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소주의 시대를 지나 저도수 탄산주가 유행이다. 부라더소다, 이슬톡톡, 설중매 매실소다, 순하리 유자소다… 이름도 헷갈리게 마구 쏟아져 나온다.
놀라운 건 저도수 탄산주에 대한 반응. 얼마전 술자리에서 형님소다를 주문했더니 “이게 술이야?”, “나 술에 장난 치는 거 싫어해” 등 무시 섞인 핀잔이 돌아왔다.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에게 탄산주 마니아들이 말한다.
나 이래서 좋아한다. 네가 뭘 알아 임마~(feat.원)
WHAT 호로요이 복숭아. 이슬톡톡이 복숭아향을 첨가한 2프로 맛이라면 호로요이는 갓 딴 황도 캔 복숭아 맛이 난다.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WHEN 샤워 끝내고 잘 준비하기 전. 미드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WHERE 집에서
WHO 혼자. 친구들과 술 사러 편의점 갔을 때 호로요이를 담으면 ‘그게 술이냐’며 구박 받는다.
HOW 집에 오자마자 냉동실에 넣는다. 샤워하는 동안 살짝 얼어서 살얼음이 낀 상태가 최적. 안주는 따로 필요 없다. 알코올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달달한 음료수 맛이라 가볍게 마실 수 있다. 굳이 안주를 먹는다면 짭짤한 견과류나 비스킷을 먹는다.
WHY 나에게 호로요이는 혼자 쉬면서 마시는 술이다. ‘술’이 엄청 땡길 땐 소주나 독한 술을 마시지. 피곤해서 누구 불러내긴 애매할 때 3도라는 도수는 나를 살짝 알딸딸한 마지노선까지 데려다 준다. 숙취도 없고 5분 만에 꿀잠 예약이다.
-L군(29세 직장인)
WHAT 최애 부라더소다는 소다맛. 그 다음으로 사과맛을 좋아한다. 소다맛과 복받은 부라더를 섞어 마시면 솜사탕 맛도 난다.
WHEN 야식 먹으면서 수다 떨 때. 주 2-3회 정도 마신다.
WHERE 주로 집에서. 혹은 동네 놀이터나 한강에서 부라더소다에 빨대 꽂고 마시기도 한다.
WHO 동네 친구들과
HOW 술 자체가 달아서 기름진 안주는 필요 없고 스낵이나 너트 류가 좋더라. 탄산은 무조건 시원해야 제맛이 나지. 야외에서 먹을 땐 편의점에서 산 얼음컵에 부어 먹는다.
WHY 부라더소다 페트병은 양이 많아서 혼자 먹긴 부담스럽고 여러명이서 마시기에 좋다. 주량이 센 편이 아니라 평소 선호하던 술도 과일소주나 과실주 종류. 만취해서 인사불성이 되기보다 딱 기분 좋아질 정도로 취하는 느낌 때문에 마신다.
-K양(23세 대학생)
WHEN 공강 시간에 햇볕 맞으면서. 일주일에 1-2회 정도.
WHERE 이슬톡톡은 야외에서 마시면 제맛인 술이다. 학교 잔디밭이나 한강에서 먹으면 안주불요, 무릉도원이다
WHO 학교 친구들과.
HOW 사이다나 밀키스 아주 조금 섞어 먹어도 맛있다. 체리랑 먹으면 최고다. 복숭아 한 입 체리 한 입 먹는 느낌. 안주가 너무 고급진가…?
WHY 평소 KGB나 크루저같은 달달한 술을 좋아한다. 이걸 대체할 술이 나와서 너무 기쁘다. 자몽에이슬도 알콜 향이 나기 때문에 자주 먹지는 못하는데 이슬톡톡은 아무데서나 음료처럼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 나는 3% 짜리에도 얼굴 살짝 빨개지고 취기가 돌더라. 아주 잠깐 봄처럼 찾아왔다가 사라지긴 하지만. 너무 취하면 다음 수업에 지장 있는데 이슬톡톡은 적당히 기분 내기에 제격이다.
P.S.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어떤 술을 마셨습니까! 과일로 만든 술을 마셨습니다!
-K양 (26세 백수)
WHAT 트로피칼이 톡소다
WHEN 술이 약해서 잘 못 마시는데 분위기는 맞추고 싶을 때
WHERE 주로 술집에서. 원래 술을 즐기는 편이 아니다.
WHO 회식 자리나 단체 모임에서
HOW 모든 안주와 잘 어울린다. 치킨, 각종 탕 종류, 해산물과 먹어도 좋았다. 과일 소주 먹고 살 쪘다는 친구들 말을 이제야 이해한다. 왜 하필 여름이 왔을 때 ‘트로피칼이 톡소다’를 알게 된걸까…
WHY 소주나 맥주는 애기 입맛인 나에게 너무 쓰다. 하지만 톡소다는 달고 탄산이 들어 있어 술보다는 음료수같다. 게다가 소주병처럼 생겨서 사람들이 취하면 내가 소주를 마시고 있는 줄 안다. 가끔 “어 너 왜 사이다를 부어놨냐~?”하는 진상들도 있지만.
무엇보다 술자리를 즐기게 될 수 있어서 좋다. 물론 술자리에서 3도짜리 달달한 탄산주가 술 취급을 못 받긴 하지만 그래도 사이다 마시고 있는 것보단 취기도 오르고 분위기도 즐길 수 있으니까.
P.S. 사회적 약자에 대해 경솔한 발언을 삼가듯, 주량 소수자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이거 먹고도 취해?”라는 말은 기분 나쁘다.
-P군(26세 대학원생)
Photographer_배승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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