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갑자기 만나게 된 걸까, 아니면 정해져 있던 만남이었을까.

 

지난 봄, 네가 일하던 가게로 혼자 밥을 먹으러 간 나를, 너는 발견했다. 가게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짜증이 나 있었던 너는 내게도 퉁명스럽게 대했다. 내게 무뚝뚝하게 대하는 종업원을 금세 잊었다. 봄이 가고 여름이 왔다. 우리는 무더운 여름에 다시 재회했다. 네가 그 가게를 그만두고, 내가 일하는 가게로 온 것이다.

 

나는 당연히 너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저 가게에서 몇 안 되는 동갑 친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나는 너에게 큰 동질감을 느꼈다. 우연히 휴식 시간이 겹쳐 같이 식사를 하게 되었을 때, 나는 너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자 너는 나 에게 지난 봄 우리의 만남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진심으로 놀랐다. 기억을 되짚어 보니 그때 그 퉁명스러웠던 종업원과 너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우리는 그날 한참을 웃었다.

 

하지만 그렇게 말을 트고 난 뒤에도 우리는 그저 같이 일하는 동료일 뿐이었다. 그렇게 동료로 지내다가, 내게 평생 ‘흑역사’로 남을 그 술자리에서 우리는 처음으로 같이 술을 마셨다. 물론 단둘이 만난 건 아니었다. 새벽 2시까지 연장근무를 하고 몹시 지친 나는 술이 한잔하고 싶어 네가 있다는 그 술자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너에게 관심이 있었다.

 

 

사복 차림으로 처음 만난 사석에서 너는 나를 두근거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나는 너와 술을 마신다는 생각에 들떠 소주를 급하게 들이켜고는 말을 놓자며 악수를 건넸다. 너는 당황스러워했지만 웃으며 받아줬고 우리는 그날말을 놓았다. 그날따라 몹시 흥분을 했던 나는 소주를 연거푸 들이켰고 빠르게 취해버렸다. 너와 제대로 얘기를 나누지는 못하고 나는 같이 마시던 동료의 집으로 옮겨졌고 우리도 그렇게 헤어졌다.

 

다음 날, 동료에게서 너의 전화번호를 알아낸나는 곧장 메시지를 보냈다. 나를 아는 형으로 착각한 너는 나에게 ‘형’이라고 답장을 보냈고 우리는 그렇게 메시지를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 나는 그동안 많은 남자들과 대화를 해봤지만 너만큼 성실하게 대답해 주는 남자는 없었다. 너는 여자를 쉽게 대하지 않았고 그 점이 나를 참 설레게 했다. 너와 함께한다면 공주가 되는 것도 가능할 것 같았다. 너는 자상했다. 그 독특한 목소리로 나를 걱정해줄 때면 나는 온몸이 녹는 것 같았다.

 

나는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데 꿈이 가수인 너와 함께 노래를 부를 때면 나는 참 행복해졌다. 너는 생각보다 달콤했고 생각보다 소심한 구석이 있었고 생각보다 평범했다. 너는 만날 때마다 참 색달랐다. 개성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평범해서 지겨운 나보다 더 평범했다. 그렇지만 너는 참 좋은 사람이다. 내가 너를 좋아하는 이유가 나를 좋아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그건 너라는 사람을 진정으로 알고 좋아하는 게 아닌 것일까. 너는 내가 예뻐서 좋다고 했고 지금은 네게 콩깍지가 씌었다고 말한다. 너의 눈에 내가 예뻐 보이는 것도 콩깍지인데 말이다.

 

너는 나를 나답게 해준다. 나는 표현하는 것을 참 좋아하는 사람인데 내가 표현하는 데 있어 자유롭게 해준다. 너도 그만큼 표현해주기 때문이다. 나는 사랑에 상처가 많아서 사실 지금도 조금 두렵다. 네가 두렵다고 하는 것보다 어쩌면 훨씬 더 두려울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너를 후회 없이 사랑할 것이다. 아낌없이, 남김없이 너에게 표현할 것이다.


Who

 

정지수는? 한여름밤의 꿈.

 

  • 20대라면 누구나, 칼럼 기고나 문의는 ahrajo@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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