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달 전부터 친구들이 나를 부러워한다

“거긴 공기 좋지? 부럽다.” “사진 보니까 완전 멋있더라. 부러워.” 최근, 시골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주말 숙식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재밌는 일이 생기겠지, 히피처럼 유유자적할 수 있겠지, 같은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았다.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내린 결론은 하나였다.

 

알바는 알바일 뿐, ‘로망’은 개뿔이다. 카페에는 커피 프린스가 없다. 매일 카레를 먹을 수 있어서 했던 음식점 아르바이트는, 거길 그만둔 후에 카레를 싫어하게 됐다. 게스트하우스 알바도 낭만은 게스트의 몫이고 내 몫은 하우스의 노동일 테다.

 

 

– 로망보다는 집안일이 밀려드는 곳

예상은 적중했다. 지금 하는 일은 ‘규모가 엄청난 집안일’이다. 일단 아침에 일어나 전날의 흔적을 지운다. 파티로 어질러진 거실과 마당 치우기. 싱크대에 가득 쌓인 설거지거리를 해치우기. 그 후엔 감자를 찌고 으깨서 손님들이 먹을 아침 수프를 만든다.

 

스태프 방에 가서 한숨 돌린 후, 11시 체크아웃 후에는 대청소를 시작한다. 2층 침대의 침구 커버와 베갯잇을 모두 걷고 빨고 털고, 방과 화장실도 꼼꼼히 쓸고 닦는다. 다시 침구 세팅을 해두는 건 물론이다. 그 후엔 점심을 먹는다. 저녁에 바비큐 파티가 있을 땐 읍내에 장을 보러간다. 새로운 가구 만들기, 그릴 닦기 같은 임무가 생길 수도 있다.

 

 

– 쉬었다 달릴 필요 없이 완전 충전된다는 것

앞에선 게스트하우스에 단 하나의 로망도 없었던 것처럼 말했지만 간절한 바람은 있었다. 서울 탈출! 아침저녁으로 지하철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몸을 부대끼고, 누군가와 어울리기 위해서는 술집에 가야 하는 도시. 주말에 어딘가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지만 내겐 약발이 오래가지 않았다. ‘돌아가고 나선 다시 열심히 해보자!’ 마음을 먹었다가도 금방 방전되기 일쑤였다.

 

어쩌면 금방 힘이 빠져버릴 거란 걸 알았기에 그런 다짐을 더욱 열심히 했는지도 모른다. 다행히 주말마다 여행 아닌 여행을 하는 지금은 완전 충전된 인간에 가까워지고 있다. 급속 충전한 힘을 짜내서 단거리를 달리고, 또 급속 충전해 달리던 지금까지의 생활과 달리, 내 안에서 샘솟는 에너지로 긴 거리를 달릴 수 있을거란 희망도 생겼다.

 

 

– 없었던 식탁이 생긴 덕이다

왜일까? 손님이 없는 시간에 책을 읽으며 힐링했던 시간 때문에? 스태프 방 침대에서 잠을 같이 자는 고양이의 체온 덕인가? 아니면 정말 공기 좋은 시골에 있어서? 곰곰이 따져볼수록 선명해졌다. 식탁 때문이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의 행복한 순간은 대부분 식탁을 둘러싸고 일어났다. 그동안 ‘식탁’은 내게 생소한 말이었다.

 

대학 생활 내내 하숙집에서 살았지만, 늘 아주머니와 말을 맞춰 밥값을 뺐다. 대화가 없는 식탁은 어디까지나 테이블일 뿐, ‘식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저녁쯤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게스트하우스에선 날마다 사람들이 모이는 식탁이 만들어졌다. 놀러온 아주머니가 한 솥 가득 끓인 수제비, 다시 놀러 온 손님이 사 온 회나 빵들을 둘러싸고서. “배부른데, 진짜 배부른데!” 말하면서도 모든 음식을 깨끗이 비울 수 있었던 건, 함께 먹고 싶었단 얘기를 듣는 게 좋았기 때문이다.

 

 

– 배운 것은 ‘식탁 ’을 만드는 법

손님이 없을 때도 산더미 같은 집안일을 마무리하고 나면 다 같이 식탁에 둘러앉는다. 밥을 먹고 간식을 먹고, 때론 에그 인 헬에 맥주도 한 잔 곁들이면서. 고백하자면 서울 탈출을 간절히 원했던 데에는 사람들을 만나는 게 힘들었던 이유도 있었다. 좋아하는 마음과는 별개로 관계에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 끊임없이 말을 하고, 말을 들으면서. 사실은 누군가를 만나 반드시 뭘 하고, 거기서도 결과를 내야 한다는 내 강박관념에 지쳐 있던 거다.

 

바람이 선선한 저녁, 마당에 모여 식탁을 차리고, 신기한 분홍빛 노을이 드리우면 다함께 의자를 돌려 앉아 식사 시간을 염없이 늘린다. 그럴 땐 사람들과 말없이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단 느낌이 든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배운 ‘식탁’ 만드는 법이 앞으로 날 행복하게 할 거란 것도.

 


Photographer_ 강희주

Freelancer_ 공민정 gngmnj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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