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고 아름다운 펫들의 나라

 

Item+ 펫숍 오브 호러즈

 

세상에는 분명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 영부인의 현몽을 꾸고 똑같이 성대모사를 해 영애를 기절시켰다는 최 씨의 일화 같은. 우주의 힘이 작용한 게 분명한 신비로운 일을 당신도 한 번쯤 겪어보고 싶다면, 차이나타운에 자리한 D 백작의 펫 숍을 찾길 권한다.

 

기묘한 분위기가 풍겨 나오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단발머리의 섹시한 D 백작이 반겨준다. 작아 보였던 펫 숍은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고, 방 또한 셀 수 없이 많다. 길을 잃고 헤맨 눈앞에 나타나는 건 동물이 아닌 사람. 정확히 말하면, 마음 깊은 곳에 숨겨놓았던 그리움, 슬픔, 욕망을 끌어내는 사람의 형상을 한 요물이다.

 

최 씨 꿈에 나왔다는 어머니의 실체를 믿고 싶었던 대통령처럼, 손님들은 홀린 듯 계약서를 작성하고 ‘펫’을 사서 돌아간다. 그들은 과연 행복해졌을까? 확실한 건, 어떤 이들이 자신의 욕망에 잡아먹히는 순간에도 펫 숍은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사실이다.

 

Editor_김슬 dew@univ.me


이제 그만 참담하고 싶다

 

Item+『참담한 빛』 중「길 위의 친구들」

 

단편소설 「길 위의 친구들」을 세 번 읽으며 가을을 다 보냈다. 처음 읽으면서 한 번, 문장을 받아 적으며 한 번, 놓친 문장이 있는지 다시 한 번. 소설 속 세 여자는 최승자의 시처럼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을 통과한다.

 

그중 ‘송’이라는 인물은 항상 허무맹랑할 만큼 낙관적으로 끝나는 소설만 쓴다. 허무에 기대는 것은 차라리 쉬운 거라고, 씁쓸하게 말하면서. 그녀는 누구보다 이 세계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 소설밖에 쓸 수 없다는 것도. 누구처럼 정말 간절히 원하지 않아서 온 우주가 그녀의 판타지를 모른 체하는 걸까?

 

‘꿈꾸는 동안 손을 하도 꼭 쥐어 자다 깨어보면 손바닥에 손톱 자국이 선명히 찍혀 있다’는 송을 간절하지 않다고 함부로 말할 수 없다. 문제는 사회와 국가가 잔인할 정도로 저만치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고꾸라지거나 짓밟혀 죽어도 여전히 먼발치에서 서커스를 관람하며 킬킬댈 뿐이다.

 

언젠가 이 소설을 네 번째 읽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땐 송의 꿈을 방관하고 멸시하던 이곳의 악몽이 끝나기를, 터무니없을 만큼 간절히 바란다. 세상에 참담해도 되는 사람은 없으니까.

 

Intern_이연재 jae@univ.me


오늘 내 기분은 빨강

 

+Item 디올 999 매트

 

단 하나의 빨강을 갖고 싶었다. 빨강은 외로운 색, 가장 늦게 나뭇가지를 물들이고 하룻밤 사이에 사라져버리는 색. 모두가 기억해주길 원하지만 누구에게도 소유되고 싶지 않은 색. 나에게 빨강은 오랜 과제였다. 이제 막 일어난 것 같은 부스스한 얼굴에 파운데이션을 바르지 않은 채 립스틱 하나만 챙겨서 나가고 싶었다.

 

내가 갖고 싶은 빨강은 급체했을 때 엄지손가락을 실로 돌돌 말아 바늘로 톡 건드리면 나오는 핏빛. 살짝 검푸른 빛이 돌지만 천천히 번질수록 맑게 피어나는 색이었다. 언제나 빨강을 동경했지만 매번 튀지 않고 무난한 코럴 빛 립스틱을 사곤 했다.

 

하지만 이번 가을은 디올 999 매트다. 이름처럼 건조하기 때문에 입술 관리는 필수이고, 립 라인을 살짝 벗어나는 것도 용납할 수 없다. 나처럼 게으른 인간이 그 까다로움 때문에 이 립스틱을 사랑하게 되었다. 한동안 극심한 외모 지상주의에 시달렸다. 모든 문제의 원인이 외모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우주의 모든 혼을 그대로 불어넣은 완벽한 립스틱을 찾았다. ‘난 얼굴이 누렇기 때문에 안 어울릴 거야.’, ‘입술이 얇아서 발색이 잘 나타나지도 않아.’,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면 어떡해?’ 모든 걱정을 미룰 만큼 완벽한 립스틱.

 

이제는 얼굴에 난 여드름 한두 개쯤은 신경도 안 쓰인다. 우주에서 나를 소유할 수 있는 건 아무도 없다. 나의 톡 튀어나온 광대뼈와 출처를 알 수 없는 외로움까지 전부 나의 것. 눈이 퉁퉁 부었거나 빗소리가 들리는 날에는 디올 999 매트를 더 짙게 발라야지.

 

Intern_윤소진 sojin@univ.me


2012년,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 Item 무키무키만만수의 <2012>

 

호불호. 4년 전 등장한 무키무키만만수에 대한 반응은 이 세 글자로 요약할 수 있다. ‘호’의 입장에 선 사람들은 독특하다며 반겼고, ‘불호’의 입장에 선 사람들은 괴상하다며 질색했다. 내가 듣기엔 괴상하면서도 독특했다. 질색하면서도 반가웠다.

 

굳이 따지자면 ‘호’ 쪽에 가깝다. 운동이라는 단어의 두 가지 뜻을 교묘하게 연결하는 재치(‘투쟁과 다이어트’ 中)에 감탄했고, 숭례문 밖에서 사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별 것 아닌 선언(‘방화범’ 中)이 늠름해 보였다. 좋게 말하면 우주의 기운이 느껴지고, 나쁘게 말하면 혼이 비정상인 것처럼 보이던 무키무키만만수는 이후 꽤 긴 공백기 동안 새 앨범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발매된 년도가 곧 타이틀이 된 데뷔앨범 <2012>는 그해 당선된 한 인물의 2016년을 생생하게 예언하고 있다. ‘지켜보고 있다/ 내가 한 번 간 적 없어도 내 등 뒤에 붙어있다/ 지켜보고 있다/ 저기 안에 있는 사람은 우릴 조종하고 있다/ 망한다 망한다 망한다 망한다 무너진다’(‘남산타워’ 中) 이 정도는 되어야 우주의 기운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지.

 

Editor_기명균 kikiki@univ.me


나의 인생 책이 10년 뒤 사기극 논란에 휩싸였다…

 

Item+ 물은 답을 알고 있다

 

감수성이 한창 풍부했던 10대 시절, 책 『물은 답을 알고 있다』는 나의 영혼을 사로잡았다. 이 책 작가는 “좋은 말을 쓰고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작가는 직접 실험을 했다. 한쪽 물컵에는 “사랑해”라는 말을 들려주고, 다른 물컵에는 “짜증 나”라고 성을 낸다.

 

얼마 뒤 특수현미경으로 관찰했더니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물은 예쁜 육각수 결정을 이뤘지만, 짜증 폭격을 당한 물의 결정은 흐트러져 있었다. 사람 몸의 70퍼센트는 물로 이뤄져 있잖아! 그럼 답은 자명하다. 나는 그때부터 좋은 생각을 많이 하기 위해 노력했다.

 

정확한 월경 주기부터 잔병치레가 별로 없는 몸, 대학 입학과 취업까지도『물은 답을 알고 있다』 덕분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러다가 얼마 전 이 책이 사기 논란에 휩싸여 있음을 알았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결정 구조를 바꿨다는 것이 기존 과학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고. 아직도 작가는 이 논란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다. 아…. 작가님이 이 책으로 빌딩도 샀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Editor_조아라 ahrajo@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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