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씹는 시간

Item + 와일드

 

어쩌다 보니 에디터들 사이에서 여행 싫어하는 사람으로 찍혔다. 90퍼센트 정도는 맞는 말이라 크게 반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가끔은 내가 꿈꾸는 10퍼센트의 여행 얘기를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영화 <와일드>를 보고 떠나고 싶어졌던 지난 겨울처럼.

 

셰릴 스트레이드(리즈 위더스푼)의 여행은 고행에 가깝다. 혼자서 사람 키만 한 배낭을 짊어지고 4,285km를 걷는 여행. ‘악마의 코스’라 불리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은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절대 고독의 공간이다.

 

150일 넘게 외로움과 맞서는 동안 셰릴은 잊고 살던 과거를 반복해서 끄집어낸다. 불행했던 유년 시절, 삶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엄마의 죽음, 그때부터 시작된 방황…. 여행의 마지막 순간까지 짊어져야 하는 배낭처럼, 아무리 고통스러운 기억이라도 쉽게 지울 수 없다.

 

셰릴의 말처럼 다만 그 고통을 몇 번이고 되새기면서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스마트폰 몇 번 터치하면 순식간에 타인과 연결되는 세상에서 외로움은 좀처럼 허락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과거를 곱씹기는커녕 몇 주 지나지 않은 일조차 잊고 산다.

 

인생을 여러 번 살 수는 없더라도 천천히 걸으며 작은 기억 하나하나 꼭꼭 씹어 충분히 소화시키고 싶다. 그런 기회가 되어줄 여행을 꿈꾼다. 솔직히 4,285km와 150일은 살짝 부담스럽지만.

 

Editor_기명균 kikiki@univ.me


웃고 먹고 춤추고 웃고

Item + 헤어스프레이

 

어느 여배우는 말했다.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고 좋아하지 마세요. 덫에 걸린 거니까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찬사의 맛에 길들여져서 다른 이들의 기준에 맞춰 살기만 한다면, 그것을 나라고 할 수 있을까?

 

뮤지컬 영화 <헤어스프레이>의 여주인공 트레이시는 뚱뚱한 10대 소녀다. 하지만 다이어트엔 전혀 관심이 없다. 인기 TV 프로그램 ‘코니 콜린스 쇼’에 출연해서 춤을 춰보는 것이 소원일 뿐. 다른 사람을 위해서 살을 빼지 않고, 애써 모범생이 되지도 않으며, ‘너는 백인이니까 흑인과 놀지 말라’는 어른들 말씀도 따르지 않은 채 흑인 친구를 사귀고 좋아하는 춤을 춘다.

 

솔직하고 호탕한 이 여자아이가 내 눈에는 어떤 미녀보다도 예뻐 보였다. 세상의 기준에 맞춰 자기를 미워하지 않는다. 게다가 사랑과 승리를 적극적으로 쟁취해낸다. 중간고사가 망했다고 절망하기엔 이르다. 우리에겐 불러야 할 노 래가 있고, 맛봐야 할 호두파이도 많으며, 사랑해야 기억을 씹는 시간 할 사람도 넘쳐나기 때문에.

 

Editor_조아라 ahrajo@univ.me


승자와 패자, 그 사이

Item + 미스 리틀 선샤인

 

세상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다. 그리고 이 분류법에 속하지 않는 종류의 사람도 있다. 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는 사람, 아직 승자 타이틀을 얻진 못했지만 패배자라고 낙인찍을 수 없는.

 

<리틀 미스 선샤인> 속 인물들은 승자와 패자, 그 사이에 있다. 통통한 몸매를 가진 올리브는 미인대회에 나가기 위해 할아버지와 밤낮으로 춤을 연습하고, 리차드는 성공으로 가는 9단계 이론을 책으로 펴내려 하지만 번번이 거절당한다.

 

게이 애인에게 차여 자살 기도를 한 프랭크도, 전투기 조종사가 되기 위해 침묵 수행까지 감행했지만 색맹임을 알고 좌절하는 드웨인도 각자의 위치에서 늘 무언가를 시도 중이다. 어설픈 희망을 믿지 않고, 영화 속 고장 난 미니 버스를 온몸으로 밀어내 기어코 전진하게 만드는 것처럼 부딪히고 깨지며 결코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모든 시험이 끝나고 결과를 기다리는 당신의 마음도 잘 안다. 승자에 속할지, 혹은 패자로 놀림당할지 마음 졸이며 뒤척이던 새까만 밤, 이 영화에 푹 안겨보길.

 

Intern_이연재 jae@univ.me


너 참 사랑스럽구나

Item + 플립

 

내 첫사랑은 언제였을까. 특정 대상에게 ‘처음’과 ‘사랑’의 의미를 부여하기란 쉽지 않다. 누군가 내게 첫사랑에 대해 물을 때마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초등학교 때 점심시간 종이 울리자마자 축구공을 들고 나가던 남자아이였을까. 아니면 나에게 연애와 실연의 아픔을 알려준 전 남자친구일까.

 

그 모든 이가 내 첫사랑이었다고 하는 건 억지를 부리는 일이겠지. 첫사랑에 대한 정의는 모두 다르겠지만 각자 마음속에 품은 얼굴들이 있다. 영화 <플립>은 7살 때 자신의 집 건너편으로 이사 온 브라이스에게 첫눈에 반한 줄리의 사랑 이야기다.

 

줄리는 오직 브라이스만이 자신의 첫사랑이 될 거라 믿는다. 그래서 브라이스에게 감정을 표현하는 데 망설이지 않는다. 하지만 브라이스는 그런 줄리의 모습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두 사람의 마음은 크고 작은 상황들로 엉켰다 풀리기를 반복한다.

 

그런 둘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망설이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내 마음을 마구 헤집어놓았던 사람은 서서히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나만이 남았다. 나의 어설픈 말과 주춤했던 태도는 작은 오해를 만들었고 언제나 그 순간을 후회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지나간 내 모습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모든 선택은 반드시 후회를 남긴다. 하지만 그 자리에 얼마나 머물지에 대한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이미 끝난 시험지는 뒤로하고 마음을 간질 이는 첫사랑 이야기를 보면 어떨까. 영화를 보면서 엄마 미소를 짓고 있다 보면 자기 자신을 토닥이게 될 것!

 

Intern_윤소진 sojin@univ.me


환상의 파리로 오세요

Item + 미드나잇 인 파리

 

평소에 쓰지 않던 머리를 단기간에 바짝 풀가동하면 열이 나기 마련이다. 제 할 일을 다 했다는 듯 예상치 못한 순간에 퓨즈가 ‘퓨-’ 나가버릴 지도 모르고. 동서남북에서 압박해오던 현실이 한 걸음 물러났다면, 이제 환상적인 곳에서 좀 쉬어야 할 때다. 예를 들면 낭만의 도시 파리에서.

 

주인공과 함께 골든 푸조를 타고 한 술집의 문을 열면 잘생긴 헤밍웨이가 당신을 반길 것이다. 음, 반기기보단 그 자리에 앉아 당신에게 발견되길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하룻밤 새 당신은 많은 이들을 만날 수 있다. 살바도르 달리, 스콧 피 츠제럴드와 예술에 대해 논하고, 비평가 거트루드 스타인이 당신의 글을 읽어주는 영광을 누릴지도 모른 다.

 

자정에 잠깐 문을 여는 파리의 골든 에이지를 훔 쳐보고 오면, 재미없는 텍스트로 가득했던 머릿속이 한결 말랑말랑해져 있을 거다.

 

Editor_김슬 dew@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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