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되고 쿨하고 모든 걸 성공할 것 같은 애플도 종종 망한다. 어떨 때는 눈물고개인 적도 있었다. 망작을 뽑아내는 솜씨도 꽤 수준급이다. 아이폰으로 본전 뽑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지금부터 애플의 흑역사를 하나씩 짚어 보겠다.

 

애플 흑역사의 시작, 애플 III

사진은 애플 III + 버전, 외관은 III와 거의 같다.

 

지금은 거의 폰팔이 회사인 애플이 원래 컴퓨터 회사였던 건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애플은 애플 I과 II로 화려하게 데뷔했고 특히 애플 II가 1980년대를 평정했다. 그 뒤를 이을 제품으로 만든 애플 III는 스티브 잡스가 주도했지만 말 그대로 폭망했다. 가장 큰 이유가 냉각팬을 빼버려 기판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고 심지어 칩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컴퓨터 대신 미사일이나 테이저건을 산 셈이다(그런 거 치고도 비싸다).

 

당시 애플 공식 서비스 센터에서는 ‘칩이 튀어나오면 애플 III를 바닥에 내리쳐라’고 공식적으로 답변하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는 이상하게 이 쿨링 팬을 미친 듯이 싫어했는데, 다른 여러 제품에서도 팬을 빼는 시도를 하다가 애플을 말아먹을 뻔했다.

 

훌륭하고 망한 애플 리사(LISA)

키보드가 본체 밑에 쏙 들어가는 나름 일체형 제품

 

스티브 잡스의 혼외자녀의 이름을 딴 리사는 최초의 상용 GUI(graphical user interface) 컴퓨터다. GUI가 뭐냐면 우리가 컴퓨터에서도 쓰고 폰에서도 쓰는 아이콘이 있는 화면 조작이다. 원래는 문서처럼 텍스트만 주루룩 있는 컴퓨터를 사용했다. 망한 이유는 느리고 비싸서다. 가격이 9,995달러. 1100만 원이 넘는단. 현재 화폐 가치로 계산해보면 2,500만 원이 넘는다. 중형차 한 대 값이다.

 

이 제품은 전문가들에게는 호평을 받았지만 전혀 팔리지 않았고 결국 재고는 쓰레기장에 매립되고 말았다. 스티브 잡스도 이때는 눈물을 흘렸을까. 리사의 GUI OS는 지금 봐도 어떻게 조작할 수 있을지 알만한 훌륭한 작품이긴 하다. 그전 텍스트 UI는 던져주면 눈물만 흐른다.

 

지금 봐도 이해가 가는 리사의 OS GUI

 

애플 최초의 노트북 매킨토시 포터블

매킨토시 포터블, 오른쪽 계란노른자 같이 생긴 게 마우스다. 돌돌 굴리며 쓴다

 

리사가 망했지만 매킨토시가 승승장구하며 애플은 다시금 컴퓨터계 강자로 떠올랐는데, 그래서 휴대용 컴퓨터도 만들었다. 애플 최초의 노트북이다. 엄청 큰 닌텐도DS처럼 생겼다. 이 제품은 스크린이 후지고 배터리가 엉망이었고 무게도 7.3kg이나 됐다.

 

가장 큰 문제점은 배터리가 2시간 밖에 안 가고, 충전할 때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두시간 쓰려고 몇시간 충전하고, 다쓰면 또 처음부터 다시 충전하고 이런 건데 이걸 아마 저세상에서는 연옥이라고 부를거다. 돈을 7,300달러나 내고 끝없이 돌을 밀어올려야하는 시지프스가 되는 셈이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 애플 의류 컬렉션

 

비슷한 시기에 애플은 패션 사업에도 진출했다가 또 한 번 눈물을 흘려야 했다. 스포츠캐주얼 계열인데 당시엔 우스꽝스럽다는 평가였다. 그런데 이 제품들은 시대를 잘못 타고났다. 지금 보면 꽤 괜찮은 아이템들이 있다. 커플의 맨투맨 티셔츠는 유머러스한 동시에 컬러풀한 모습이 골프왕(GOLF WANG, 골프 잘 친다는 소리 아니다)을 연상시킨다.

 

무지개색 볼캡은 아빠모자답게 아빠 같은 분이 쓰고 있는데, 가족 전원이 돌려써도 되게 생겼다.

 

컬러 티셔츠는 폴로를 연상케 할정도로 발색이 좋다.

 

시안(Cyan, CMYK할 때 그 C, 청록색) 컬러 의상에는 우아함이 흘러넘친다.

 

아이들은 네오프렌(은 아니겠지만) 맨투맨을 입고 있다.

 

지금 보면 트렌디한 의상들이다. 이 제품 구합니다. 풀버전은 여기서 볼 수 있다.

 

아무도 써본 적 없다는 게임 콘솔 피핀

 

그 당시 매드사이언티스트 집단이었을 것 같은 애플은 게임기도 만들었다. 알만한 회사인 반다이와 손잡고 만들었다. 피핀의 이름은 사과 품종에서 유래했다. 매킨토시도 사과 품종 이름이다.

 

게임기 출시 시기는 이미 일본이 전 세계 콘솔 게임계를 평정한 상태였다. 비슷한 시기에 플레이스테이션과 세가 새턴이 출시되기도 했다. 망한 이유는 다른 게임기보다 나을 것도 없는데 가격이 비쌌기 때문. 북미 출시가 기준으로 피핀은 599달러, 새턴은 399달러, PS는 299달러였다. 즉 피핀이 PS보다 두 배 비쌌는데 할 수 있는 게임은 별로 없었다.

 

이 게임기로 애플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안 팔린 게임기’ 타이틀을 획득했다. 전 세계 기준 42,000대 팔렸다. 간지난다. 이때 우연히 피핀을 샀던 게이머들은 현재 게임패드를 부메랑으로 쓰고 있다고 한다.

 

파워맥 G4 큐브

CD가 들어가는 방식 때문에 ‘토스트기’로 불리기도 했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쓰레기다. 스티브 잡스는 1997년 애플에 복귀해 자사 컴퓨터 디자인을 다듬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조니 아이브가 함께 활약했다. 이 당시 애플이 생산하던 데스크톱은 대부분이 굉장히 아름답다. 특히 파워맥 G4 제품들은 지금의 데스크톱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이 중 최고는 G4 큐브였는데, 다른 라인업이 일반 PC처럼 생겼다면 이 제품은 스뎅 각얼음을 하늘에 띄워놓은 듯 우아하게 생겼다. 문제는 역시 냉각팬이다. 냉각팬을 미친 듯이 싫어한 잡스는 이 제품에 실험적으로 팬을 빼버렸는데, 발열로 인해 외장 투명 플라스틱이 쩌억쩍 갈라지고 심할 때는 녹기도 했다.

 

결국 1년 만에 단종. 대신 그 아름다움만은 인정받는 편이다. 뉴욕에 있는 뉴욕현대미술관(The Museum of Modern Art, MOMA)에 전시돼있다는 말이 있는데 내가 몇 달 전에 가봤는데 없다(뉴욕 부심). 웹사이트에서도 전시 안 돼 있다고 확인된다.

 

안 돼 있다잖아. 여기서 확인 가능

 

아이폰이 된 유니콘 뉴턴 메시지패드

 

뉴턴과 애플은 절묘한 네이밍이다. 그래서 더 아껴 써야 했을 이름이다. 현재도 전문인력에 한해 사용 중인 PDA 최초 제품. PDA 명칭도 애플이 처음 썼다. 진정한 흑역사라고는 볼 수 없는 게 이 뉴턴 개발팀이 아이패드 개발팀이 됐고, 이 팀이 만들라는 아이패드는 안 만들고 아이폰을 만들어냈기 때문.

 

스티브 잡스는 CEO 복귀 후 피의 숙청으로 전 직원을 내보냈는데 이 팀을 살린 게 현재의 애플을 만든 신의 한 수였던 셈이다. 프로세서인 ARM 제품 역시 세상을 장악했다. 하여간 뉴턴은 망하긴 망했다.

 

스티브 잡스의 흰 터틀넥

 

스티브 잡스는 검은 터틀넥만 입는 건 아니었다. 그냥 흰 터틀넥이 안 어울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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