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은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다. 물 양 잘 맞추고, 스프만 잘 넣어도 맛있는 한 끼 식사가 뚝딱 탄생하니 말이다. 하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라면을 다 먹어본 사람은 없을 거다. ‘집에 있던 라면이 신라면이라서 그것만 먹다 보니’, ‘우연히 처음 접한 라면이 진짬뽕이어서’라는 이유만으로 대부분의 사람은 먹던 라면만 계속 먹는다. 우린 지금까지 취향과 입맛을 고려하기보단 어쩌다 먹게 된 몇몇 라면에게만 눈길과 손길을 줬다.

‘이 영화는 내 취향 아니야’, ‘넌 그렇게 생각한다고? 오케이 취존~’. 평소에는 그렇게 취향 취향 노래를 불러대면서 왜 라면만은 늘 먹던대로 아무 생각없이 먹는 걸까. 라면 덕후로서 간곡히 부탁한다. 이제 인류 최고의 발명품 라면에도, 당신의 까다로운 취향을 적극 반영해줬으면 한다. 대학내일이 준비한 취향 테스트를 통해 당신을 감동시킬 진짜 라면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 육개장 칼국수를 선택한 당신. 라면의 기본기를 중시하는 ‘정통파 라면인’이군. 자극적이지 않은 육개장 국물과 튀기지 않아 담백한 생면의 참신한 조합. 면과 국물 모두 만점을 주고 싶을 정도로 훌륭하다. 기름지지 않아 해장용으로도 딱이고 칼로리가 낮아 새하얀 쌀밥을 말아 먹어도 탄수화물 폭탄을 피할 수 있다. 어떤 종류의 라면이든 다 잘 먹는 당신이라면, 육개장 칼국수로 갈아타도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 짜왕을 선택한 당신. 맛을 위해서라면 귀찮음을 마다하지 않는 진정한 ‘부엌의 요정’이군. 짜왕 같은 비빔 라면류는 일반 라면보다 훨씬 손이 많이 간다. 하지만 완성된 요리를 흡입할 때의 즐거움을 알기에 그 정도 수고 쯤은 마다하지 않는 당신은 부지런한 사람! “라면은 모름지기 국물 맛이지~”라는 사람에게 ‘취존’이라는 외마디 말을 전하며 당당하게 물을 버리시길.

– 사리곰탕면을 선택한 당신. 부드러움 속 깊은 풍미를 아는 ‘진정한 미식가’군. 일반적인 라면류와 달리 자극적이지 않은 순한 맛이 일품이다. 고깃국물 맛이 얼마나 깊은지 쭉 들이켜고 나면 뼈가 튼튼해지는 느낌마저 든다. 본연의 국물 맛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계란 같은 첨가물 없이 스프만 넣고 먹는 게 가장 좋다. 기름진 라면 때문에 잦은 소화 불량에 시달렸던 이들에게 강추한다.

– 틈새라면 빨계떡을 선택한 당신. 캡사이신의 얼얼한 맛을 즐길 줄 아는 ‘핫한 쾌락주의자’군. 스트레스 받을 때 엽기 떡볶이를 찾을 정도로 매운 음식을 사랑하고, 웬만한 매운 음식이 시시하게 느껴진다면 도전해볼 만하다. 여기에 밥을 말아 국물까지 싹싹 비울 정도면 혀가 마비됐거나, 뇌에서 ‘맵다’는 감정을 못 느끼는 사람일 게 분명하다. 도전 정신이 꿈틀대는가? 그럼 망설이지 말고 오늘 밤 당장 도전해보시길!

Designer 성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