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떠 있을 때 마시는 술에는 그냥 알코올 이상의 의미가 있다. 만약 누군가 “사실 저… 낮술 좋아해요”라고 말한다면, 나는 그에게 전에 없던 호감을 느낄 것이다. 그는 왠지 낙천적이고 느긋한 인생관을 가진 사람일 것 같다. 남들은 한창 일할 시간에 술을 홀짝거리려면 그 정도 마음의 여유는 있어야 할 테니까.

 

문득 낮술 예찬론자들과 낮술 철학에 대해 논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조금 뜬금없는 질문을 던져 봤다. “당신은 왜 대낮에 술을 마시나요?”

 

다음은 술기운에 마음이 풀어진 틈을 타 나눈 이야기의 일부이다.

 

+주변에 낮술의 낭만을 아는 사람이 또 있으면 이 자리에 불러 주시길. 우린 아마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술 마실 시간이 길어져서 행복합니다”

01. 미깡 (웹툰 작가, 다음웹툰에서 <술꾼도시처녀들> 연재 中)

 

 

낮술이 왜 좋으세요?
일단 술 마실 시간이 길어져서 행복하고요. 남들 다 일할 때 나는 마신다는 게 꿀맛입니다!

 

얼마나 자주 드시나요?
땡기면 바로! 다만 육아 때문에 오래 마실 수는 없어서 (눈물)… 점심에 반주를 하는 정도로 소박하게 즐깁니다. 가볍게 낮술 시작해서 다음 날 새벽까지 마시곤 하던 옛날이 그립네요 하하.

 

언제부터 낮술을…?
대학 때 공강 시간을 이용해 학교 앞 슈퍼에서 후딱 마시곤 했었어요. 한번은 슈퍼에 뭐 사러 왔던 선후배들까지 얼결에 붙들려서 거의 개강 파티 수준으로 판이 커졌던 일도…

 

술꾼들은 보통 몇 시부터 마시는 술을 낮술이라고 치죠?
보통의 음식점이 문을 여는 11시~11시 반? 그 전에 마시는 건 해장술이죠!

 

특별히 선호하는 주종이 있나요?
주로 혼자 마시기 때문에 맥주나 사케가 무난하고, 일행이 있으면 소주도 마십니다.

 

술 전문(?) 웹툰 작가가 꼽는 낮술하기 가장 좋은 장소는 어딘가요?
집이요. 이유는… 낮술 마시고 바로 낮잠을 잘 수 있어서! 저녁 술 대비랄까…하하!

 


“낮술을 전도하고 있어요”

02. 장지영 (학생, 성균관대학교 재학 中)

 

낮술의 매력이 뭐죠?
마시고 싶을 때 딱 즐길 수 있을 만큼만 마실 수 있다는 거? 밤에 술 마시면서 하는 이야기는 엉망진창이잖아요. 술에 취하고 감성에 취해서. 근데 낮술을 할 때는 솔직하면서도 적당히 정돈된 이야기를 하게 돼서 좋아요.

 

일주일에 몇 번 정도 낮술을 하세요?
많으면 3번 적으면 1~2번 정도 마시는 것 같은데요!

 

오…
근데 막 취할 정도로 마시지는 않아요. 술을 마시고 살짝 풀어지는 분위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주로 어디서 마시나요?
학교 앞에 ‘클류치’라는 카페가 있어요. 맛있는 유자 맥주를 파는 곳인데 제가 진짜 좋아하는 곳이에요. 틀어 주는 음악도 너무 좋고. 분위기도 좋고. 거기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많이 마셔요.

 

친구들이랑? 
친구들을 꼬셔서 데려가는 편이에요! 제가 낮술을 전도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낮부터 무슨 술이냐고 하던 친구가, 요즘엔 카페 말고 술집에서 본격적으로 많이 마시자고 한다니까요. 고민이에요. 저는 그 카페에서 마시는 게 좋은데…

 

혹시 그 카페 직원은 아니죠?
(웃음) 사실 너무 좋아해서 1일 1방문 하던 시절도 있었어요. 오늘도 이따가 오후에 또 갈 거예요.

 

 


“한참 마시다가 노을이 지면 기분이 조크든요.”

03. 김동일 (이태원에서 낮술 술집 ‘아오이소라’ 운영 中)


낮술의 매력은 뭔가요? 저녁에 마시는 술이랑 뭐가 다른 거죠?
낮술은 자유로운 한량들만 할 수 있는 고유의 놀이라고 생각해요.

 

낮술에도 골든아워가 있다면?
낮에서 밤으로 넘어가는 시간. 한참 마시다가 노을 지는 걸 보면 정말 좋거든요.

 

얼마나 좋으셨으면 가게까지 차리셨…
낮부터 술 마시고 싶은데 문 연 곳이 많이 없어서요…제 인생의 모토가 한량이라.

 

주로 어떤 손님들이 오시나요?
여행 좋아하는 분들이요. 왜 해외에 나가면 낮에 아무렇지도 않게 맥주병을 들고 있잖아요. 그런 성향이신 분들이 주로 오세요.

 

보통 시작하면 몇 시간 정도?
어떤 분위기에서 누구랑 먹느냐에 따라서 달라요. 손님 중엔 세시 네시쯤 오셔서 문 닫을 때 가시는 분들도 있어요. 천천히 혼자 드시다가, 친구들이 계속 합류를 해서.

 

낮술 하기 좋은 곳을 추천하자면?
저희 가게요. (웃음) 창가에서 노을 지는 게 보이거든요. 일부러 그 시간 맞춰서 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일탈을 하고 있다는 묘한 승리감이 좋아”

04. 이민석(애주가, 대학내일 에디터)

 

오빠는 낮술을 왜 좋아해?
쨍쨍한 대낮에 몽롱한 정신으로 거리를 돌아다니면, ‘내가 일탈하고 있구나!’하는 묘한 승리감이 들어서? 그리고 가성비가 좋아. 실컷 놀아도 다음날까지 영향을 안 미치잖아. 일찍 마시고 일찍 헤어지니까.

 

어디서 마시는데? 낮에 문 연 술집이 있어?
낮에는 술집들이 문을 잘 안 열지. 그래서 밥집에서 먹지.

 

매니아로서 낮술 하기 좋은 장소를 추천해 주자면?
번화가 감자탕 집 창가 자리. 분주히 돌아다니는 사람들 보면서 마시면 재밌어.

 

가장 최근에 마신 낮술은 언제야? 보통 몇 시간 정도 마셔?
지난 주말에 달렸어. 감자탕 집에서 점심 먹다가 반주로 소주 한 두 병 마시고, 당구 한 게임 치고 나오니까 4시더라고. 근데 신촌이나 강남역 같은 번화가 술집은 4시부터 영업 시작하거든. 술도 깼겠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마셨지.

 

낮술 하면 집에 일찍 간다며…
사실 삘 받으면 집에 잘 안 가. (…) 새벽까지 마시지.

 


“아쉬우니까 더 맛있게 느껴져요”

05. 니콜 버나드(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서울 여행 中)

 

(광장시장에서 오후 3시에 혼자 빈대떡과 막걸리를 먹고 있는 외국인을 발견. 인터뷰하려고 옆에서 얼쩡거리고 있었는데 그녀가 먼저 말을 걸었다. “사진 좀 찍어 줄 수 있어요? 할머니랑 같이 나오게요!”)

 

사진은 잘 나왔나요? 어디에서 왔어요?
잘 나왔어요. 정말 고마워요. 여기 정말 아름다운 곳이네요. 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왔어요. 여행 중이에요.

 

혼자 여행 중인 거예요?
사실 남편이 출장 오는 걸 따라 왔어요. 그래서 낮에는 혼자 놀아요.

 

당신의 나라에서도 낮에 술을 마시나요?
물론!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항상 마셔요.

 

가장 좋아하는 낮술 장소는요?
집 앞에 있는 샌드위치 가게.

 

낮에 마시는 술과, 밤에 마시는 술은 뭐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낮에는 더 마시고 싶어도 그만 마셔야 한다는 점. 식사 후에 다시 일하러 가야 하니까요. 아쉬우니까 더 맛있게 느껴져요.

 

막걸리는 처음이에요?
아니요. 지난번에 남편이랑 마셔 봤어요. 달콤해서 좋아요.

 

내일 점심에는 뭘 먹을 거에요?
남산에 가서 포크 커틀릿(돈까스) 먹을 거예요.

 

맥주도?
당연하죠!

 


“할 일이 없어서 먹는 거야. 심심해서.”

06. 류태영, 김창민, 김재균(7학년 3반, 친구들과 마실 中)

 

안녕하세요 혹시 낮술 좋아하세요?
창민 우리는 카인과 아벨의 자손들이잖아.

 

네?
창민 살인자의 자손이라고. 뭐가 좋은지 나쁜지 판단하면 안 된다는 말이야. (아니.. 낮술 좋아하시냐고…) 낮술도 마찬가지야. 옳고 그름을 나누면 안 돼.

재균 순 사기꾼이야. 얘 말은 믿지를 마.

 

세 분이서 마실 나오신 거예요?
재균 원래는 여섯 명이야. 오늘은 세 놈이 빠졌어. 북촌 갔다가 여기가 마지막 코스야.

 

원래 친구분들끼리 낮에 술 자주 드세요?
태영 우리가 몇 살로 보여? 7학년 3반이야! 회사에서 다 쫓겨났다고. 그래서 심심해서 먹는 거야.

 

하하 지평 막걸리를 4병이나 드셨네요.
창민 막걸리는 이게 맛있어. 이건 꼭 주전자에 따라 마셔야 돼. 그게 맞아.
재균 아까는 옳고 그름을 따지지 말라며!

 

세 분 너무 좋아 보여요. 오래오래 낮술 함께 드셨으면 좋겠어요.
창민 오래 살아 뭐해. 막걸리나 한 병 더 마셔. 이건 우리가 쏘는 거야.

 


Illustrator l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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