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자던 사람도 벌떡 일으키는 맛

 

Item 투고샐러드 그릴드허브 닭가슴살샐러드

몇 달 전 성신여대 근처로 집을 옮기면서 발견한 샐러드 가게. 이곳에선 주문과 동시에 샐러드를 바로 만든다. 메뉴는 보통 3500원에서 6500원 사이. 나는 그릴드허브닭가슴살샐러드를 자주 주문한다. 닭가슴살의 양은 한 끼 대용으로 만족스럽고, 소스와의 궁합도 좋다.

 

 

손님들의 주문과 동시에 오픈키친은 바빠진다. 달군 그릴에 올라가는 식재료는 메뉴에 따라 다르다. 닭가슴살, 새우, 돼지 목살처럼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재료들이 ‘그릴’ 인장을 찍어가며 지글지글 익어간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점! 주문을 하면 내가 싱싱한 채소를 골라 담을 수 있다.

 

 

상추와 청경채와 쑥갓 등 매일매일 다른 채소가 준비된다. 먹고 싶은 만큼 그릇에 담아 직원에게 건네면, 양배추와 삶은 달걀을 송송 썰어 얹고 치즈를 뿌려 완성시켜준다. 바로바로 만드는 통에 기다리는 시간은 오래지만, 뚜껑을 열었을 때 만족하지 않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사실은, 이거 먹으려고 빨리 일어난 적도 있으니까.

 

 

Editor_ 조아라 ahrajo@univ.me


아침에 먹으면 0칼로리

 

Item 몽쉘 초코 바나나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가 흘러나오는 광고 덕분인지 초코파이는 가장 대중적인 간식이었다. 부모님도 덜 달(아 보이)고, 포만감 드(는 것처럼 느껴지)는 초코파이를 꽤 자주 장바구니에 담아 오셨다. 그러나 당시 나는 속에 든 마시멜로 때문에 한두 개 먹으면 금방 물리는 초코파이보다 오예스를 더 좋아했다. 촉촉한 빵과 안에 든 초코크림의 조합은 매혹적이었다.

 

부모님의 취향이 초코파이였기에 오예스를 자주 먹진 못했지만. 몽쉘에 맛을 들인 건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다. 한없이 부드러운 몽쉘을 먹고 보니 초코파이와 오예스는 텁텁하게 느껴졌다. 눈 뜨자마자 수업 가기도 바쁠 때, 몽쉘은 아침 식사대용으로 훌륭했다. 달달하고 부드러운 게 입에 들어가야 졸리고 지루한 오전 수업을 견딜 수 있었다.

 

항상 문제는 칼로리다. 몽쉘을 입에 달고 살 던 그해, 한 학기만에 7kg이 불었다. 충격을 금치 못하고 몽쉘을 끊었다. 그 후로 한동안 초코파이, 오예스, 몽쉘 셋 다 즐겨먹지 않았었다. 그러다 몇 달 전 ‘바나나’ 열풍이 불었을 때 오랜만에 세 종류를 모두 먹어보았는데… 셋 다 맛있다! 바나나는 초콜릿의 맛을 크게 해치지도 않았고 동시에 새로웠다.

 

그 중에서도 내 선택은 역시 몽쉘.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여전했다. 칼로리가 걱정되긴 하지만, 아침에만 먹는 건 괜찮지 않을까? 아침에 먹으면 0칼로리 아닌가

 

Editor_ 기명균 kikiki@univ.me


킨포크 라이프의 시작

 

Item 토마토 주스

사람에겐 언제나 현실과 이상이 있다. 그 이상을 결국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이들도 있지만, 나는 그런 종류의 인간이 아니다. 나는, 엉망이 된 책상을 쳐다만 보면서 「킨포크」에 나오는 집을 꿈꾸는 인간이다. 그들의 집은 어떻게 그렇게 모던하면서도 자연 친화적이고, 시리얼 하나를 먹어도 어쩜 그리 예쁘게 먹는지.

 

그래도 가끔은 생산적인 생각을 한다. 지금 당장 저렇게 해가 잘 드는 집에서 살 순 없지만, 비싸고 예쁜 그릇으로 풀 세팅을 할 순 없지만…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할 순 있잖아! 그래, 아침에 생과일을 갈아 먹고 나오자. 바나나는 속 쓰리고 고구마는 손이 많이 가니까 토마토가 좋겠어. 씻고 썰고 갈아버리면 그만이니까!

 

건강한 맛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면 회사 가는 길도 즐거워질 거야. 여기가 막 포틀랜드 같고 말이야. 몇 년 전 엄마가 보내준 믹서를 내놓은 채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헐레벌떡 뛰어나오느라 토마토 주스는커녕 냉장고에 넣어놓은 토마토는 구경도 못 했다는 이야기. 아, 기약 없는 킨포크 라이프의 시작…. 내일은 꼭 포틀랜드의 아침을 맞이해야지.

 

Editor_ 김슬 dew@univ.me


600원이라는 사치

Item 이삭토스트 스테이크햄 vip 토스트

나는 프로통학러다. 버스와 지하철, 다시 버스를 오가며 왕복 4시간을 부지런히 도로에 갖다버리는. 1교시를 들으려면 최소 새벽 5시 반에는 일어나야 한다. 남들보다 먼저 하루를 시작한다고 해서 뿌듯해지거나 상쾌해지지 않는다. 남들보다 먼저 지치고 더 빠른 속도로 못생겨질 뿐. 거부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에 조금이라도 저항하려면 일단 먹어야 한다.

 

지하철로 갈아타는 길목에 있는 ‘이삭토스트’에 들러 소소한 사치를 부리는 게 나만의 저항법이다. 햄치즈가 진리라는 걸 알지만 시선은 ‘스테이크’와 ‘vip’로 장식된 메뉴 앞에서 멈춘다. 스테이크라 해봤자 인스턴트 너비아니 맛이난다는 걸 안다. 그래도 기꺼이 vip가 붙은 토스트를 주문한다. 6000원도 아니고 600원만으로 특별한 대접을 받는 듯한 기분을 낼 수 있다니, 합리적인 저항법이지 않은가.

 

공들여 바른 립스틱이 토스트와 함께 야금야금 사라질 동안 뱃속은 조금씩 훈훈해진다. 어쩌면 내가 600원으로 샀던 건 너비아니 맛이나는 가짜 스테이크 햄이 아니라, 누구도 관심 가져주지 않는 나의 소중한 하루에게 건네는 응원이었을지도.

 

Intern 이연재 jae@univ.me


짜면 어때 맛있잖아

 

Item 스팸

엄마의 등짝 스파이크에 굴복해 억지로 일어나 먹는 아침밥이 맛있을 리 없다. 밤새 다물고 있던 입은 텁텁함으로 가득 찼고, 혀의 감각은 맛을 느끼는 법을 잊었다. 그냥 엄마가 주니깐, 이걸 먹고 나가야 오전에 배고프지 않으니깐, 억지로 밀어 넣는 것뿐이다. 그렇게 생존을 위해 먹는 아침밥이지만 식탁 위에 스팸이 차려져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타기 직전까지 노릇노릇 구운 스팸과 반숙 계란 프라이의 조합 앞에선 “입맛이 없어서…”라는 핑계가 통하지 않는다. 비몽사몽 정신에 그저 넋 놓고 숟가락과 젓가락을 휘저을 뿐이다. 밥 위에 얹어서 먹어도 맛있고, 한 입 베어 문 후 짭짤함이 가시기 전에 냉큼 밥 한 술 입에 넣어도 맛있다.

 

혹자는 스팸 한 조각에 나트륨 함량이 어떻고, 칼로리가 어떻고 하지만 다 필요 없다. 이 분홍 빛깔 햄 조각 하나면 하루의 시작이 즐거운데 그깟 게 무슨 상관인가. 가기 싫은 학교 억지로 가는데 아침밥이라도 내 멋대로 먹어야지. 어차피 지루할 하루라면 시작이라도 행복해야 한다.

 

Editor_ 이민석 min@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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