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는 남자는 모든 여자들의 로망이다. 그게 내 남자라면 더더욱.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소원을 들어준다고 박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정말로 셰프 남자친구가 생겼다! 단 하루만이라는게 함정이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진심으로 떨렸다. 우결 찍는 연예인들, 꼭 연기하는 것만은 아닌듯…

★내 1일 남자친구를 소개합니다★

이름: 서병주

나이: 28세

직업: 경리단길 ‘프랭크’ 헤드 파티시에

2015년 6월 14일 일요일.

남친 만나러 가는 길.

나: 오빠 저 바로 앞이에요!

서솊: 잠깐만, 데리러 갈게!

나: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돼요ㅠㅠ

서솊: 미안. 주말이라 바쁘네. 백화점에 팝업스토어 생기고 나서 더 정신 없어졌어. 우리 공장 구경할래?

나: 우와! 가게랑 공장이랑 따로 있어요?!

서솊: 경리단길 가게는 작아서. 빵만 제외하고 롤, 디저트류는 여기서 만들어. 너 단 거 좋아해? 여기까지 왔으니까 케익 만들어 줄게.

나:넹ㅇㅇㅇㅇㅇㅇㅇ

나: 오빠. 오빠는 언제부터 그렇게 잘ㅅ…이 아니라 빵 만들기 시작한 거예요?

서솊: 4년 전부터. 원래 원예학과 전공이었는데 제과 제빵이 너무 하고 싶어서 학교 그만 두고 자격증 따고 일 시작했지.

나: 우와, 첫 가게 맡자마자 엄청 잘 됐네요. 능력자다!

서솊: 운이 좋았지. 내가 잘한다고 생각하진 않아. 경리단길도 뜰 때였고 마침 무지개롤이 반응이 좋았고.

어…어깨.. 만지고 싶다..

나: (톡톡) 오빠,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서솊: 응 뭔데?

나: 오빤 어떤 여자 스타일 좋아해요?

서솊: ㅋㅋㅋ솔직하게 말해도 돼?

나: (긴장)

서솊: 성격 좋은 여자. 외모보다 성격 봐. 상대를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돼.

나: 에이. 거짓말 같아요.

서솊: 진짠데.

서솊: 요즘은 너무 바빠서 못 하고 있는데, 재밌는 메뉴를 개발하고 싶어. 눈도 즐겁고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신메뉴 나오면 테이스팅 시켜줄게.

나: 좋아요…♡ 집에서도 요리 자주 해요?

서솊: 아니. 집에 전자레인지도 없는데.

나: 헐 의외다.

서솊: 집에 가면 피곤해서 요리 하고 싶지도 않고. 기구도 없으니까.

팔뚝 때문에 대화에 집중할 수가 없다

나: <냉장고를 부탁해> 나갈 생각은 없어요?

서솊: 응. 아직은. 실력 더 쌓아서 베이커리나 디저트만 다루는 방송이 생기면 해보고 싶긴 해.

나: 우와! 무슨 반죽이 이렇게 예뻐요?

서솊: ㅎㅎ조금만 기다려 봐. 더 예쁜 거 보여줄게.

!!!!!!!

아까워서 어떻게 먹어 ㅠㅠㅠ

어떻게 먹긴. 같이 먹지.

서솊: 어때? 맛 괜찮아?

나: 엄청 맛있어요..당장 결혼하고 싶을 정도로 맛있어요

서솊: 다행이다. 나한텐 너무 달거든. 이 롤 만들면서 살이 10kg 넘게 쪘어.

나: 오빤 어떤 빵 좋아하는데요??

서솊: 나는 슈나 담백한 빵. 우리 가게에 기본 빵 종류를 좋아해. 손님들은 롤이 예쁘니까 많이들 사가시는데, 숨겨진 메뉴지.

레드썬! 1일 남친 해주시느라 수고하신 솊 님께 박수 짝짝짝! 사실 서병주 파티쉐는 4년 만난 여자친구가 있으시다. 여자친구 있냐 물어보니까 0.1초만에 네.라고 단호하게 대답하셨다. 파티시에 시작할 때부터 옆에 있어줬다고. 여자친구 분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 듯 ㅠㅠ 두 분 예쁜 사랑하시길 바라요♥

우리 오빠가 만든 무지개롤, 친구들한테도 맛 보여줘야지(아직 정신 못 차림)

신나서 춤추는 에디터(36세).gif

오늘의 시식단을 소개합니다.

빵 지수: 5점 만점에 빵을 좋아하는 정도

달달 지수: 5점 만점에 단 맛을 좋아하는 정도

제발 진정해 이 빵수니들아

전체샷 찍어야 한다고!!!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딱 좋은 비주얼.

일단 비주얼 합격점이요.

첫번째 빵_무지개롤

-3초간 정적-

우니: 헐 안에 홍차크림이 들어 있어!

몽미꾸 :쌉싸름해. 엄청 달 것 같이 생겼는데.

우니: 내가 먹은 케익 중에 역대급이다.

Arose: 얘 완전 반전 케익!! 색은 불량식품인데 맛은 품격 있어.

우니: 나중에 단 맛이 올라오네. 아이스 더치커피나 우유랑 먹으면 진짜 맛있겠다.

언라이크킹: 콘푸로스트에 들어 있는 후르츠링 맛이다.

두번째 빵_기린롤

우니:빵이 기린 닮았어! 귀여워 ㅠㅠ

Arose: 바나나가 하나 통으로 들어 가 있어!

우니: 포켓몬 초코롤 빵 맛 나.

김꿀: 너무 예상 가능한 맛인데?

우니: 먹고 죄책감 드는 맛이야.

Arose: 다크 초콜렛 함유량이 높은 것 같아. 씁쓸한 초코 맛이 나.

몽미꾸: 초코덕후는 좋아할 것 같아. 난 이거 너무 좋은데. 호불호 갈릴 거 같아.

세번째 빵_오로라식빵

우니: 색이 곰팡이 같아…

김꿀: 벌레..같기도 하고…

모두: (동시에)오↗~~~

Arose: 이거 봐, 크랜베리도 들어 있어. 베리 때문에 소스 없이 그냥 먹어도 맛있어. 우유랑 먹으면 최고겠다.

김꿀: 갓 나왔을 때 먹으면 진짜 맛있겠다.

우니: 다이어트에 롤보다 해로울 것 같아. 그냥 뜯어먹다가 다 없어질 거 같은데.

언라이크킹: 마음이 어두워지는 맛이다. 겉은 화려한데 뜯어보니 아무 맛도 안 나는, 인생의 비참함을 보여주는 것 같아.

네번째 빵_치아바타

Arose: 20대 피부같이 탱탱해.

몽미꾸: 애기 궁뎅이 같아.

우니: 발효가 잘 돼서 구멍이 많네.장발장이 왜 빵을 훔쳐먹었는지 알 거 같아. 진짜 촉촉하다.

Arose: 덜 구웠나 싶을 정도로!

김꿀: 술떡같아.

몽미꾸: 리코타 치즈랑 먹으면..최강이겠다!!!

먹어본 4개의 빵에 순위를 매기도록 해서 평균을 냈다. 예쁜 롤들도 맛있지만 정직한 빵 맛이 의외로 빵수니들을 사로잡았다.

여친 체험도 했겠다. 다음 훈남 셰프와는 도대체 무엇을 할 것인가..!

Photographer 박현신(wherever___@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