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썰 :
오성무의 이승탈출 넘버원
솔직히 까놓고 말해보자. ‘W’에서 제일 짠 내 나는 캐릭터, 나는 오성무라고 생각한다. 아니, 웹툰 좀 그렸을 뿐인데 이 정도로 고통받아야 하나? 많은 이들이 강철에게 내뱉은 설정값 드립에 분노했지만, 오성무의 공포는 당연하다.
자기가 만든 만화 캐릭터가 제 맘대로 움직이며 등골을 서늘하게 하고, 귀한 딸내미까지 만화 속으로 잡아가 여주인공으로 만들어 버렸는데 당연히 무섭지. 죄가 있다면 진범을 너무 나이브하게 설정했다는 점인데, 그래도 그렇지. 캐릭터에게 총 맞아, 얼굴 빼앗겨, 자기 손으로 딸에게 총 쏴, 만화 속으로 소환돼 정신병원에 갇혀….
설정 좀 게으르게 했다고 이런 일을 당하면 세상에 살아남는 작가 몇이나 있겠나. 진범에게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한 것도 정당 방위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선 아무 말이나 주워섬겨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설마 말한 대로 다 지켜야 할 줄이야.
그렇게 따지면 맨날 다이어트 1일만 하는 내 얼굴은 진작 사라졌어야 옳다. 공약 이행 1도 안 하는 분들은 어떻고? (판사님, 전 주어를 말하 지 않았습니다.) 요즘엔 그런 생각마저 든다. 곧 죽어도 맥락을 챙기는 강철은 시청자의 은유고, 오성무에게 내려진 형벌은 태만한 전개로 보는 사람 짜증나게 했던 작가들에 대한 일침 같은 걸까….
그래도 작가님. 이혼하고 그림만 그리는 아저씨한테 너무 박하게 굴지 맙시다. 흑흑. 오성무 해피엔딩 소취!
두번째 썰 :
현실 세계의 유일한 장점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2D세계지만, 딱 하나 현실이 만화보다 좋은 점이 있다. 만화에선 각 캐릭터에게 주어진 역할이 있다. 맡은 바를 제대로 못 하거나 쓸모가 없어지면 소멸하는 게 순리다.
강철과 이어지도록 설정된 여주인공 소희는 하늘에서 뚝 떨어 진 연주에게 그를 인터셉트 당한 후, 영영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더 기가 막힌 건 강철이 난 네가 영원히 필요하다고 말하자 투명해졌던 몸이 다시 돌아오는 장면이다. 존재 여부가 오로지 주인공에 의해 결정 되는 가혹한 2D 세계. 맡은 역할의 설정값을 벗어나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죽였다는 누명을 쓴 강철은 주인공 자격을 박탈당하려는 듯 손이 없어질 것처럼 깜빡거렸고, 진범과 같은 얼굴로 강철을 도운 오성무 역시 마찬가지였다. 강철이야 웹툰 안에서나 밖에서나 주인공이라지만, 평범한 우리는 어디서도 주인공이 아닌 시간이 더 많다.
하지만 별 기능을 못 한다는 이유로 소멸하진 않는다. 일 못 하는 월급 루팡 소리를 들어도, 알아주는 직업을 가지지 않아도, 태어나 가장 좋아한 사람에게 차여도 나로서 존재할 수 있다. 스스로가 초라해 사라져버리고 싶은 순간도 있지만, 그 자리를 벗어나 내 방으로 돌아오면 좀 괜찮아진다.
내 인생은 늘 나의 시점에서 쓰이고, 그 세계에서 주인공은 나니까. 그러니까, 안에서 안 태어난 게 천만다행이다. 거기선 왠지 행인 15 정도일 것 같으니까.
세번째 썰 :
오성무의 태블릿이 진짜 있다면?
연주가 자살한 강철을 태블릿으로 그려 살려내는 장면을 보며 밥 아저씨가 떠올랐다. 이종석쯤이야, 참 쉽죠? 의사지 만 웹툰 따위 껌이고요? 몇 년째 어시스트하는 수봉이도 배경밖에 못 그려봤는데…. 아버지에게 빙의된 듯 고퀄 그림 을 쏟아내는 연주를 보며 궁금해졌다.
만약 당신 손에 오성무의 태블릿이 들어온다면 뭘 그릴 것인가. 나는 우선 커다란 부지를 그릴 거다. 창이 커다란 이층집을 그리고, 잡지 「킨포크」의 사진을 참고해 내부를 꾸민다. 칼바람 나오는 에어컨도 꼭 한 대 놓고(올여름 더위 먹은 자의 다짐).
부모님도 그리고, 친구들도 그리고, 우리 고양이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종석도 그려야지. 그런데… 어째 이상하다. 난 분명 이종석을 그렸는데 이 졸라맨은 뭐지? 말로만 듣던 작화 붕…괴?
이 얼굴이 만화 세계에서 돌아다닐 생각을 하니 되게 무섭잖아. 아무리 신묘한 태블릿이라도 그리는 사람이 곰손이면 졸라맨을 내뱉을 수밖에. 박수봉 씨, 물건 이리로 보내요. 오늘부터 미술학원 다닐 테니까.
PS +
강철이 매회 친절하게 세계관을 구구절절 안내해주는 이유. <나인> 마지막 화를 보고 말을 잇지 못했던 시청자들을 위한 갓재정의 배려가 아닐까. (feat.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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