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경험을 통하여 단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예를 들어 여행 전에는 여행이라는 단어에 ‘기대감’이라는 의미가 있었다면, 여행하고 난 뒤에는 ‘아련함’이라는 의미가 생기는 것처럼.

 

자기소개서를 쓰기 전까지, ‘일관성’이란 단어는 내게 특별한 의미가 아니었다. 하지만 자기소개서는 반드시 일관성 있게 써야 한다. 그것은 규칙이다. 그러다 보니 자기소개서를 쓰는 과정에서 나에게 ‘일관성 없는 것=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생겨버렸다.

 

사실 일관성이 없는 것은 일상에서 너무나도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일관성 없이 말을 하면 논리적이지 않다거나 이중적이라는 비판을 듣게 된다. 한 아이를 좋아한다고 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실 그 아이를 싫어한다고 한다면, 일관성이 없다는 쓴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정말로 어느 날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그 아이가 싫어졌다면 예전에는 좋았는데 지금은 꼴도 보기 싫어졌다면. 아니, 사실 예전에도 어떤 한 단면만을 보고 그냥 좋다고 두루뭉술하게 얘기했다면. 그도 아니라 한 60% 정도 좋아하긴 하는데 40%정도는 싫은 상태였다가 호감도가 역전된 것뿐이라면?

 

일관성 있게 싫어한다거나 좋아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지 않나? 나는 웹툰을 정말 좋아하지만, 비효율적인 것은 싫다. 나는 그림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보다 글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책보다 웹툰을 더 많이 본다. 왜냐, 웹툰이 더 좋으니까.

 

하지만 비효율적인 것은 여전히 싫다. 이런 나는 모순된 걸까? 일관성이 없는 걸까? 이중적인 걸?까 비논리적인 주장일까? 거짓말을 하는 것과 다름없는 것일까?

 

 

어느 날 갑자기 친구가 나의 장점을 물었다. 그런데 뭐라 콕 집어 말할 수가 없었다. 이해심이 많다라고 하려다가, 문득 나를 한 단어로 표현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한테는 이해심이 발휘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장점이라 할 수 없고, 참을성이 있다고 하기엔 억울한 상황은 참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서 장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일관적인 게 이토록 어렵다. 아니, 모든 상황에 일관적인 것이 가능하긴 할까?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고 대부분의 것들이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일관성은 그저 이론적으로나 가능하지 않을까?

 

하지만 일관성이라는 단어에는 이미 ‘긍정’의 의미가, 일관적이지 않는 것에 ‘부정’의 의미가 짙게 들어 있다. 그리하여 이 글은 아마도 일관적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변명 정도가 될 것이다. 물론 일관적인 것에 회의를 갖고 있으면서도 일관적으로 자기소개서를 쓰려 애쓰는 나를 위한 변명이기도 하다.

 

덧붙이자면, 경험에 의해 부여된 단어의 의미는 경험에 따라 또다시 의미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고등학생 때는 ‘대학’이 환상 속에 존재하는 긍정적인 의미였다면, 대학 입학 후에 ‘대학’이란 단어는 찌들어가는 나의 삶을 의미하게 된 것처럼.

 

아마도 나중에 나에게 ‘일관적’이란 단어의 뜻도 바뀔 것이다. 왜냐면 난 일관적이지 못한 사람이니까!


Who

임수진은? 글쓰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 20대라면 누구나, 칼럼 기고나 문의는 ahrajo@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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