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 째 썰 :
사실은 ‘사알못’들의 이야기

 


한때 교수를 준비했던 정석(하석진)은 아부 잘하는 선배에게 밀려 임용 받는 것에 실패한다. 공부는 뒷전이고 손바닥 비비기에만 몰두했던 선배는, 정석의 논문을 베껴놓고 “내가 너 안 끌어주겠냐”며 눈을 찡긋거리기까지. 정치가 실력을 이긴다는 걸 몸소 가르쳐주는 참교육의 현장….

 

그러나 그토록 임팩트 있는 가르침에도 정석은 끝내 ‘사바사바’를 배우지 못한다. 대신 독고다이 인생을 선포한다. 어차피 인생 혼자 사는 것. 일 외에 감정 노동까지 옵션으로 요구하는 사회에서 그는 눈치 보지 않고 ‘노!’를 외친다. 회식 노! 점심 노! 등산 노! 그래도 아무도 구박하지 못한다.

 

오로지 실력으로, 모든 학원에서 데려가고 싶어 안달인 노량진의 일타 강사가 됐으니까. 그런 면에서 진정석은 ‘사알못(사회생활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히어로다. 가면을 쓰고 사회생활이란 걸 하지 않아도 떵떵거리며 살 수 있다는 로망을 실현해주는.

 


그런 그가 바보스러울 정도로 착해 매번 손해 보는 하나(박하선)를 뒤에서 도와줬던 건, 호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같은 ‘사알못’으로서의 동질감 때문인지도 모른다. 요령 부릴 줄도, 비빌 언덕 따위 만들 줄도 모르는 사회생활 부적응자로서 느끼는 유대감. 자기처럼 ‘흑화’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었을지도.

 

그리고 하나는 그 바람대로 차근차근 노량진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능력보다, 진심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가르치는 세상에서, 자신을 버리거나 우그러뜨리지 않은 채로 하루하루를 돌파하는 사람들. 이것이야말로 피 튀기는 노량진에서 <혼술남녀>가 보여주는 최대의 판타지 아닐까?


두 번 째 썰 :
언제까지 등수 따질 거야

 


서점에서 우연히 대학 동기를 만난 채연(정채연)은 이런 말을 듣는다. “너 공무원 시험 준비해? 9급? 7급도 아니고?” 일타 강사 진정석은 교무실을 같이 쓰는 강사들을 향해 ‘퀄리티 떨어지는 강사들’이라고 비꼰다.

 

대강의실을 가득 채우는 자신과 달리 많으면 150명, 적게는 10명 앞에서 수업하는 강사들이기 때문이다. 또 ‘인 서울 겨우 졸업한’ 박하나의 학벌을 언급하며, 그런 대학을 나왔으니 강의를 제대로 하겠냐고 독설을 퍼붓는다. 7급과 9급, 일타와 보통 강사, 서울대와 비서울대라는 차이가 계급이 된다.

 


노량진이라서가 아니다. 성적순으로 지원 대학을 결정할 수 있었던 그 시절에서 조금도 변한 게 없을 뿐이다. 10대를 바치면 끝낼 수 있을 줄 알았던 등수 매기기는 나이를 먹어도 항목만 달라질 뿐 계속된다. 명문대냐 아니냐도 모자라 취업이 잘되는 과인지 아닌지 비교하고, 몇 년 지나면 취업을 했냐 못 했냐로 등급을 나눈다.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 9급이냐 7급이냐, 회사에서 밀어주는 부서냐 아니냐, 배우자는 얼마나 잘 나가느냐, 나중엔 서로의 집을 힐끔거리며 비교우위를 점하려고 한다. 더 좋은 스펙을 가졌기에 상대보다 고퀄리티라는 믿음. 그게 세상에서 제일 퀄리티 떨어지는 행동이란 걸,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이 왜 모를까.


세 번 째 썰 :
이 지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

 


공시생 삼형제의 대학 친구 조권이 9급 공무원 준비를 위해 노량진에 입성했다. 동영(김동영)과 기범(샤이니 Key)은 자기들도 9급 행정직이라며 권을 반긴다. “경쟁률이 세겠네.” 이번 서울 9급 일반행정직 경쟁률이 128.3대 1이었단 말에 권의 얼굴이 사색이 된다.

 

경쟁률 센 걸 너무 싫어해서 연애도 라이벌 없는 상대와만 했다는 권이. 다음 날 진로를 바꿨다며 사회복지사 책을 들고 나타난다. 하지만 남을 돕는 사회복지사가 되기에는 권은 자기 음료에 남이 손대는 것조차 싫어하는 개인주의자. 이번엔 공인중개사가 되기로 한다.

 

 

손님들 데리고 다니면서 집 좀 보여주면 되는 거 아니냐며. 그런데 너무 길치라서 집을 못 찾는 게 함정. 대신 길 잃은 자신을 태워준 경찰 형님들에게 반해 새로운 꿈을 안고 돌아왔다. 이에 기범은 비리비리한 네가 경찰을 할 수 있겠냐며 권을 도발하고, 온실 속의 식물처럼 연약한 권은 얼마 뛰지도 않았는데 토악질을 하며 쓰러진다.

 

“대체 지구상에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긴 하나?” 낄낄대며 웃다가 뜨끔했다. 사실 생각해보면 나도 경쟁 심한 거 못 견디고, 대학 시절 봉사 활동 경험은 0시간이며, 지도 어플 없인 한 발짝도 못 움직이는 길치다. 체력은… 뭐, 말할 힘도 없으니까 말자.

 

 

사실 자소서 1번 문항 ‘당신의 장점은 무엇인가’를 자신 있게 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해보지 않은 일에 확신을 가지고 지원하는 사람은 몇이나 되고. 그저 기웃거릴 뿐이다. 커다란 지구에서 내 일이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물론 권이보단 좀 더 깊이 들여다봐야겠지. 포기만 하다 재산 탕진하고 싶지 않으면.

 


 

PS +
동영이가 꼭 합격해서 주연이(하연수)랑 재회했으면 좋겠다. 아, 데이트 비용 3회는 기범이가 내줘라. 꼭 내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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