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역 3번 출구에서 바로 왼편으로 꺾어 길 끝 중앙고등학교까지 쭉 이어지는 나지막한 언덕길을 ‘계동길’이라 부른다. 종로의 빌딩 숲이나 관광지가 된 삼청동에 비해 여전히 삶의 결이 더 많이 느껴지는 곳. 하루밤 새 오래된 건물이 부서지고, 한 달도 안 돼 새 건물이 올라오는 서울에선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장소를 만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계동길이 특별하다면 바로 그 세월 때문일 것이다. 76년간 한 자리를 지킨 동네 의원, 50년이 넘은 참기름집과 세탁소, 미용실, 백반집 등이 골목과 함께 나이 들어가고,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 목욕탕이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채 새로운 쓰임새의 공간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사이사이를 메우는 건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감성의 카페나 빈티지 숍, 핸드메이드 공방들.

 

어쩌다 이 골목으로 흘러든 관광객들은 여기저기 카메라를 들이대었다가 빠른 걸음으로 사라지지만, 계동길은 오래 머무를수록 좋다. 서울 한가운데, 느릿한 시간이 흐르고 있는 계동길에 갔다.



 

최소아과의원 1940년에 개원하여 올해로 77살이나 된 동네 의원. 간판이며 건물 형태가 고스란히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카페 공드리 미셸 공드리 감독의 이름을 딴 카페. 테라스에서 수제맥주를 즐기는 외국 여행자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낮맥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

 

계동피자 이탈리아에서 공수해온 화덕에 구워내는 담백한 피자와 매일 아침 직접 뽑은 생면으로 만든 까르보나라가 있는 곳.

 

양과자점 희원 정통 프랑스식 디저트 가게. 그냥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쁜 마카롱, 타르트, 케이크, 초콜릿 등을 판다.

 

계동 추억백화점 추억 돋는 옛날 장난감들과 불량식품 등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다. 가게 한편에선 핸드메이드 주얼리도 판다.

 

노란벽 작업실 일본, 유럽 등에서 공수해온 탐나는 빈티지 소품들이 가득한 곳. 겨울엔 미리 예약하면 원 테이블 파티 공간으로도 대여 가능하다.

 

화양연화 태국 음식 마니아도, 초심자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태국 음식을 만든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 분위기가 물씬 나는 인테리어도 매력적.

 

아멜리에 싱그러운 식물들과 예쁜 꽃들이 어우러진 분위기 좋은 플라워 카페. 바로 옆 화양연화에서 식사한 영수증이 있으면 30% 할인된다.

 

계동커피 이 골목길에서 가장 계동스러운 작은 카페.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며 작가들이 만든 다양한 핸드메이드 제품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다.

 

물나무사진관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는 정통 흑백 사진관. 특별한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어 꾸준히 커플들의 발길이 닿는 곳이기도 하다.

 

젠틀 몬스터 쇼룸 오래된 동네 목욕탕이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의 쇼룸으로 다시 태어났다. 계동길에서 빼놓아선 안 될 핫 플레이스.

 

앳 데어 귀여운 토끼 간판과 창 너머 아기자기한 핸드메이드 소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 가게.

 

만해당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한옥 게스트하우스. 만해 한용운 선생이 3년간 머물렀던 곳으로 그의 호를 땄다.

 

베란다 북스 그림책과 사진집, 아트북 등 주로 시각예술서적을 판매하는 작은 서점.

 

도시락파스타 목욕탕 표시 간판과 옛날 도시락에 담겨 나오는 파스타로 SNS에서 핫한 곳.

 

중앙고등학교 100년이 넘은 유서 깊은 사학. 주말 동안에는 일반인에게 개방하여 사적으로 지정된 고풍스러운 근대 건축물을 둘러볼 수 있다.


계동피자 이탈리아산 화덕에서 구워내는 담백한 피자

 

 

계동길을 걸어 올라가다보면 유리창 너머로 피자 도우를 반죽하는 셰프의 모습이 들여다보이는 피자집이 나타난다. 맛처럼 이름도 담백한 ‘계동피자’. 이곳의 비법이라면 멀리 이탈리아에서 바다 건너온 화덕!

 

 

내열성이 뛰어난 화덕에서 단시간에 구워낸 피자는 담백하고 쫄깃한 도우, 재료의 풍미가 그대로 살아 있는 토핑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매일 아침 셰프가 직접 뽑는다는 생면 파스타도 인기. 하루 서른 접시 한정 판매되는 까르보나라를 추천.

 

피자 1만 3000원부터. 매일 11:30~21:00.


물.나무 사진관 세상에 단 한 장뿐인 흑백 사진

 

 

‘물.나무 사진관’은 근래 보기 드문 아날로그 작업만을 하는 정통 흑백 사진관이다. 섬세한 수작업을 통해 세상에 오로지 ‘단 한 장’밖에 존재하지 않는 사진의 가치를 만들어낸다. 좀 더 특별한 방식으로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해두려는 커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곳.

 

 

흑백 폴라로이드는 예약없이 찾아가 찍을 수 있고, 바로 종이 액자에 끼워준다. 돌이킬 수 없는 단 한 번의 순간을 위해 카메라 앞에서 손을 꼭 마주잡던 순간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은 곳.

 

매일 11:00~19:00, 화 휴무.


노란벽 작업실 들어가면 그냥 나오지 못할 가게

 

 

노란 색감의 벽에 발길이 멎었다가, 빈티지 감성 물씬 느껴지는 소품들에 눈길이 멎는 곳. 일본, 유럽에서 직접 공수해오는 소품들은 보는 것만으로 탐이 나서 여간해선 빈손으로 나가기가 힘들다. 아기자기한 공간은 단 한팀의 손님을 위한 원 테이블 카페로도 운영된다.

 

 

12월부터 2월 말까지 미리 예약을 하면 콘셉트에 맞는 파티 테이블을 세팅해준다. 솜씨 좋은 주변 가게들에서 공수해온 식사, 음료, 디저트도 제공되니 친구들과 작은 파티를 꿈꾼다면 기억해두자.

 

매일 12:00~19:00, 월 휴무.


베란다 북스 책들이 심어진 작은 정원

 

 

아늑한 불빛이 계동길을 지나는 발길을 붙든다. 때때로 좁은 골목길이 관광객들로 소란스러워질 때면 숨어들기 좋은 작은 방 같기도 하다. 한옥 서까래가 그대로 남아 있는 지붕 아래, 다양한 작가들의 독립 출판물, 그림책, 아트북, 그래픽 노블, 사진집 등 주로 시각예술서적들이 다정하게 모여 있다.

 

 

조용히 머무르다가 마음에 드는 책이나 엽서를 발견하는 기쁨이 있는 곳. 방에 붙여두고 싶어지는 예쁜 그림들도 구매 가능하다.

 

화~토 12:00~18:00, 일·월 휴무.


아멜리에 계동길에서 보내는 꽃 같은 시간

 

 

계동길에 화사함을 불어넣는 아멜리에는 꽃다발보다 화분 위주의 식물이 많은 ‘플랜트 카페’다. 한편에선 싱그러운 초록 식물들과 꽃들이 자라나고, 또 한편에선 곱게 말린 드라이플라워를 비롯해 주인이 남다른 취향으로 들여놓은 디자인 소품, 문구류, 리빙 제품 등이 비치되어 있다.

 

 

천천히 둘러보며 식물들 사이에 오래 앉아 있고 싶어지는 곳. 코코넛크림, 라임주스, 소다를 섞고 직접 기른 애플민트를 얹은 ‘코코라임 소다’가 인기 메뉴. 추워지는 날씨, 계동길에서 꽃 같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매일 9:30~21:00.


카페 공드리 오늘만은 여행자의 기분으로

 

 

영화 관련 일을 하던 주인이 애정하는 영화감독 ‘미셸 공드리’의 이름을 따서 지은 카페. 어디에 앉을지 한참 고민하게 만드는 아기자기한 내부 인테리어도 인상적이다. 주민들에겐 사랑방 같은 동네 카페, 여행자들에겐 기억에 담아갈 만한 펍이 되기도 하는 곳.

 

 

커피와 맥주의 경계가 따로 없는 이곳은 낮맥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다. 테라스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는 외국 여행자들을 보면 덩달아 여행 기분을 내고 싶어진다. 계동길을 내다보며 한국의 산 이름을 딴 수제맥주들을 마셔보자.

 

월~토 12:00~23:00, 일 12:00~22:00.


젠틀 몬스터 쇼룸 오래된 목욕탕의 이색 변신

 

 

원래 이 자리를 지키던 ‘중앙탕’은 1968년까지 길 끝에 위치한 중앙고 운동부의 샤워실로, 그후로는 동네 목욕탕으로 주민들에게 사랑받던 곳이다. 2년 전 문을 닫은 목욕탕을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 몬스터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쇼룸으로 재탄생시켰다.

 

 

정겨운 목욕탕 간판부터 네모난 욕조, 하늘색 타일, 물을 데우던 보일러 등이 그대로 남아 있는 가운데 다양한 디자인의 안경과 선글라스가 전시되어 있다. 물의 동력으로 162개의 전구를 밝히는 1층 설치작품이 특히 시선을 사로잡는다. 계동길을 걷는다면 빼놓지 말고 들러봐야 할 곳.

 

매일 11:00~20:00.


화양연화 영화 같은 공간에서 즐기는 태국의 맛

 

 

드라이플라워로 장식된 계단을 걸어 내려가면, 오리엔탈 무드의 매력적인 공간이 정말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을 준다. 화양연화에서는 태국 현지에서 음식을 먹어본 사람도, 태국 음식을 처음 먹는 사람도 두루 즐길 수 있는 감각적인 태국 음식을 선보인다.

 

 

세계 3대 수프 중 하나로 불리는 양꿍은 미니 화로에 얹혀 나와 끝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 언제 먹어도 실패 없는 팟타이와 뿌 빳 퐁커리, 부드러운 그린커리도 추천.

 

매일 11:30~21:00, Break Time 15:00~17:00(주말 16:0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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