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청춘시대>의 정예은(한승연)은 전 남자친구 고두영(지일주)에게 납치된다. 예은의 양손을 뒤로 묶고, 재갈을 물리고, 주먹질까지 하는 두영을 보며 시청자들은 분노했다. 그러나 사실 훨씬 전부터 이미 폭력은 벌어지고 있었다. 두 사람이 헤어지기 전에도, 카페에서 만나 대화를 나눌 때에도. 예은이는 소위 ‘가스라이팅’, 감정폭력의 피해자였다.

 

폭력이 중대한 범죄로 여겨지지 않던 때만 해도 ‘갑’은 힘으로 ‘을’을 지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젠 ‘폭력은 무조건 나쁘다’는 말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다. 더 이상 신체적 폭력이 허락되지 않는 사회에서 가스라이팅은 ‘을’ 의 자존감을 무너뜨려 지배하기 위한 ‘갑’의 무기다. 가족·친구·연인 등 모든 인간관계에서는 자연히 ‘갑’과 ‘을’이 생긴다. 상처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많은 사람들이 ‘가스라이팅’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가스라이팅’은 고전영화 <가스등>(1944)에서 유래한 말이다. 영화에서 남편은 집 안의 등을 일부러 어둡게 한 후 부인이 어둡다고 하면 “그렇지 않다, 네가 잘못 본 거다”라고 부인하는 식으로, 결국 그녀가 스스로의 판단을 믿을 수 없게 만든다. 이처럼 ‘가스라이팅’ 은 피해자로 하여금 자기 자신의 감정, 본능, 사리분별능력을 의심하게 하는 감정적 학대다.

 

<청춘시대>에서 두영은 싸울 일이 있을 때마다 예은을 탓한다. 같은 과 친구를 소개했 을 뿐인데 “좋은 학교 다닌다고 사람 무시하는 거냐”며 인상을 쓴다. 약속시간에 한 시간이나 늦고서는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없이 “그 정도 일로 화난 거냐”고 되레 따지며 소리를 지른다. 가끔 예은이 서운했던 마음을 털어놓기라도 하면 “무슨 소릴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을 돌리거나, “내가 언제 그랬냐”며 거짓말쟁이 취급한다. 전형적인 ‘가스라이팅’ 가해자의 모습이 이 남자 안에 다 들어있다.

 

+

첫째, 피해자의 의도를 문제 삼는다.

둘째, 피해자의 감정을 하찮은 것으로 취급한다.

셋째, 피해자의 말을 이해하지 못 하는 척 한다.

넷째, 피해자의 기억이 틀렸다고 부정한다.

그렇다고 가해자가 늘 거칠고 억압적인 모습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를 효과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능숙하게 ‘헌신적이고 다정하고 매력적인 사람’을 기꺼이 연기한다. 그러나 결과는 결코 매력적이지 않다. 가해자들은 본인이 내킬 때 다정한 태도로 달콤한 말을 속삭이며 ‘특별한 관심’을 표현하다가도, 정작 피해자가 필요로 할 때엔 모른 척 외면하거나 짜증을 낸다. 이럴 경우 피해자는 “나는 이렇게 자상한 사람을 왜 화나게 하는 걸까?”라며 자책하고,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진다.

 

예은과 두영의 경우처럼 연인 사이에서 가스 라이팅이 발생하고, 또 피해자들이 쉽게 수렁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건 믿음 때문이다.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마음대로 조종하고 괴롭힐 리 없다는 굳은 믿음. 연인이 아니라 가족, 직장·학교의 선후배 사이도 마찬가지다. 이 믿음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때론 ‘가족애’나 ‘존경심’이란 이름으로 피해자를 괴롭힌다.

 

참고 및 인용

– brollings, ‘What is gaslighting?’,The National Domestic Violence
Hotline, 2014. 5. 29(www.thehotline.org/2014/05/what-isgaslighting/).

– Feminist K(위 문서를 번역), ‘가장 끔찍한 가정폭력: 가스라이팅’, 페미니스츠 인 코리아, 2016. 8. 18(femik.tistory.com/24).

– 로빈 스턴, 『가스등 이펙트』, 랜덤하우스코리아, 2008.

 

반면 가해자들은 이 믿음 덕분에 피해자의 정신을 무너뜨리고, 자기 뜻대로 지배한다. 두영은 예은이 이별을 통보하고 본인 곁을 떠나자 ‘납치’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선택했고,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이것만 봐서는 가스라이팅의 목적이 지배 그 자체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 가해자들은 훨씬 더 교활하게 이득을 취한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폭로된 ‘문단 내 성폭력’ 관련 인물들의 사과 및 해명문은 가스라이팅 범벅인데, 위에서 언급한 가스라이팅 가해 유형과 비교 해보면 짝이 딱 맞는다.

 

+

첫째, 의도를 문제 삼는다. : “왜 그때 얘기하지 않고 이제 와서 지난 일을 들추는지”

둘째, 하찮은 것으로 취급한다. : “이 정도로 힘들어할 줄은 몰랐다”

셋째, 이해하지 못하는 척 한다. :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넷째, 기억이 틀렸다고 부정한다. : “우린 그때 호감을 갖고 있었고 너도 좋아했다”

예은은 <청춘시대>의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시청자의 공감도 응원도 그리 받지 못했다. 안타깝지만 가스라이팅 피해자들 역시 주변 사람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누가 봐도 ‘똥차’인 남자친구를 쉽게 잘라내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을 탓하는 모습이 답답해서, 되레 남자친구 욕하지 말라며 나를 욕하는 모습이 짜증나서 친한 친구들도 피해자의 곁을 떠난다.

 

그러나 이건 피해자들의 잘못이 아니다. 공감능력이 뛰어나고, 타인을 잘 돌보고, 파트너의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이것은 귀한 장점이다. 나를 괴롭히고 이용했던 사람 한 명 때문에 이런 면들을 바꿀 필요는 없다. 다른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야 할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부분들이니까.

 

그러려면 우선 선택해야 한다. 가스라이팅을 못하도록 상대방을 변화시킬지, 가스라이팅으로 얼룩진 관계를 아예 잘라버릴지. 전자를 선택했다면 행운을 빈다.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철저히 분석하고, 늘 친절하면서도 단호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조금씩 관계가 개선될 수도 있다.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다’라는 말이 좀 걸리지만 파이팅.

 

후자를 선택했다면, 일단 현실을 직면하고 고통을 감당할 준비부터 해야 한다. 아무리 불행한 관계라도 끝내는 과정은 쉽지 않으니까. 그리고 이 모든 일은 혼자 하려고 하지 마라. 친구, 가족 등 사랑하는 사람들과 자주 만나고 상담사를 찾아가라. 힘들 때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은 부끄러 운 일이 아니다. 인간은 혼자 해내기 힘든 일을 함께 해결하면서 조금 더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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