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과 피규어란 옷장 속 옷과 같다. 아무리 많아도 또 사고 싶다. 듬성듬성 자리도 좀 비는 것 같고… 옆집 철수는 루피 인형도 갖고 있던데 나만 없는 것 같고… 어쩐지 내 귀여움(?)도 감소하는 느낌이잖아! 아무래도 귀요미 사냥에 나서야겠어. 인형과 피규어를 득템하기 위해, 요즘 번화가에 자고 일어나면 하나씩 생긴다는 인형뽑기샵과 가챠샵에 가봤다.

 

 

첫 번째 사냥 장소는 홍대 입구 근처의 인형뽑기샵. 무려 2층짜리(+지하도 있다)에 외관도 멀끔하다. 길가에 한두 대씩 방치된 인형뽑기와는 클라쓰가 다르다. ‘퍼니랜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야구∙사격장, 코인노래방, 인형뽑기, 오락실을 죄다 모아놨다. 자 그럼 얼마나 퍼니 한지 들어가 보실까.

 

 

WOW… 귀여움 좀 뽐낸다는 인형들은 여기 다 모였다. 우리 집 앞 인형뽑기에 있는 산타 인형은 묵은 때가 껴서 간달프가 됐는데, 얘네는 얼굴에 윤기가 좔좔 흐른다. 관리 상태 최상!

뽑기 기계가 50여 대나 있으니, 결정장애가 있는 사람이라면 원효대사도 헤어나오기 힘든 번뇌에 빠질지 모른다. 사격장은 1층 안쪽에, 오락실과 코인노래방은 2층에 있다.

 

 

 

 

 

어떤 귀염둥이를 데려갈까~♪ 짤짤이를 가득 쥐고 인형들을 찬찬히 둘러보기 시작했다.

푸우, 도라에몽, 몰랑이, 구데타마, 잠만보, 쵸파… 다들 낭낭한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그래 얘들아, 언니가 원샷원킬로 다 뽑아줄게. 물론 한 판에 걸린 돈이 크니, 예산 분배를 철저히 해야 한다. 큰 인형은 1회에 1천 원, 6회에 5천 원, 작은 인형은 2회에 1천 원, 12회에 5천 원이다.

 

 

 

고백하건대, 나는 인형뽑기 쪼렙이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팁을 찾아가며 했다. 가벼운 인형을 고르고(솔직히 눈으로만 봐서는 뭐가 가벼운지 모르겠다)… 몸통을 비스듬히 잡고집었을 때 집게가 최대한 오므려져야 하고

팁대로 하니 정말 인형이 집게에 걸리는 확률이 높아졌다. 하지만 야매로 배워서 그런지 쉽게 뽑히지 않았다. 후후 내 승부욕을 자극하는군 baby~ 수능 이후로 그런 집중력은 오랜만이었다. 이 세상에 나와 집게와 인형 셋뿐인 느낌이었달까.

 

 

손맛에 끌려 이 인형 저 인형 찔러보다 보니… 음? 벌써 배춧잎 몇 장이 비네…? 아직 귀요미를 얻지 못했는데…! 혹시 절대 인형을 뽑지 못하게 설계된 게 아닐까, 하고 옆을 봤더니 양 옆구리에 몰랑이와 핑크팬더를 척 끼고 있는 분이 계셨다. 음 그냥 내가 못 뽑는 거로. 뽑신뽑왕님 리스펙!

 

 

아무래도 이 똥손으로 직접 인형을 뽑는 건 무리였나 보다. 그래서 뽑으면 뭐라도 건진다는 갸챠샵으로 향했다. 유리창 너머로 아이언맨이 보이는 게, 이곳에선 토니 스타크의 가호가 있을 것 같다. 그래 실력보단 운으로 가자!

 

 

 

100대가 넘는 가챠 기계가 가로세로 줄 맞춰서 번듯하게 들어서 있다. 문방구 앞 뽑기의 비약적인 신분상승 현장을 목격한 기분이었다. 옆에선 사장님과 손님이 최근 입고된 신상에 관해 얘기하고 있었다. 피규어 신상이라니…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손님인 것 같았다.

뽑기를 하지 않고 피규어를 직접 살 수도 있는데, 이것도 랜덤인 경우가 많다. 가격은 평균 8천 원 정도.

 

 

그럼 본격적으로 쇼핑 좀 해볼까? 동전교환기 옆에 (낚시할 때 물고기 담아 둘 것 같은) 흰 바구니가 비치돼있다. 바구니에 동전과 뽑은 캡슐을 담아서 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다. 명품 백처럼 엣지있게 팔에 걸치니, 왠지 “이 가게, 얼마면 되죠?”라고 외쳐야 할 것 같았다.

 

 

 

가챠 기계 위에 피규어가 전시돼 있어서 유리 벽에 습기 차도록 열심히 들여다봤다. 섬세한 질감 표현부터 표정 묘사까지, 코흘리개 때 갖고 놀던 장난감과는 비교가 안 된다. 박보검과 밀가루 반죽을 비교하는 꼴이랄까. 물론 가격 차이도 심하다. 인기 많은 디즈니나 스티치 피규어가 3천 원, 나머지는 대부분 2천 원이다. 1천 500원짜리는 예쁜 쓰레기…정도?

 

 

 

 

가챠의 진정한 재미는 개봉하는 순간에 있다. 일단 캡슐이 나오면 요리조리 돌려보며 뭐가 들었나 확인한다(사실 바로 열어보면 되는데 또 그러면 재미없으니까). 하프물범이 나오길 바랐지만, 그래도 웰시코기면 평타 이상이다. 오랑우탄 안 나온 게 어디야. 원하는 피규어가 나올 때까지 같은 기계만 죽어라 돌리는 사람도 있었다.

 

 

총 1만 2천 원을 투자해 얻은 귀요미들이다. 푸우와 꼬부기 팔찌가 3천 원, 나머지는 2천 원이다. 보송보송한 포켓몬 팔찌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인기가 많다.

그러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닌데, 피규어들을 모아 놓고 보니 어쩐지 전부 드러누워 있다. 일하기 싫은 마음이 피규어에 반영되ㄴ… 아 아닙니다. 아무튼 뽑은 피규어들은 노란 주머니에 고이 담아가면 된다.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 나도 좀 데려가라는 귀염둥이들의 아우성이 귓가를 맴돌았다. 얘들아 건강(?)하게 잘 지내, 언니가 월급타면 또 올게. 어쩐지 가챠샵에서 돈을 벌어야 할 이유를 찾은 듯 했다. 그 날 밤, 난 꿈을 꾸었다. 짤짤이를 가방 가득 채워 흥청망청 가챠 레버를 돌리는 사치스런 꿈을…

 

 


 

Director 김꿀

Photographer 조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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