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학생이라면 돈이 없는 게 당연한 일인데 우리는 왜 돈 때문에 이렇게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나? 돈 스트레스를 줄이는 법에 대해 푸른살림 대표 박미정 생활경제코치에게 조언을 구했다.
Q1. 평소 돈을 딱히 많이 쓰는 것 같지도 않은데 돈이 금방 사라져요.
저한테 문제가 있는 걸까요?
문제가 있는지, 그 문제는 뭔지 알고 싶다면 일단 써봐요. 돈을 써보라는 게 아니라 종이에 적어보라고요. 딱 한 달만. 끼니 해결에 대충 얼마들고, 사람들 만날 때 얼마 쓰고, 공부에 얼마 투자하고. 이걸 알아야 기준이 생기고 어디에 적게 쓰고 많이 쓰는지 보여요. 그래야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 식비를 줄이는 식으로 여력을 만들 수도 있고요. 기준이 없으면 돈은 항상 부족할 수밖에 없어요. 쓰는 게 귀찮다고? 요즘 애플리케이션도 좋은 거 많던데 뭘.
Q2. 학교생활을 하려면 어느 정도는 부모님에게 지원을 받게 되는데, 이게 참 껄끄러워요.
죄송스럽기는 한데 간섭 받기는 또 싫고….
껄끄러운 건 당연해요. 아쉬운 소리를 하는 거니까. 특히 ‘건 by 건’으로 용돈을 받으면 굴욕적인 상황이 벌어져요. 또 뭘 샀냐, 또 술 마셨냐, 이런 식으로 소비생활에 일일이 간섭을 받으면 그게 또 상처가 되니까요. 껄끄러울수록 ‘원하는 바’를 더 정확히 얘기해야 해요.
예산을 짜보니 월 3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빌려주시면 그 안에서 내가 해결하겠다, 대학 입학 후에 받은 용돈은 졸업 후에 경제생활하면서 갚아가겠다, 이렇게 얘기하면 부모들도 대부분 수긍해요. 수긍하지 못하면 몇 만원 깎아서 다시 타협안을 제시해야죠. 이걸 통해 돈 쓰는 감각은 물론이고 대화법까지 배우는 거예요. 이 연습을 부모랑 해두면 나중에 결혼했을 때 배우자와 ‘돈 얘기하는 법’도 배우게 될 걸요?
Q3. 아무래도 선배가 되면 밥값·술값이 부담돼요. 각자 나눠 내고 싶어도 동기 중 누군가 ‘형이 낼게’ 그러면 후배들의 환호성이 터지거든요. 얘는 왜 이래요?
그것도 나름대로 걔의 사회생활이고 관계 맺는 방식이에요. 내가 밥을 굶으면 굶었지, 후배들 만났는데 밥도 못 사주고 싶진 않거든.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1번. 걔한테 박수를 쳐줘. ‘우와! 멋지다~’ 얘의 방식을 수용하는 동시에 내가 얻어먹은 값을 하는 거예요.
2번. 내 몫의 밥값을 걔한테 줘. ‘니가 후배들 사줘, 하지만 내 건 내가 낼게.’ 걔는 좋은 선배 노릇하게 해주고, 부담도 좀 덜어주고. 내가 걔의 룰을 지켜주는 거야. 편한 걸 택하면 돼요. 이런 식으로 덜 불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게 모임을 피하는 것보다는 낫잖아요. 자신의 소비 정체성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대안을 찾는 게 중요해요.
Q4. 직장인들은 ‘월급이 통장을 스쳐 간다’고 하잖아요. 알바비는 더해요.
이걸 좀 모으는 방법 없을까요?
솔직히 불가능하다고 봐요. 더 솔직하게 얘기하면 욕심내지 마요. 그게 편해요. 술값이든 밥값이든 지금 쓸 돈 벌려고 하는 게 알바잖아요. 모은다는 건 나중에 쓰겠다는 건데, 월급 정도는 받아야 ‘지금 쓸 돈’, ‘나중에 쓸 돈’을 배분할 수가 있어요. 돈 모을 생각하지 말고 지금 써요. 대신 어디에 쓰는지는 알아야겠죠. 알바를 하는 동안의 숙제는 그것뿐이에요.
Q5. 입학하자마자 학자금대출을 받고, 그럼 졸업한 후에도 오랫동안 빚을 갚아야 해요. 이 부담이 액수보다도 더 큰 스트레스가 되는데 좀 줄이는 방법 없나요?
각자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아야죠. 저 같은 경우엔 두 가지예요. 첫째는 부모님한테 아주 나쁜 감정이 생기더라고요. ‘이 인간들이 능력이 없어서 자식 빚지게 하고.’ 갚다가 힘드니까 원망할 수도 있는 건데 그러다 보면 내가 불효자식 같고 결국 죄책감이 더 커요. 이자에서 죄책감을 덜어내도 되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다른 이유는, 등록금이 아까워서예요. 대학교 다니려고 빚까지 냈는데 막상 와보니 돈값을 못하거든. 그래서 본전 찾으려고 타과 수업을 엄청 많이 들었어요. 공부가 재밌을 수 있다는 경험을 해보려고. 그러고 나니까 조금 덜 아깝더라고요. 모든 돈에는 액수 이상의 감정들이 얹혀있어요. 어차피 빚을 진 거라면, 그 감정을 알고 이해하는 게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이죠.
Q6. 부모님과 대화가 어렵다 보니 친구끼리 돈을 빌리고 빌려주기도 해요. 근데 이 과정에서 꼭 상처 받는 일이 생겨요. 돈 빌리는 사람이 잘못인가요?
잘못은 아니죠. 갑자기 돈이 필요한데 없을 수 있잖아요. 대신 노력해야죠. 일단 어디에 필요한 건지, 언제 어떻게 갚을 건지 충분히 얘기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어요. 목적이 여행 자금이라면 욕만 먹겠지만, 급하게 부모님 병원비가 필요한 거라면 많이들 도와주려 하거든요.
빌려줄 때의 자세도 중요해요. “우리 사이에 뭘,갚는다는 부담 없이 그냥 써.” 이러면 안 갚아야 될 돈인가? 받을 거잖아. 안 주면 욕할 거잖아. 이렇게 말해놓고 돈 빨리 못 받아서 속을 썩여요. 그러면서 상대를 나쁜 사람 만들어. 내가 어떻게 했는지는 기억 못 하고. 돈 거래는 돈 거래로만 생각해야 돼요. 이걸로 우정을 가늠한다든지,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면 상처받게 되어 있어요. 빌려줄 때든 빌릴 때든.
Q7. 돈이 없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니 빨리 취직해서 돈을 벌고 싶어요. 근데 취직한 선배들을 만나면 돈을 벌어도 스트레스는 똑같다는데 뻥치는 건가요?
마음속에 적정선이 없어서 그래요. 얼마 벌면 마음이 편한지, 어디까지 잠을 줄여서 일해야하는지. 적정선이 있어야 그 선이 넘으면 좀 쉬지. 그게 없으면 쉴 새 없이 계속 더 벌어야 되는 거예요. 『피로사회』에도 나오는데, 요즘은 남이 나에게 강요해서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자기를 쥐어짜고 있어요.
이게 문제라기보다는 ‘내가 날 왜 이렇게 다그치고 있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저한테 사람들이 물어요. “그 일로 수입이 돼?” 전 되묻고 싶어요. “너는 얼마 벌어야 되는데?” 전 적정선이 있고, 이 정도면 됐다 싶거든요. 소득의 액수보다는 그 선을 찾는게 우선인 것 같아요.
돈 걱정을 줄이는 단 하나의 방법
돈을 아껴 쓰고 싶을 때 가장 쉽게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 ‘가계부 쓰기’다. 동시에 가장 실천하기 힘든 방법이기도 하다. 사실 며칠 열심히 써 봐도 이게 내 지갑 사정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납득이 안 된다. 그러면 또 가계부를 안 쓰게 되고, 얼마 안 남은 잔액은 줄줄 새고…. 이 악순환의 고리를 깨야 해!
Q1. 가계부가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자기 연비를 있는 그대로 긍정하기 위해서예요. 사람도 자동차처럼 연비가 다 달라요. A는 커피가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이고, B는 맥주를 주기적으로 마셔줘야 하는 사람이고, C는 극장에서 영화를 꼭 한 편씩 봐야 되는 사람이고. 그걸 이해하기 위한 게 가계부예요. 저는 가계부 대신 ‘소비생활관찰일기’라고 부르는데, 돈의 액수가 아니라 어디에 쓰이는지를 보자는거죠.
나의 기초생계비가 얼마인지부터 남에게 쓰는 돈의 비율까지. 어떤 사람은 자기한테 쓰는 것보다 남한테 쓰는 게 훨씬 많아요. 또 같은 남이라도 가족한테는 한 푼도 안 쓰고 친구한테만 쓸 수도 있고요. 기초생계비보다 문화생활에 훨씬 더 많이 쓰는 사람도 있겠죠. 이렇게 자기만의 특징이 나와요. 보통은 가계부에 숫자 중심으로 많이 썼네, 적게 썼네만 기록하니까 이게 안 보이거든요. 그러니 기껏 열심히 써도 별 의미 없다고 느끼는 거죠.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일반 가계부가 아닌 ‘소비생활관찰일기’를 쓰려면 식비·교통비·선물값과 같은 세부 항목 위에 상위 카테고리를 만들어 보세요. 대학생의 경우 ‘최소생계비’, ‘날 위한 비용’, ‘남을 위한 비용’, 세 개면 될 것 같아요. ‘최소생계비’는 하루 세끼 식비·통신비·교통비처럼 생존에 필요한 기본 지출이고, ‘날 위한 비용’은 술값·옷값·학원비처럼 조금 더 나은 생활을 위한 지출, ‘남을 위한 비용’은 가족이나 친구, 연인을 위해 쓰는 돈이 되겠죠.
이렇게 나눠진 세 카테고리에 각각 얼마 들어가는지 한달 통계를 내고, 그걸 기준으로 다음 달 예산을 잡아요. 다음 달엔 예산 안에서 살아보는 거죠. 이걸하다 보면 남한테 돈 쓰고 나서 아까울 때도 많아요. 아까워도 할 수 없지 뭐. 대신 거기엔 빨간색으로 표시해놓고 다짐해요. ‘다음부터 이렇게 쓸데없는 데에는 쓰지 말자.’ 이게 다 내가 경제적으로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이에요. 아끼는 건 나중 문제고요.
왜 자꾸 며칠 쓰다 마는지 모르겠어요.
현실을 직시하는 건 힘든 일이거든요. 누구나 ‘선망하는 나’의 모습이 있어요. 어떤 사람이고 싶고, 어떤 걸 가진 사람이고 싶고. ‘선망하는 나’와 ‘실제의 나’ 사이의 간극이 크면 클수록 현실을 똑바로 보기가 어려워요. 근데 경제활동은 실제의 나를 봐야 돼요. 어쩔 수 없어요. 아무리 멋진 사람이고 싶어도 지갑 사정을 무시할 순 없으니까. 간극을 조금씩 줄여야 자기 중심을 잡고 균형을 맞출 수 있어요.
간극이 없는 사람은 없어요. 간디나 부처 정도 되면 모를까. 다만 선망과 현실 사이에 서로 소통은 되어야 하잖아요. 그러려고 소비생활을 기록하려는 거예요. 선망이 가장 발달할 때가 사춘기예요. 연예인 좋아하고, 내가 뭐든 될 수 있을 것 같을 때. 현실감각은 고통 속에서 배우게 되죠.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니구나, 연애하다 보면 나의 찌질함을 알게 되듯이. 그 고통을 직면하고 배울수록 가장 자기답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기가 쉬울 거예요, 돈은 그 시작일 뿐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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