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말할 것 같으면 카레와 김치만 있으면 3일 동안 삼시세끼 다 카레로 먹을 수 있는 카레 사랑꾼. 최근 일본산 고형 카레에 눈을 떴는데, 칼칼한 카레를 흡입하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 커리는 인도가 원조니까 인도에서 파는 커리 가루는 진짜 맛있겠지? 인도도 직구가 되나? 하지만 충격. 인도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노란색 카레 가루가 없다고 한다.
원래 ‘커리’라는 말이 특정 음식 하나를 콕 집어 부르는 게 아니라 향신료를 넣은 고기나 스튜 일체를 이르는 단어였기 때문. 수많은 향신료 중 ‘강황’이 주로 들어간 커리가 세계인의 입맛을 저격하는 바람에 대표 커리가 된 것이다.
재밌는 것은, 앞서 말했듯 인도에는 정형화된 카레 가루가 없고 요리하는 사람 마음대로 향신료를 섞기 때문에 집집마다 커리의 맛이 모두 다르다고 한다. 모두가 각자의 카레를 가지고 있는 것. ‘카레라이스’라는 단어를 들으면 떠오르는 맛, 그에 대한 보편적인 향수를 공유하는 것만큼이나 낭만적인 일 아닐까?
‘카레’ 하면 떠오르는 두 나라. 인도와 일본. 하지만 우리가 지금 먹는 커리의 시초를 만든 것은 영국이다.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시절, 워런 헤이스팅스 총독이 인도의 혼합 향신료 ‘마살라’와 쌀을 가지고 귀국한 것이 시작이었다고.
처음엔 상류층만 즐기는 음식이었지만, 식품회사 C&B에서 강황을 비롯해 영국인들 입맛에 맞는 향신료만을 믹스해 ‘커리 파우더’를 만든 후 빠른 속도로 보급됐다.
영국인들은 커리를 자신들의 전통 음식이라고 칭할 정도로 애정하는데, 그중 최고로 꼽는게 ‘치킨 티카 마살라’다. 그도 그럴 것이 인도의 바삭한 ‘탄두리 치킨’이 퍽퍽하다고 그 위에 카레 소스를 부어달라고 한 게 바로 영국사람이기 때문. 형편없는 요리 센스가 희대의 역작을 만들어내기도 한다는 사실….
인도에서 영국, 영국에서 일본,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카레의 이동은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뺏는 역사 속에서 이루어졌다. 메이지유신 이후 제국주의에 꽂혀 있던 일본은 영국 해군을 롤 모델로 삼고 군복부터 식단까지 그대로 벤치마킹했다.
그 과정에서 커리에 밀가루를 넣어 걸쭉하게 만든 일본식 ‘카레’가 만들어진 것.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에도 카레가 흘러들어오게 된다. 1969년 ‘오뚜기’가 우리나라 최초의 분말 카레를 만들어냈는데, 다른 나라의 카레들보다 순한 맛이 특징.
거기에 당근과 감자 등을 깍둑깍둑 썰어 뭉근하게 익히는 방식으로 한국식 카레가 발전한 것이다. 3분 카레는 그로부터 12년 후, 1981년에 출시되었다. 당시 혁명적인 즉석식품으로 요리 고자들이 ‘빵빠레’를 터뜨릴 희소식이었다. 시판 첫해 400만개를 팔아치우고, 지금도 자취생들의 구원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999년 11월 30일 「경향신문」에는 재밌는 기사 하나가 실렸다. 일본의 식품회사 관계자 두 명이 일본 정부에 ‘카레 특허권’을 출원했고, 스스로를 ‘카레 요리의 창안자’라고 밝히고 있단 것이었다. 이에 인도가 카레 종주국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부들부들하고 있고, 영국 역시 “우리가 세계화시킨 건데 무슨 헛소리?”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헤드라인에 ‘기무치’란 표현이 들어가 있는 걸 보면, 이미 그때부터 일본이 ‘기무치’ 운운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아휴. 두 나라의 격한 반응 때문에 카레 특허 이야기는 소리 소문 없이 들어갔다지만, 현재 ‘기무치’란 이름을 단 김치는 달달하게 변형시켜 신나게 수출하고 있다는 씁쓸한 사실.
뭐가 문제니? 인도나 영국이 아닌 게 문제인 거니? 우리에게 익숙한 노란 카레. 거기에 빨간 양념을 쳐서 맵게 만든 빨간 카레, 태국 식당에
서 만날 수 있는 그린 커리까지도 익숙하다.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실험을 즐기는 존재. 그중에서도 먹을 것 가지고 장난치는 걸 좋아하는 일본이 만든 색색의 카레들을 만나보자.
<베르사유의 장미> 돋는 핑크 패키지를 열면 3분 카레 하나가 들어 있다. 들뜬 마음으로 열어보면, 패키지만큼이나 분홍분홍한 카레가…. 자체의 색깔은 참 예쁜데, 밥에 묻히기엔 죄책감이 드는 비주얼이다. 딸기 우유 색 때문에 너무 달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의외로 무난한 크림 카레의 맛이 난다고. 싹싹 비우고 거울을 보면 이에 분홍색 건더기가… 씨익.
고전 게임 ‘드래곤 퀘스트’의 몬스터 ‘슬라임’을 본떠만든 카레. 푸르뎅뎅한 색깔이 입맛을 빼앗고 화를 돋운다. 조리 예와 달리 파란 카레만 달랑 들어있어 슬라임의 눈과 입은 알아서 만들어야 한다. 맛은… 보이는 것과 비슷하다는 평이 중론.
드디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나왔다! 위협적일 만큼 시커멓지만, 그게 다 감칠맛 나는 오징어 먹물 때문이다. 레토르트보다는 식당에서 판매하는 카레들이 더 알려져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은 규슈의 쿠로 카레. 인기가 많아서 방문을 해도 못 먹는 경우가 많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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