는 없는 꼬들꼬들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장점. 도매가는 기계로 박피를 해야 하는 삼겹살이 더 비싼데 식당에선 오겹살이 더 고급인 양 가격을 책정한다는 건 함정.
고소한 삼겹살과 톡 쏘는 소주. 입안에선 환상의 커플이지만 몸속으로 들어가면 케미가 썩 좋지 않다. 삼겹살에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이 알코올 해독을 방해하기 때문.
알코올 역시 지방과 합성하는 성질이 있어, 지방이 우리 체내에 차곡차곡 쌓이게 만든다. ‘치맥’도 안 좋기는 마찬가지라고. 기름진 것과 술이 만나면 우리 몸에 좋을 바가 없나 보다. 역시 삼겹살엔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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