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이 아이폰을 들고 있다면 속는 셈치고 홈 버튼을 꾹 눌러 이렇게 물어보자. “인생은?” 뜬금없는 기습 질문에도 똑똑한 인공지능 시리(siri)는 당황하지 않는다. 대신에 준비된 여러 답변을 읽어줄 것이다. ‘삶은 달걀’ 같은 아재 개그로 대답하기도 하고, 답답하면 초콜릿이나 먹으라는 단짠의 진리를 내세우기도 한다.  ‘인생 노답’이라는 말이 널리 유행하는 시대에, 이렇게 간단명료한 인생의 철학자가 손 안에 있었다니!

 

내가 ‘인생은?’이라는 질문과 마주한 건, 엉뚱하게도 노량진에서 싸구려 곱창을 구워 먹고 있을 때였다. 마주 앉은 취준생 형님 P는 잔을 내려놓으며 입버릇처럼 말했다. “크, 인생이란~” 응? 인생? 삶이란 무엇이냐고? 물론 나는 이 곱창집을 아테네 학당으로 만들 생각은 없으므로 적당히 무시하고 넘어갔다.

 

그로부터 한참 뒤에, 나는 외상 술값들을 정산하다가 가물가물한 기억 중에서 유독 거창했던 그 질문을 떠올릴 수 있었다. “인생은 무엇인가?” 하지만 나는 철학과 학생이 아니었으므로, 보다 쉬운 질문으로 금방 돌아갔다. 그런데 오늘 점심은 뭐 먹지? 따위의 것들로.

 

그렇게 햄버거를 먹은 그날따라 생각이 많아졌다. 언제부터 나는 고작해야 햄버거 값 정도의 질문이 적당한 사람이 된 걸까. 어쩌다 더 큰 고민은 외면하는 데 익숙해졌을까. 갓 대학생이 되었을 무렵의 어린 나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까? 내 꿈은? 나에게 있어서 사랑은, 성공은? 이제와서 나열하고 보니 오글거린다는 생각마저 들 만큼 거창하지만, 어렸던 나는 적극적으로 나와 내 삶을 정의해 나가길 좋아했던 것 같다. 서툴긴 했지만 나름대로 결론도 내렸을 것이다.

 

하지만 ‘20대’라는 게 원래부터 생각과 기대 만큼 되는 건 하나도 없는 시기라는 걸 생각보다 빠르게 알아버렸다. 전공도 연애도 쉽지 않았다. 막상 졸업 시즌이 되면 자소설에조차 쓸 수 없을 만큼 허무맹랑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참 이상한 일이다. 인생이란 질문에는 분명 정답이 없다는데, 나는 왜 이렇게 틀린 것 같을까? 이쯤 되면 몸과 마음이 스스로 창피해져서,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걸 꺼리기 시작했을 것이다. 내 인생부터가 창피해지기 시작했는데 셀프로 후벼 파는 건 너무 괴로운 일이니까. 그렇게 머리숱 건강 핑계나 대는 외면이 시작되었을 것이다.

 

글쎄, 과연 나는 나만의 인생이란 걸 살 수 있을까? 나름대로 내린 결론들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우스꽝스러운 흑역사로 남을 것이 뻔한데 말이다. 이런 식으로 웅크린 내게 어느 정도 물꼬를 터준 것은 자기계발서가 아닌, 앞에 소개했던 엉뚱한 아이폰과의 대화.

 

그날의 핸드폰은 이렇게 되물었다. “이런 질문을 한다는 것이 바로 삶, 인생이 아닐까요?” 캬, 괜히 애플이 아니라니깐! 생각해보면 과거에 내린 수많은 질문과 나름의 결론들이 삶의 순간들을 서툴게나마 의미라는 걸 부여해 채워주었고, 그 순간들을 모아서 살다가 올해의 나이에 도달한 것이다.

 

결론에 대한 훗날의 평가를 미리 걱정해서 뭐하겠는가, 어차피 그 평가마저 시간 지나면 낡아버릴 텐데. 그러니 중요한 건 서툰 질문을 계속하며 오늘, 지금 나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는 뻔뻔함. 그렇게 조금이라도 더, 현재의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사는 솔직함이겠다.

 

그게 인생이라지 않는가. 아마 곱창집의 그날, 28살의 P는 질문조차 던져오지 못했던 자기의 20대 중반에 대해 한탄을 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러니 우리 오늘은 밥 먹다 말고 자기에게 질문 한번 해보자. 뭐가 됐든 괜찮을 것이다.

 

Freelancer 공태웅 dnlriver@iclou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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