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죽으라는 거야? 

<프리티 리틀 라이어스 >

 

 

미모의 여고생들, 친구의 실종, 그리고 1년 뒤에 온 문자…. 10대들의 연애와 우정, 배신에 미스테리까지, 이 드라마는 눈길을 끌 요소를 모두 갖췄다. 진정한 개족보가 무엇인지를 보여줬던 <가십걸>의 작가진이 이 드라마를 썼다고 하니, 이쯤 되면 재미없기도 쉽지 않다.

 

나도 처음엔 이 드라마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미국의 어느 마을의 고등학교에서 우정을 쌓던 여자 친구들 5명. 하지만 그중에서도 여왕벌이었던 앨리슨이 실종되고, 남은 친구들에겐 “너네, 앨리슨이 죽던 날 어디에 있었어?”라는 익명의 괴롭힘 문자가 오기 시작한다.

 

카톡도, 라인도, 왓츠앱도 아닌 문자메시지로 아이들을 미치게 만드는 ‘A’는 누구일까? 남겨진 소녀들의 ‘A’를 찾아가는 험난한 여정이 흥미롭다. 다만, 시즌1 부터 4까지는 그럭저럭 볼만했는데. 점점 산으로 가는 스토리는 어쩔 거냐….

 

그런데도 시즌 7까지 나온 걸 보면, 나처럼 정 때문에 보는 사람이 많은가보다. 시즌 1~3이 가장 재밌었던 이 드라마, 꼭 보기 바란다. 그러면 나처럼 울며 겨자 먹기로 끝까지 보게 될 테니.

 

Editor 조아라 ahrajo@univ.me


 

뉴스에서는 볼 수 없었던 

<The West Wing>

 

 

정치가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한다’는 건 교과서에서나 존재하는 일이다. 우리가 보는 뉴스 속 ‘정치’는 학교에서 배운 것과 딴판이다. 국민에게 인간다운 삶이 무엇일지 그들이 고민하긴 해? 상호 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건 정치판의 철 지난 지역주의 아냐?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획일적인 사회 질서를 강요하고 있지 않나?

 

‘정치 혐오’는 정해진 수순이다. 이제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재미도 없고 멋도 없으니 무관심할 수밖에. 우린 무관심하고 ‘정치는 중요한 것이니 관심 가져 달라’는 정치인들의 요구는 무책임하다. 명절엔 또 친척들이 모여서 재미없는 정치 얘기로 아까운 연휴를 낭비했다고….

 

여러모로 백해무익한 현실 정치 대신 판타지에 몸을 담그자. <웨스트 윙>은 백악관을 배경으로 하는 정치 드라마다. 미국의 현실을 반영하는 듯하지만 사실은 판타지다.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정부 관계자라니, 말도 안 돼! 정치가 재밌다니, 말도 안 돼! 작가 아론 소킨은 말도 안 되는 일을 말이 되게 만들었다.

 

심지어 총 일곱 시즌을 정주행하다 보면 특정 캐릭터의 ‘빠’가 된다. 나는 공보수석 토비가 좋았다. 문장 하나에 집착 하는 모습이 괴팍하지만 섹시했고 나중엔 벗겨진 머리마저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정부 관계자를 상대로 ‘팬질’을 하다니, 이게 말이 돼? 역시 판타지야.

 

Editor 기명균 kikiki@univ.me


 

맛있으면 벗는 거야!?

<식극의 소마>

 

 

요리를 주제로 하는 콘텐츠를 좋아한다. 잡지나 책은 물론이고 드라마, 영화, 예능 프로그램까지. 돌이켜보면 그 시작에는 요리 만화 『초밥왕』이 있었다. 듣도 보도 못한 생선들보다 심사위원들의 기발한 맛 표현에 어린 마음이 흔들렸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애니메이션 <식극의 소마>에서 어른 마음도 흔들어버리는 맛 묘사 를 만났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아버지와 함께 대중식당 ‘유키히라’를 꾸려가며 요리를 하던 중학생 소마가 엘리트 요리사들만 모인다는 토오츠키 요리학원에 편입하게 된다. 그 안에서 경쟁하고 요리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맛있는 요리 앞에서, 사람들은 표정이 야릇해지며 옷은 풀어헤쳐 진다. 요리의 재료들이 옷을 대신해 그들의 몸을 감싸기도 한다.

 

19금 맛 표현이 처음엔 어이없어서 웃었고, 지금은 신박해서 웃는다. 엘리트들의 요란하고 고급진 요리들에 눈이 휘둥그레지기도 하지만, 결국 마음을 끄는 건 소마의 다정한 대중 요리. 시청 후에 정신적 허기에 시달릴 수 있으니 식사 전에 보는 걸 추천한다.(추신: 다들 중학생이라는데 몸매가 왜… 가슴이 왜…)

 

Editor in chief 전아론 aron@univ.me


 

어디 어디 붙을래

<왕좌의 게임>

 

 

세상에 편 갈라 싸우는 것만큼 재밌는 게 또 있을까. 정확히 말하면, 편 갈라 싸우는 걸 구경하는 재미. < 왕좌의 게임>은 반란으로 ‘미친 왕’을 끌어내린 로버트 바라테온 1세가 서거한 후, 내로라하는 가문들이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치고받고 싸우는 이야기다. 땅 덩어리가 어마어마하게 큰 만큼 다양한 가문들이 등 장하는데, 특징이 모두 달라 이상형(?) 월드컵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북부의 수호자 스타크, 300년간 킹 스랜딩을 통치했던 순혈 귀족 타르가르옌, 절대 빚을 잊지 않는 라니스터, 강철군도의 그레이조이 등등…. 그들이 부딪치는 과정에서 가문의 몰락은 예사요, 권모술수 가득한 판에 피까지 팍팍 튀어 정신이 혼미해 진다. 재밌는 건, 좋아하는 가문이 수세에 몰리면 내가 화살에 맞은 것도 아닌데 몸과 마음이 막 아프다 는 사실.

 

마음에 안 들었던 가문이 망하면 광대가 절로 올라가고 말이다. 편 갈라 싸우는 걸 구경하는 재미 중의 최고봉은, 한 팀을 콕 찍어 응원하는 것 아니 겠는가. 당신의 최애 가문은 누구인가.

 

PS. 호그와트에 입학해 그리핀도르에 배정받는 게 꿈이었던 나는 스타크를 좋아한다.

 

Editor 김슬 dew@univ.me


 

전 세계와 맞짱 뜬 통큰 마약왕의 삶

<나르코스>

 

 

구속 영장을 철회하라며 항공기까지 폭발시킨 콜롬비아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실화를 담은 드라마다. 이 사람은 정말 어마어마하다. 범죄자라는 타이틀만 아니었으면 자기계발서 주인공이 딱일 정도. 콜롬비아 가난한 마을에서 태어나 마약 상인의 길로 들어선다. 마약 중독 시장이 커질 것이란 현명한(?) 판단으로, 가내수공업 수준이던 마약 제조를 공장 규모로 키운다.

 

유통의 중요성을 깨닫고 미국행 마약 밀수 루트를 개발하고 독점한다. 아메리카 대륙 마약 시장을 좌지우지하며 번 돈이 알려진 것만 약 35조원. 빈민들에게 돈을 퍼주며 인기를 끌고, 국회의원에까지 당선된다. 하지만 범죄 행각이 들통나며 콜롬비아 정부와 미국 정부 양쪽과 전면전을 벌이게 되는데. ‘이게 실제 사실이란 말이야?’ 드라마를 보면서 충격에 충격을 거듭했다. 검색해보면 전부 사실이다.

 

드라마의 재미는 일정 부분 파블로 에스코바르라는 인물의 자극적 스토리에 기대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드라마는 에스코바르의 얼굴 앞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성공하겠다는 의지 하나로 몰아붙이는 과정에서 가족, 친구 모든 걸 망가뜨리는 에스코바르. 반성하기는커녕 더욱 폭압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화면 건너편에서 우리가 보게 되는 건 잘못을 알면서도 인정하지 못하는 졸장부의 얼굴이다.

 

9월 2일 시즌2도 개봉했다. 세상에서 가장 통 큰 범죄자인 동시에 졸장부였던 마약왕의 이야기를 즐기시도록.

 

Editor 이정섭 munchi@univ.me


 

Editor 김신지 summer@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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