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을이 알아” 친구가 물었다. 내가 아는 사람인가? 김나을? “아니, 도하 나으리!” 나으리를 알게 된 건 그때였다. 천 년 전 통일신라시대에 태어난 주제에 나보다 더 패셔너블한 나으리, 츤츤하게 밀어내다가도 뒤에서 챙겨주는 데레데레함까지 장착한 너란 나으리…
그러나 사랑했던 부인에게 죽임을 당해서 환생도 못 하고 천 년을 구천에서 떠돌고 있다. 이렇게도 똑똑하고 매력적인 사람이 시공간을 헤매고 있다니. 오로지 그 사실이 가슴 아플 뿐. 기나긴 여름밤에 필요한 웹툰은 로 이거다.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를 잊게 만드는, 여름인지 겨울인지를 까먹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 나는 오늘도 핸드폰을 켜고, 파진찬 나으리 곁으로 간다.
Editor 조아라 ahrajo@univ.com
‘관찰’이라는 단어를 처음 인식한 건 학교에서 ‘관찰일기’를 쓸 때였다. 식물의 싹이 언제 처음 올라왔는지, 색깔은 무엇이며 길이는 몇 센티미터인지 기록하는 과정이 귀찮긴 했으나 어렵진 않았다. 식물은 날 불편해하지 않았으니까. 신경 써야 할 것은 아침마다 잊지 않고 물을 주는 일뿐이었다.
그러나 인간을 관찰하는 건 간단하지 않다. 관찰자의 존재를 들켜선 안 된다. 시선이 느껴지면 누구나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지고 이것은 관찰의 목적에 어긋난다. 결정적으로, 허가되지 않은 인간 관찰은 범죄다. 그래서 ‘관찰인간’의 ‘인간 관찰’은 대부분 비밀리에 이뤄진다. 집에만 틀어박혀 있던 <관찰인간>의 최미훈은 어느 날, 이사 온 옆집 이웃을 수상하게 여기고 관찰을 시작한다.
들키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치밀하게 계획을 짰지만 실패, 들켜버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옆집 가족은 미훈이 훔쳐보는 걸 알면서도 별다른 반응이 없다. 미훈은 어느 순간부터 관찰당하는 입장이 되고, 담벼락을 사이에 둔 옆집 가족과 미훈은 서로를 관찰하며 긴장감을 높인다. 20회가 다소 짧게 느껴진다면 시즌2격의 후속작 <생존인간>도 추천!
Editor 기명균 kikiki@univ.me
내 바닥을 낱낱이 알고 나서도 내 곁을 지켜줄 사람이 과연 있을까. 헛된 희망 같은 건 애초에 바라지 않는 편인데도 가끔씩 꿈꿔본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의 ‘제제’에게 ‘밍기뉴’라는 버팀목이 있었듯 내게도 나만의 밍기뉴가 찾아와줬으면. 지난 봄부터 레진코믹스에서 연재 중인 웹툰 <밍기뉴>는 이런 내 로망을 대신 이뤄주고 있다. 세상에 버림받아 끝내 자살을 결심했던 소녀 ‘연우’에게 기적처럼 ‘밍기뉴’가 찾아왔다.
소녀의 절망을 기꺼이 읽어준 ‘밍기뉴’는 사실 소녀의 친구이자 그 역시나 깊은 상처를 가진 ‘채혁’. 타인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소년이다. 그러나 ‘연우’는 그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려 할 때마다 도망친다. 여태까지 그녀가 버텨올 수 있었던 유일무이한 존재가 ‘밍기뉴’였는데 혹시나 그에게마저 버림당할까 두려워 둘은 마주하지 못하고 계속 헤맨다.
둘의 사랑이 영영 엇갈릴지, 기적처럼 마주볼지 아직은 모르겠다. 하지만 연우가 이것만은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 채혁에게 한, 연우가 유일한 희망이자 그만의 밍기뉴라는 것을. 웹툰 <밍기뉴>를 보며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밍기뉴가 내게 찾아오지 않는다면, 내가 먼저 누군가의 든든한 밍기뉴가 되어줘야겠다고.
Intern 이연재 jae@univ.me
스무 살의 여름방학, 매일 방 안에 틀어박혀 새벽 세 시에 자고 오후 한 시에 일어났다. 뭔가를 열성적으로 하느라 그랬던 건 아니다. 그냥 잠이 안 왔다. 한 몸처럼 붙어 다니던 동기들도, 남자친구도 없는 울. 천장을 올려다보면 자주 눈물이 났다. 시간과 건강이 빠르게 축났고, 결국 방학을 2주 남겨두고 도망쳤다. 나를 먹이고 재우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볼 살이 오동통 오른 채 서울행 기차를 타면서 느꼈다. 난 아직 ‘독립 동물’로 살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걸.
누군가는 어떤 계기로 자연스럽게, 누군가는 굳게 마음을 먹고 뛰쳐나와 혼자가 된다. 비싼 비누를 온전히 날 위해 쓸 수 있고, TV 채널을 독점할 있게 된 대신 스스로를 길러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다. 때 맞춰 밥을 먹어야 하고, 일도 하고, 가슴까지 차오른 절망감 속에서 허우적거리다 빠져나오기도 해야 하고. 그 모든 것을 혼자 해내는 게 웹툰 속 ‘시다’에게도, 나에게도 쉽지는 않다. 하지만 나를 조금도 돌보지 못했던 그때의 여름을 생각하면 약간은 컸다고 느낀다. 여전히 통장 잔고의 압박에 시달리고 자주 불행해하지만, 나를 먹이고 입히고 우며 그럭저럭 살아내고 있으니까. 또 다른 생명(고양이 퐁이)의 먹이를 챙기고 똥까지 치우면서!
Editor 김슬 dew@univ.me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이 변하는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 다양한 사람과 관계를 맺고 감정을 공유하면서 마음은 점점 더 복잡해졌다. 행복하지만 슬픈 순간이 있었고, 가장 미웠던 사람은 그리운 얼굴이 되어 있기도 했다. 네이버 웹툰 <윈터우즈>는 인간이 되고 싶은 윈터와 동화작가가 되고 싶은 제인의 이야기이다. 윈터는 가족을 잃은 연금술사가 1001번째 시도 만에 ‘만들어낸 사람’이다.
그는 마음을 갖고 있지만 표현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제인에 대한 마음이 깊어질수록 윈터의 창백한 얼굴은 다양해진다. 그는 연구소에 끌려갈 위기에 처했을 때도 제인 곁을 지킨다. ‘보고 싶다’, ‘사랑한다’는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윈터를 보면서 ‘사랑’에도 이유를 찾으려 했던 지난날이 떠올랐다.
나는 인간관계로 감정을 모할 때마다 지쳐갔고, 혼자 남았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곤 했다. 어쩌면 이 모든 게 내 마음을 표현하기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더 이상 내 감정에 쓸데없는 이유를 갖다 붙이지 말아야겠다. 저 내 마음을 따라 폭염 속을 천천히 걸어야겠다.
Intern 윤소진 sojin@univ.me
Editor in chief 전아론 aron@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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