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질 잘해야만 밥을 먹나요 잘못해도 서툴러도 밥 잘 먹어요 ~♬” 한달 전까지만 해도 저 노랫말을 들으면 가슴 한구석이 답답하고 거슬렸다. 나는 젓가락질을 제대로 못 했다. 그렇다고 반찬을 집지 못하거나 형편없다고 구박하는 사람 또한 없어서 젓가락질에 큰 어려움을 느낀 적은 없다.

 

다만 어른들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반찬을 집을 때 괜히 신경쓰여 숟가락으로 먹는다든가, 외국인 친구와 감자칩을 먹을 때 젓가락의 정석을 뽐낼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느낄 때가 종종 있었다. 그렇게 늘 어딘가 아쉬운 내 젓가락질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마치 영어회화처럼 언젠가는 정복해야 할, 그러나 막상 시작하기는 두려워 차일피일 뒤로 미루는 그런 과제 같았다.

 

사실 정석의 자세는 아니지만 내 젓가락질이 그렇게 유별난 것도 아니었다. 나는 X자로 꼬아서 젓가락질을 했는데 학창 시절 반에서 몇 명은 나와 같은 방법으로 젓가락질을 했다. 그러니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 전, 올바른 젓가락질을 하기 위해 젓가락 교정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의지한 대로 행동할 수 있는 사람임을 나 자신에게 증명하고 싶어서였다.

 

 

당장 교정용 젓가락을 샀다. 조금 우습게 들리겠지만 엄마에게 “나와의 싸움이 시작되었어”라고까지 말했다. 교정용 젓가락은 고무링이 있어서 그 안에 손가락을 넣고 오므리기만 하면 정석의 자세로 반찬을 집을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래서 첫 날, 첫 시도에 이 정도면 금세 정복하겠다 싶었다.

 

자신감이 붙어 3일째에 일반 젓가락을 사용했는데 어떤 것도 집을 수 없었다. 이날부터 스트레스가 쌓여만 갔다. 교정용으로 사용하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데 다시 일반 젓가락으로 시도하기만 하면 전혀 되질 않았다. 자세에 문제가 있나 싶어 손가락 위치를 다시 조정해보았지만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아무리 시도해도 남들처럼 할 수 없는 이유를 몰랐다. 이번에는 다른 사람들의 젓가락질을 유심히 보게 되었다. 나와는 어떻게 다른지. 매 끼니마다 상대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젓가락질을 보고 있자니 점차 내가 집는 것과 상대의 그 것이 미묘하게 다른 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힘은 어디에 들어가고, 무게중심은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차츰 내 손이 느끼게 되었다. 한 달이 지나 글을 쓰는 지금, 일반 젓가락을 사용한다. 그리고 3일에 한 번, 감각을 잃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교정용 젓가락을 사용하고 있다. 목표한 바를 이뤄낸 소감을 말하자면 솔직히 생각한 만큼 기쁘다거나 성취감으로 인한 변화가 생기진 않았다.

 

그냥 주변 사람들에게 젓가락질 하는 거 봐달라고 먼저 자랑하는 것과, 나중에 결혼할 때 양가 부모님 앞에서 당당히 반찬 집을 수 있는 정도? 다만 적어도 내가 못하는 일에 대해 의기소침하던 모습이 줄어들었다.

 

나는 젓가락질 말고도 응당 성인이라면 해야 할 소소한 능력들이 없는 편이다. 두발자전거를 못 탄다거나 독수리 타법으로 타자 치기. 작년까지는 알약을 못 삼켜서 가루약만 먹었었다. 이런 것들이 내게 남아 있다고 해도, 남 앞에서 못 하는 모습을 보여도 기죽지는 않는다.

 

내가 결국은 해낼 거 라는 것을 아니까. 이제 젓가락질의 정석과 비정석을 모두 경험해 본 상태에서 들은 첫 문단의 노랫말에 대한 생각은 이렇다. 젓가락질을 어떻게 하건 반찬을 집을 수만 있다면 밥은 어떻게든 잘 먹게 된다. 그런데 젓가락질을 잘하면 밥을 먹는 데 자신이 생기고 그러니 먹는 밥도 더 맛있어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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