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나름의 여행 공식이 있다. 바로 개강 첫 주에 여행을 떠나는 것. 성수기를 막 벗어나 항공권이나 숙소가 확실히 저렴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7~8월엔 어딜 가나 사람이 많아 여행을 가도 부대끼게 되는데, 9월 첫 주에는 직장인들도 휴가가 끝나고 학생들도 개강을 해서 매우 한산하다. 더위도 한풀 꺾인 상태라 하루 종일 돌아다니기에도 좋고.
학교는 안 가느냐고? 요즘엔 학교 커뮤니티가 발달해서 이전 강의에 대한 평가와 교수님에 대한 정보를 OT에 가지 않고도 얻을 수 있지 않은가. 수강 신청할 때 최대한 반영해서 시간표를 만들고 개강 첫 주에는 마지막 휴가를 즐기고 싶다. 이번엔 일본에 갈 생각이다.
방학 때 검색해보니 30만원이 넘었던 비행기 티켓이 9월 첫 주엔 역시나 20만원대로 떨어져 있더라! 그렇게 여행을 다녀오면 ‘많이 논 만큼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마음도 절로 생기곤 한다.
OT는 말 그대로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하는 오리엔테이션일 뿐! 그냥 방학 동안 잘 살아 있었는지 생존 신고하는 시간이랄까? 수강 정정 기간이기도 해서 OT 때 같이 수업 듣는 이들의 얼굴을 익혀놔도 막상 첫 수업 땐 모르는 얼굴들이 가득하다. 교수님도 그런 상황을 잘 아시기 때문에 교재부터 시작해 알아야 할 것들을 다시 설명해주시는 경우가 대부분.
그러니 굳이 학교에 가기보단 나만의 자유 시간을 만끽하는 데 집중한다. 시험 기간엔 숨 쉬 는 것조차 재밌는 것처럼 개강을 하면 학교 가는 것 빼고 뭘 해도 재밌으니까. 이번 학기는 특히 빡센(!) 3개월이 될 것 같으니 침대에 누워 가만히 천장을 들여다보고 있을 예정이다. 미래의 나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조금만 버티자. 3개월 뒤엔 또 방학이야….
지난 학기의 일이다. 개강 첫날 내 기분은 금방이라도 폭우가 쏟아질 것 같았다. 한 과목을 제외한 나머지 네 과목을 하…나…도 성공하지 못 했으니까. 결국 체념하고 얼추 몇 과목을 채워 넣은 후 만족하며 학교를 다니려고 했다. 정말 듣고 싶었던 한 과목에 미련이 남았지만, 인기가 많아 빠지는 사람이 거의 없는 수업이라 자포자기 상태였다.
가장 마음에 안 드는 수업만 친구에게 드롭을 부탁하고, 야간 수업 OT에 들어갔는데 이게 웬걸…. 글쎄, 친구가 방금 그 수업 잔여석에 ‘1’이 떴다는 거 아닌가!
나는 수업 중에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질렀고, 친구의 은혜로운 클릭으로 그나마 괜찮은 시간표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수강 신청 때 죽 쑨 시간표, 정정 기간에 부활시키는 그 쾌감이란…. 그 과목 A+ 받았다는 건 안 비밀!
OT, 오(O)지 않으면 너만 털(T)린다의 약자. 개강 첫 주야말로 이번 학기의 흥망을 운명 지을 5일이다. 수강신청 올클에 성공했을지라도 완벽한 한 학기를 위해서는 반드시 OT에 들어가 야 한다.
어떤 변수가 내 앞길을 막을지 모르기 때문. 강의실을 스캔해보니 포스 낭낭한 고학년들이 가득하다든가, 나만 빼고 모두가 교수님의 애제자라든가…. 직접 수업에 들어가봐 야 강의계획서에선 보이지 않던 ‘빅똥’을 거를 수 있다.
3학년 1학기 때, 인기 많은 교양 수업에 운 좋게 들어간 적이 있다. 분명 강의계획서 어디에도 팀플이 없었는데, 교수님은 태연하게 OT날 팀플을 부활시켰다. 혼돈의 카오스 가운데, 교수님은 강의를 듣지 않을 예정이라면 지금 나가도 좋다고 하셨다. 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박차고 나가 곧바로 그 아이를 놔주었다.
그리고 그 결정은 나의 캠퍼스 라이프 중 신의 한 수 탑 3에 꼽히게 되는데…. 운이 없으면 첫 주 부터 풀 강의를 듣게 될 수도 있다. 도망치지 말라. 그것이 당신 앞에 드리워질 진짜 미래다. 좋은 시절 다 끝났어! 그냥 받아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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