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회사 그만두기로 했다. 오늘 부장님한테 말했어”

 

얼마 전에 친한 친구가 퇴사했어. 첫 출근부터 힘들어했으니 차라리 잘 됐다 싶었지. 결단을 내린 기분이 어떻냐는 물음에 친구는 금방 울 것 같은 얼굴로 답했어. 무섭다고.

 

 

하긴 사표 낸 심정은 그런 거였지. 4년 전, 첫 회사에 입사한 뒤, 석 달을 못 채우고 그만둔 날이 떠올랐어. 출근을 안 해도 된다는 홀가분함은 생각보다 크지 않더라. 어떻게 들어온 회산데. 고작 이것도 못 참아 낸 나 자신이 실망스럽고. 앞으로 뭘 해먹고 살아야 할지 막막했어. 용기를 낸 날 밤. 나는 사실 두려웠어.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사했을 때만 해도 잘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문제는 매일 아침 진행하는 아이템 회의에서 시작됐어. 브레인스토밍 수준의 가벼운 회의였는데, 난 대단한 프레젠테이션이나 하는 양 대본까지 만들어서 준비해 가곤 했어. 그런데 회의실에만 들어가면 이상하게 주눅이 드는 거야. 선배들의 실망한 눈초리가 견디기 힘들고, 그럴수록 실수는 잦아졌어. 악순환이었지. 급기야 막판에는 회의가 무서워서 회사 가기가 싫더라.

 

 

왜 <쇼미더머니>나 <언프리티랩스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좀처럼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서 안타까운 참가자들이 있잖아. “이번엔 진짜 뭔가 보여 줘야 한다”고 결심만 하다가, 끝까지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탈락하는 애들. 그게 나였어.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출근하기 무서워서 울었어.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도 눈물이 뚝뚝 떨어지던 날. 난 뭔가에 홀린 것처럼 사표를 냈어.

 

사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그때 처음 한 건 아니야. 내내 힘들었는데, 여기서 낙오해 버리면 영영 표류하게 될까 봐 꾹꾹 참았던 거지. 백수가 되면 적어도 석 달은 신나게 놀려고 했었는데. 막상 시간만 많아지니 당황스럽더라. 친구들은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매일 씩씩하게 자기 일을 해 나가는데… 나만 뒤처지는 기분. 그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꾸역꾸역 새 직장을 알아봤어. 근데 있지, 어차피 떨어질 자기소개서 쓰는 거. 꼭 파도를 거슬러 수영하려는 것처럼 무의미하지 않아?

 

 

그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건, 누구도 나를 다그치지 않은 덕분이야. 사표를 냈다고 했을 때 가장 의외의 반응을 보였던 건 아빠였어. 우리 아빠로 말할 것 같으면 가부장 중의 가부장. 고지식하기가 흥선대원군 버금가는 분이셔. 나는 아빠가 퇴사 소식 듣고 화를 낼 줄 알았어. 그따위로 참을성 없이 살 거면 다 때려 치우라고. 차마 맨정신으론 전화할 용기가 안 나서 술까지 마셨다니까?

 

“여보세요”
휴대폰 너머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를 듣자마자 울컥하더라. 난 거의 울면서 말했어.
“아빠 나 회사 그만뒀어. 미안해… 근데 너무 힘들어서 더 못하겠어”

그때 아빠가 20년 넘게 들어 본 적도 없는 다정한 목소리로 말하는거야.
“…그래 잘했다. 주말에 집으로 와라”

 

잘했다. 사실 벼랑에서 떨어진 사람한테 해줄 수 있는 말이 그것 말고 뭐가 있겠어. 이미 손을 놓아 버린 사람한테 “조금만 더 버티지…”라고 말해 뭐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무조건적인 응원뿐이야. 그 응원이 차곡차곡 쌓여야, 땅에 발이 닿지 않는 구덩이 속에서 스스로 걸어 나올 수 있다고. 내가 우리 아빠의 응원을 딛고 여기로 올라온 것처럼.

 

나는 친구가 스스로 구덩이에서 나오는 그 순간까지 말해 줄 거야. 잘했다고. 잘 될 거라고. 야 인생 뭐 있냐. 그깟 회사 포기할 수도 있지. 괜찮아. 우리 아직 망하지 않았어.

 

 

+사족이지만, 내 주변을 보니 첫 직장에서 도망친 사람들… 다들 잘만 살고 있더라. 먼저 ‘글 쓰는 일은 저와 맞지 않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던 나는 두 번째 직장인 대학내일에서 삼년째 글을 쓰고 있고. 퇴사 후 일년 넘게 취직이 되지 않아 절망하던 친구는, 지금 유명한 영화 잡지의 기자가 됐어. 그뿐인가 우리 팀장님도, 내가 제일 존경하는 선배도 첫 직장에서 실패했어.

 

회사 다니는 것도 어찌 보면 연애랑 비슷한 것 같아. 첫사랑에 실패했다고 그 사람이 영원히 혼자 늙어 죽으라는 법은 없어.

 


illustrator liz


아웃 캠퍼스를 아직도 모른다고?

대외활동부터 문화생활까지. 꿀팁 저장소


뇌과학자가 말하는 작심삼일 극복법 5

당신의 포기를 포기시켜라!

 

표지모델! 가톨릭대 의류학 14 소유정

2017년에는 프로 모델로서의 꿈을 이뤄 나가고 싶어요.

 

올 방학에도 놀고 있는 방학 폐인을 위한 대외활동 BEST 4

 
시리즈신여성의 화장대

미니소 핵저렴한 뷰티템 10

여기 땅 파서 장사하나봐..

 

뜻밖의 아이템이 당신을 청년 실업에서 구원한다

굴러다니던 물건 의문의 1승!

 

공유 숨결 남아있는 <도깨비> 인천 촬영지 투어

은탁이네 집 골목부터 서점까지. 혹시 걷다 보면 도깨비 만날 수 있나요?

 

[알바 후기] 1편 지옥의 화장품 로드샵 알바

쥐꼬리만큼 벌어 신상 사는데, 다 씀…

 

혼술에 제격! 편의점 안주로 나만의 이자카야 만들기

14600원에 내 방에 이자카야 소환!

 

방학이 되니까 부모님과 매일 싸워요

떨어져 있을 때는 애틋했는데, 3일 만에 원수지간

 
시리즈신여성의 화장대

갖지 못해 더 갖고 싶은 부내 풀풀 화장품

로또 되면 꼭 살거야!

 
시리즈 로즈뷰티

어디서도 보지 못한 친절하고 정직한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