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에서 좌판을 깔고 피어싱을 뚫어주던 청년이 직장인들의 답답한 속을 뻥 뚫기 시작했다. “도른자… 12시간 줄 서서 기다려야 겨우 만난다는 용한 점쟁이 같은 사람….” 양치기 작가의 그림을 SNS에 공유하며 누군가 남긴 이 한마디는 그의 그림을 퍼나르는 이들의 심정을 정확히 표현한다.

 

가려운 데를 정확히 긁어주는 특유의 돌직구 화법, 미친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현실 풍자, 그 와중에 쓸고퀄인 완성도까지.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에 실린 삽화를 시작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그의 그림은 연일 입소문만으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의 삽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들여다봤다.


 

 

작가님의 예명 양치기(梁治己)가 ‘자신을 다스린다’라는 뜻이라고요.

저는 이중적인 이미지를 가진 단어를 좋아해요. 흔히 ‘양치기’라는 단어를 들으면 거짓말을 하는 소년을 떠올리잖아 요. 그 이면에 자신을 다스린다는 뜻을 가졌다는 게 위트있게 느껴졌어요.

 

작가님의 삽화가 경험에서 우러나왔을 거라 생각했는데요. 직장 생활 경험이 없다고 하셔서 놀랐어요.

주로 친구들이나 후배들과의 대화를 통해 상황을 포착해요. 특히 똑같은 말을 다른 단어로 바꾸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제 그림을 보면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다는 내용을 단어와 뉘앙스만 바꿔서 표현하는 거잖아요. 엄청나게 독특한 걸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에 있는 걸 다른 시선으로 해석해보는 거죠. 그런 점에서 오히려 직장 생활을 하지 않은 점이 상황이나 대사에 제약을 두지 않게 해주는 것 같아요.

 

 

그림을 그릴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웃음이요. 0.5초 만에 픽 하고 웃을 수 있는 포인트를 찾는 게 재미있어요. 사실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아요. 특정 상황에 어떤 단어와 문장을 쓸지 고민하는 게 훨씬 오래 걸리죠. 정말 잠도 안 자고 고민할 때도 있어요.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창에 일상적인 내용들을 미리 써놓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바로 기록해요.

 

일상생활에서도 끊임없이 아이디어 작업을 하시겠네요.

지금 우리 옆 테이블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요? 예전에는 하나의 장면을 보고 웃긴 대사를 넣었는데 요즘은 작업량이 많아지면서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게 되었어요. 우선 문장이나 상황을 생각하고 그것을 표현할 만한 적합한 사진을 찾아요. 제가 그리는 삽화는 상상보단 현장감이 중요해요. 진짜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그려야 하니까요

 

 

창작을 할 때 소재 고갈에 대한 두려움은 없으 신가요?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지만 저는 항상 그림을 그려왔어요. 불교미술 분야에서는 이미 그림이 많이 알려진 상태였고요. 만약 내가 아무것도 없이 삽화만 그렸다면 불안했겠지만, 저는 유화, 불교, 시나리오까지 다양한 분야의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요. 지금 하는 것에 영감이 떨어지면 나중에 다른 거 그리면 되고요. 특정 직업군에 대한 그림을 그려 보고도 싶어요. 텔레마케터들이 슬리퍼 신고 고운 목소리를 내는 장면 재미있잖아요.

 

그림 작업은 주로 어디서 하시나요?

모든 작업은 집에서 해요. 주로 컴퓨터와 태블릿으로 작업하는 편이에요. 종이에 스케치를 하기도 해요. 유럽 여행을 다니면서 만난 친구들의 인물화를 그리기도 했고요. 기본적으로 서양화를 전공했기 때문에 그림은 계속 놓지 않고 그리려고 해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할 정도면 입시 미술에 익숙해지진 않았나요?

미술은 동그라미를 잘 그리고 명암을 잘 넣는 게 전부가 아니거든요. 그건 기본 과정일 뿐이죠. 뭐든지 답을 하나라고 여기는 건 위험한 태도 같아요. 평소에 다양한 그림체를 시도해보려고 해요. 저만의 개성을 갖는 건 중요하지만 하나에 익숙해지는 건 스스로를 가두는 일이니까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행복’이라고 하신 기사를 봤어요.

행복하기 위해 평소에 어떤 생각과 태도를 가지고 사시는지 궁금해요.

내 일, 앞으로, 같은 미래보단 지금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우리는 보통 오늘 안 하면 내일도 안 하잖아요. 내일 안 하면 나중에도 안 할 거고요. 저는 역사에 힘들지 않았던 시기는 없다고 생각해요. 삶을 원래 안 힘들어야 할 것처럼 생각하니까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힘들다는 사실을 실제보다 더 거대하게 만들어서 스스로에게 투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들 저마다의 이유로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거잖아요. 그 사이에서 즐거운 일을 찾는 게 행복 같아요.

 

그렇다면 스스로 마음속에 품고 있는 돌직구 같은 한 줄이 있나요?

지금이 제일 젊다! 저는 지금이 제일 중요한 사람이에요.(웃음)

 

 

<양경수 + 양치기 = 그림왕> 그림전
2016. 7. 13 ~ 9. 30 Art space <담다>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동교로 38길


 

Intern 윤소진 sojin@univ.me

Photographer 조혜미 hialienpik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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