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장소를 정할 때 ‘대형 복합쇼핑몰’만큼 좋은 곳은 없다. 궂은 날에도 뽀송함을 유지할 수 있고, 교통도 무척 편리하다. 무엇보다 쇼핑하고, 맛집 가고, 영화도 볼 수 있는, 그야말로 놀고 먹기 최적화된 장소이다. 20대 10명 중 9명은 대형 복합쇼핑몰을 방문한 경험이 있고, 그 중 24.7%는 한 달에 1회 꼴로 ‘놀고 먹으러’ 이곳을 방문한다고 한다고. 이번 달 대학내일20대연구소 최애 아이템은 ‘대형 복합쇼핑몰’이다.

대형 복합쇼핑몰

쇼핑, 오락, 업무 기능 등이 한 곳에 집적되어 문화/관광 시설로서의 역할을 하는 곳으로, 하남스타필드, 잠실 롯데월드몰(제2롯데월드), 판교 현대백화점, 일산 이마트타운, 여의도 IFC몰, 영등포 타임스퀘어, 강남 코엑스몰 등이 있다.

몰링(Malling)

대형 복합쇼핑몰에서 쇼핑뿐만 아니라 식사, 여가를 동시에 즐기는 소비 행태. 몰링을 즐기는 사람을 ‘몰링족’이라고 부른다.

커플에 치이기 싫으면 토요일 6시를 피할 것

20대는 주로 토요일(76.5%)에 연인과 함께(40.2%) 몰링하기 위해 대형 복합쇼핑몰(이하 복합몰)을 찾는다고 응답했다. 주말에 복합몰에 나가면 나만 빼고 다 커플인 것같은 이유가 여기 있었다. 여유롭게 몰링을 즐기려면 월요일(7.2%)을 추천한다.

대형 복합쇼핑몰을 주로 방문하는 시간대

주말밖에 시간이 없다면? 13시~16시 사이(53.8%)와 16시~19시 사이(51.5%)를 피하자. 한편 연인 다음으로 동성 친구(27.3%)와 함께 몰링을 즐기는 비율이 높았는데, 남자끼리(15.2%)보다는 주로 여자끼리(38.0%) 방문하고 있었다. 게이트(gay+date. 남자끼리 데이트하듯 시간을 보내는 행위. 성적 취향과는 전혀 상관없음.)하기엔 적당하지 않은 장소임이 틀림 없다.

나 녀석, 딱 3시간만 버티자

여자친구와 함께 몰링하는 남자친구들은 3시간만 버티면 대형 복합쇼핑몰 밖으로 나갈 수 있다. 20대의 1회 평균 몰링 시간은 2~3시간(40.5%)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2시간(22.0%)과 3~4시간(21.6%) 몰링한다는 답변이 그 뒤를 이었으니, 1시간의 오차 범위가 있음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연인과 함께 복합몰에 방문하면서 5시간 이상 몰링을 한다(3.8%)는 응답자도 있었다. 둘 중 하나라도 몰링을 싫어한다면 솔로가 두 명으로 늘어날 것이다. 주로 혼자 복합몰에 방문한다는 사람의 절반(42.9%)은 1시간 이내만 몰링한다고 밝혔다. 볼일만 딱보고 나오는 셈이다. 돈을 허투루 쓰고 싶지 않다면 혼자 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더울 땐 시원하게, 추울 땐 따뜻하게

20대가 복합몰에 방문하는 주된 이유는 날씨와 교통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 있고(32.2%), 교통이 편리하고 접근성이 좋아서(32.2%) 복합몰에서 몰링을 한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성별과 연령별로 보면, 여자와 26~29세는 날씨를, 남자와 20~25세는 교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기타 의견으로 ‘좋아하는 브랜드가 밀집되어 있어 합리적인 쇼핑이 가능하다’, ‘깔끔해서 쇼핑하기 좋다’ 등 쇼핑에 관련된 이유가 주를 이루었다. 몰링이 쇼핑에서 진화된 소비 행태여서 그런 듯하다. 그밖에 만남의 장소여서약속을 잡기 수월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여자친구가 가자고 해서 방문한다는 의견도 있어 눈길을 끈다.

편리해! 늘 트렌디해! 몰링이 최고야!

20대는 몰링을 편리하고(51.1%), 트렌디하며(33.0%), 여유롭다(39.4%)고 생각하고 있었다. 몰링이 신난다는 의견은 여자(25.9%)가 남자(13.6%)의 두 배인 반면, 지친다는 의견은 남자(9.6%)가 여자(5.8%)의 두 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친구가 신날수록 남자친구는지쳐가고 있던 것. 푹신한 의자가 필요한 순간이다.

한편 복합몰에 바라는 시설에 대해서는 옥상을 활용할 수 있다거나(43.9%), 전시회를 즐길 수 있는 공간(33.7%), 낮잠을 잘 수 있는 공간(30.7%)이 있으면 좋겠다고 응답했다. 평균 2~3시간 몰링을 즐기다 보니 휴식 공간을 찾는 것 같다. 기타 의견으로 쓰레기통이 더 많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격하게 공감한다.

최애 복합쇼핑몰 브랜드는 영등포 ‘타임스퀘어’

20대가 가장 좋아하는 복합몰 1위는 영등포 ‘타임스퀘어(52.7%)’가 차지했다. 잠실 ‘롯데월드몰(45.5%)’과 강남 ‘코엑스몰(45.5%)’이 그 뒤를 이었다. 직장인(47.8%)보다 대학생(57.8%)이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20대는 얼마나 먼 복합몰까지 몰링하러 갈 의향이 있을까. 응답자 43.2%는 1시간 이내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서울, 경기, 인천 거주자 모두 1시간 이내의 복합몰에서 몰링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는데, 세 그룹 전부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선호했다.

이를 통해 20대는 교외형 복합몰처럼 너무 먼 곳까지는 몰링하러 가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몰링을 마음 먹고 하는 게 아니라 일상 속에서 즐기는 모습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