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훈련, 현역 시절에는 별것 아닌 것 같았지만 막상 겪어보면 다릅니다. 더위와 추위, 긴 대기시간, 천편일률적인 훈련으로부터 오는 지루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이를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예비역분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끝없는 변화를 꾀하고 있죠. 이 변화를 몸소 체험하기 위해, 예비군 훈련에 참여한 한 청년을 따라다녀 봤습니다. 예비군 변화의 첫걸음, 이제부터 함께해볼까요?


2014년 4월에 전역했으니 올해로 예비군 2년 차입니다. 9사단 출신 81미리 박격포 조교였다가, 부대가 개편되면서 중대장 통신병이 됐어요. 다시 말하면 행정병이죠.(웃음) 지금은 휴학하고 회사에 다니고 있어요. 오늘 나올 때처럼 기분이 좋지는 않았어요. 차라리 회사에 있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고요.

 

9월 어느 날, 금곡예비군훈련장 앞에서 윤철한 학생을 만났습니다. 표정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학교를 다닐 때는 중요한 수업을 빠지게 될까 봐, 직장인이 되어서는 업무가 쌓일까 봐 걱정되는 것이 예비군 훈련이니까요. “연말이 되면서 업무는 많아졌는데 예비군까지 받게 됐다”는 말에서는 조급함마저 느껴졌죠.

 

 

계속 투덜거릴 것만 같던 그의 표정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간소화된 입소절차 때문입니다. 신분증 제시 후 식권을 받고 탄 띠를 착용, 바로 훈련을 시작했죠. 이동 간 거추장스러웠던 총과 방탄헬멧은 각 훈련장에서 지급받으면 됩니다.

 

 

또한 다 같이 모여 입소식을 하는 과정은 없어집니다. 쉽게 말해 일찍 와서 일찍 훈련받는 일이 이제는 가능하다는 뜻이죠. 이날 모인 550명의 예비군 모두 간소화된 입소 절차를 밟았습니다. 이는 국방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예비군 훈련대 창설’ 덕분입니다.

 

 

국방부는 육군 200여 개 예비군대대를 40여 개로 통합, 권역화하고 과학화된 장비와 시설로 훈련방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입소절차에 대한 간소화를 시작으로 첨단정 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예비군훈련 관리체계를 금곡예비군훈련장에서 시험 적용 중입니다.

 

“학교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을 때는 수통, 방탄헬멧까지 다 줬었어요. 선배들은 애초에 총을 들고 훈련을 시작했다고도 하더라고요. 큰 의미를 못 느꼈던 입소식 없이, 먼저 온 사람이 빨리 훈련받도록 하는 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모든 예비군은 비슷한 시간에 온 사람들과 함께 조를 편성 받고 바로 훈련에 임합니다. 각 조들은 두 개의 전술훈련, 안보교육, 영상모의훈련, 시가지 전투기술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그 순서는 조원들이 자율적으로 정합니다. 윤철한 학생이 속한 조는 전술1·2를 첫 훈련으로 택했습니다.

 

“총을 들고 언덕을 올라야 해서 좀 힘들었어요. 하지만 학교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았을 때보다는 훨씬 좋았어요. 가끔씩 터지는 연막탄은 실감 났고 수류탄 던지는 건 재밌더라고요. 저는 한 번에 통과했습니다.”

전술 훈련이 끝난 시각은 오전 11시30분이었습 니다. 조원들은 정신교육장에서 만나기로한 후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윤철한 학생은 취사장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은 후 바삐 발길을 돌렸습 니다. 그가 도착한 곳은 금곡예비군훈련장 PX.

 

볶음짬뽕과 치킨을 맛보는 윤철한 학생에게는 아침에 느꼈던 피로감은 찾아볼 수 없네요. “군대에 있을 때 진급 좀 하면 그때부터는 밥 잘 안 먹잖아요? 저는 행정병이었으니까 그런 게 더 심했거든요. 오랜만에 피엑스에 와서 좋아했던 냉동식품 먹으니 좋네요. 옛날 생각도 나고요.(웃음) 그런데 이거 다 먹으면 안보교육 받아야 하는데, 했던 얘기 또 하고….(한숨)”

 

 

예비군 훈련 가운데 가장 지루한 순간을 꼽으라면 단연 안보교육입니다. 역시나 식사 후 정신교육장을 찾은 예비군들은 마치 당장이라도 졸 준비를 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 날 꾸벅꾸벅 졸던 예비군은 고개를 들고 모니터에 집중하기 시작했죠.

 

지루할 수도 있는 교육을 다양한 예능프로그램 패러디를 통해 안보와 관련된 지식을 전했습니다. 여기저기 웃음이 터져 나오는 안보교육장, 상상해본 적도 없으실 거예요. “아까 했던 말은 취소할게요. 솔직히 재밌었어요. 안보교육 후에 10개 퀴즈 중에 여덟 개를 맞혀야 통과하거든요? 저희 조가 딱 턱걸이였어요. 통과하고 나서 처음 보는 조원 분들과 신나서 소리 지르는 저에 놀랐습니다.”

 

 

이후 우리는 사격훈련장으로 향했습니다. 사격은 예비군훈련 가운데 가장 위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금곡훈련장은 안전은 물론, 예비군들의 훈련 성취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방면으로 고민했습니다. 그 결정체는 바로 이 사격훈련에 있다고 볼 수 있죠.

 

영상모의 사격훈련은 영점, 실거리 표적지 등이 표시되는 스크린에 레이저가 장착된 소총을 발사해 훈련 하는 과정을 뜻합니다.

 

“처음 세 발로 영점을 조정하고 실거리 사격을 했어요. 예전보다 간편했고 실탄이 아니니까 안전하다고도 느꼈어요. 결과도 바로바로 나오니까 오락실에 온 것 같은 기분도 들더라고요. 실탄사격하고 크게 다르지도 않아요. 총을 쏠 때마다 반동이 있고 제가 원하는 곳에 적중하는 게 느껴졌어요. 만약 친구들이랑 오면 내기라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마지막은 시가지 전투기술 훈련이었습니다. 몇몇 훈련장은 이 훈련을 하며 서바이벌 게임 처럼 페인트 총을 쏘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중히 간직했던, A급 군복이 더러워진다는 생각에 꺼려질 수밖에 없었어요. 금곡훈련장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레이저 발사기와 감지기를 이용해 실제 교전과 같은 모의 군사훈련을 가능하도록 해주는 ‘마일즈 장비’가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예비군 받았을 때는 페인트 총을 들고 돌아다니기만 했어요. 쏠 기회도 없었고요. 여기에는 많이 달랐어요.

 

 

함께 전략을 짜고 건물들 사이 은·엄폐하며 다른 팀과 경쟁하니까 정말 제대로 훈련받은 느낌? 이기고 나니까 다들 부둥켜안고 ‘고생했어요’ 라고 하는데 뿌듯했어요.”

 

다수의 사람들이 가진 예비군에 대한 이미지는 전투모를 삐딱하게 쓴 채 수동적으로 훈련에 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인식은 예비군 훈련의 변화와 함께 점차 사라질 예정입니다. 국방부는 예비군 여러분이 능동적으로 훈련 에 임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을 최우선에 두고 있습니다.

 

이날 금곡훈련장에서 울려 퍼지던 예비군들의 웃음소리가 이를 증명합니다. 이곳의 스마트 훈련 시스템은 곧 전국 예비군 훈련장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또한 웨어러블 장비를 통한 스마트 훈련도 준비 중입니다. 국방부는 국방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예비군들을 위한 노고를 조금이라도 더 덜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비군 훈련의 진화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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