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장미빛 연인들’이 종영했다. 본격 암 유발자 백만종(정보석)은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악행을 반성하며 3년 동안 산속에서 움막을 짓고(!) 어머니의 묘소를 지킨다. 2015년에 산소 옆에 움막을 치고 3년장을 지내는 아들이라니. 이렇게 황당한 결말이 나온 건, 시청자들이 그간 하도 말도 안되는 드라마 결말에 익숙해졌다는 제작진의 판단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언라이크 독자의 내성을 점검하기 위해 한국드라마의 막장 엔딩을 꼽아봤다.

사극 아니다. 2015년이 배경인 드라마다.

사극 아니다. 드라마 배경은 2015년이다.

1. MBC 지붕뚫고 하이킥(2009~2010)

이 시트콤의 결말을 망했다고 볼지는 의견이 분분하겠으나, 확실한 건 최종화를 보고 모두가 멘붕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120여 회 동안 빵빵 터지는 웃음을 전하던 유쾌한 시트콤이 비극적인 결말로 끝나면서, 따뜻한 유머를 이끌어내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기획의도는 산으로 가버렸다. 마지막 회에서 세경은 순재네 식모 생활로 번 돈을 모아 외국으로 떠난다. 공항으로 가는 차 안에서 세경은 지훈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면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 라고 내레이션이 나온다. 그 때 화면이 흑백으로 변하면서 정말로 시간이 정지한다. 그리고 다음 장면에서 그들이 교통사고를 당했음을 암시하는 뉴스가 이어진다. 2년 동안 달달한 세경&준혁 커플, 정음&지훈 커플의 케미를 응원하며 보던 시청자들이 모두 벙 찌는 순간이었다.

 

신세경 귀신설.jpg

신세경 귀신설.jpg

커쥬워마걸(feat.김조한)

커쥬워마걸~(feat.김조한)

이 엔딩 이후로 이야기가 한참 잘 전개되다가 화면이 갑자기 흑백으로 바뀌며 카페베네 로고가 뜨는 짤이 한창 유행했다. <지붕 뚫고 하이킥>의 제작자 김병욱 PD는 이 엔딩으로 욕을 먹은 후 자신의 다음 작품에서 흑백 화면을 활용하며 셀프 디스를 하기도 한다.

 

2. SBS 패션왕(2012)

드라마 <패션왕>과 웹툰 <패션왕>은 전혀 상관없는 작품이다. 제목과 안드로메다로 가는 결말이라는 점만 빼고. 드라마 <패션왕>은 끝없이 서로를 이용해 먹고 배신해서 성공하는 한 디자이너의 이야기다. 주인공 영걸(유아인)은 라이벌의 계략으로 공장이며 회사며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결국, 사랑하는 여자(신세경)를 이용해 1,500억을 챙겨 뉴욕으로 떠나고 한 달 뒤 뉴욕의 호화 맨션에서 여자에게 전화를 건다. 그리고 여자와 통화를 하던 중 영걸은 의문의 킬러에게 총을 맞고 죽는다. 누가 주인공을 죽였는지는 알려주지 않은 채 그렇게 드라마는 끝났다. 그동안 개연성 없는 이야기를 꾹 참고 본 시청자들은 능욕당했다며 결말에 대해 분노했다. 이 정도면 경찰에 신고하고 싶은 드라마 맞는 듯.

 

패션왕 최종 화. 그래서 영걸은 누가 죽인건데?

패션왕 최종 화. 그래서 영걸은 누가 죽인건데?

3. MBC 오로라 공주(2013)

어이 없는 드라마 엔딩을 뽑는데 임성한 작가를 빼 놓으면 섭섭하다. 사실 드라마 내용이 워낙 괴기해서 심령사진으로 끝나는 결말은 그다지 놀랍지도 않지만. 드라마 <오로라 공주>는 오로라(전소민)가 소설가 황마마(오창석)와 사랑에 빠지면서 그의 누나들 때문에 고통을 겪는 이야기다. 이 드라마에서 바로 그 유명한 임성한의 데스노트가 발동한다. 그동안 죽은 인물들을 세어보자. 사임당은 차를 타고 가던 중 스르륵 죽어버리고 황마마는 교통사고로 죽으며, 왕여옥은 유체이탈로 인한 심장마비가 와서 죽는 등 총 12명이 하차하고 죽는다. 아, ‘대수대명’으로 암세포 대신 죽은 개까지 포함하면 13명(?)이다.

 

유체이탈로 죽는 왕여옥(왼쪽), 원인불명으로 죽은 사임당(오른쪽 위), 사람 살리고 죽은... 떡대(오른쪽 아래)

유체이탈로 죽는 왕여옥(왼쪽), 원인불명으로 죽은 사임당(오른쪽 위), 사람 살리고 죽은… 떡대(오른쪽 아래)

 

오로라의 아이가 죽은 황마마의 아이인지 새 남편의 아이인지를 두고 황마마네 가족들이 오로라를 못 살게 굴다가 마지막 회에 진실이 밝혀지면서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이 엔딩도 임성한 작가가 많이 양보한 거다. 원래 대본은 알고 보니 아이가 두 명이었다는 결말이었는데 제작진의 반대로 수정했다고.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에서 모든 가족이 모여 사진을 찍는데, 죽은 황마마가 사진의 중간에 떡하니 서 있다. <신기생뎐>,<하늘이시여>로 꾸준하게 귀신에 대한 관심을 보여온 작가가 굳이 엔딩에도 귀신 코드를 집어넣은 것. 엔딩마저도 범상치 않은 임성한 작가의 클라쓰.

 

사진 중간의 오창석은 5회 전 죽은 걸로 나왔다. 본격 심령 사진.

사진 중간의 오창석은 5회 전 죽은 걸로 나왔다. 본격 심령 사진.

4. KBS2 적도의 남자(2012)

막장 엔딩들의 공통점은 비장한 시작과 달리 마무리가 엉성하다는 것이다. 너무 큰 떡밥을 던져놓는 바람에 제대로 떡밥 회수를 못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적도의 남자>는 결말만 빼고 보면 웰메이드 드라마다. 주인공이 가장 친한 친구였지만 자신을 죽이려 한 친구와 그 배후 인물들을 무너뜨리려는 무거운 복수극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고 주인공과 악역의 대결 구도가 드라마의 긴장을 팽팽하게 유지한다. 그런데 드라마의 최종 화에서 사이코패스에 가깝던 악역들이 갑자기 개과천선을 한다.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여러 사람을 죽이던 회장은 순순히 감옥에 잡혀 들어가고, 피도 눈물도 없던 장일은 아버지의 죽음과 죄책감으로 인한 충격으로 정신착란 증세를 보인다.

 

그때 너를 제대로 죽였어야 하는데라고 말하는 친구에게 복수하는 주인공...인 줄 알았으나

“그때 너를 제대로 죽였어야 하는데”라고 말하는 친구에게 주인공이 복수하는 줄 알았으나

둘은 급 화해하더니 결국 악역은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한다.

냉혈한이던 친구 장일은 갑자기 죄를 뉘우치고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한다.

선우가 그렇게 증오하던 진 회장은 아버지로 밝혀지고 또 둘은 화해

선우가 그렇게 증오하던 진 회장은 아버지로 밝혀지고 또 둘은 화해;;

 

 

더 기가 막힌 건 주인공 선우(엄태웅)가 복수를 이루고 나서 마음이 편치 않다며 두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 멘탈이 보살이다.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에 개연성이 떨어지는 결말은 더욱 실망스러웠다. 사람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거, 작가도 시청자만큼 잘 알면서 왜 그러실까.

 

5. MBC 트라이앵글(2014)주인공들이 드라마 내내 화를 내는 연기밖에 안 해서 ‘트라이앵그리’라는 별명이 붙은 드라마. 무려 JYJ의 김재중, 이범수, 임시완이 세 형제로 나온다. 어릴 때 헤어진 이후 경찰, 건달, 귀공자로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세 형제가 엇갈린 운명으로 만나게 된다. 그리고 세 달 동안 지지부진한 전개를 참아온 시청자들은 최종회를 보고 폭발했다. 도대체 2회 연장은 왜 한 건지. 연장 회까지도 형제들은 치고 박고 싸우다가 마지막 1화만에 화해+복수+사랑 쓰리 콤보를 한번에 완성한다. 게다가 역시나 누군가 죽어야 이야기가 끝나는지 막내 동생(임시완 분)이 죽고 나서야 형제들은 함께 슬퍼하며 화해한다. 그리고 그들을 괴롭히던 회장은 순순히 자살해버리고 김재중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미국으로 떠나며 이야기가 끝난다. 마지막 장면에서 김재중이 남기는 대사가 일품이다. “난 인생의 막장을 벗어나고 싶다면 사랑을 해보세요 당신한테도 잭팟 같은 행운이 찾아올지도 모르니까요.” 기승전사랑으로 끝나면 다 해피엔딩이야? 이런 해피엔딩 필요 없습니다. 가져가세요.

 

그래야 니가 죽어야 이야기가 끝나

그래야, 니가 죽어야 이야기가 끝나

드라마가 남긴 건 영웅재중 밖에 없다

드라마가 남긴 건 영웅재중 밖에 없다

6. SBS 파리의 연인(2004)

 

이 달콤한 신데렐라 스토리가 주인공의 소설 속 내용이었다니! 드라마 <파리의 연인>은 역대급 부들부들 엔딩으로 꼽힌다. 이 드라마 덕분에 그 당시 커다란 빨간 돼지 저금통이 유행하고 “이 안에 너 있다”, “애기야 가자”와 같은 오글거리는 대사를 어딜 가나 들을 수 있었다. 시청률 50%가 넘는 국민드라마인 만큼 모두 결말이 어떻게 날 지 기대하고 있었다.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너무 높아져서 제작진은 원래의 결말을 수정하기까지 한다. 마지막 회는 재벌 2세 한기주(박신양 분)와 무명 소설가 강태영(김정은 분)이 파리에서 재회하며 해피엔딩으로 끝나는가 싶더니 갑자기 이 모든 내용이 강태영의 소설로 밝혀진다. 그리고 실제의 강태영은 길거리에서 자신의 소설처럼 재벌 2세와 엮이게 되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이 장면을 본방으로 보고 있었다고

이 장면을 본방으로 보고 있었다고!!!

 

20회를 한 방에 소설 속 이야기로 만들어 버리는 액자식 구성에 그동안 울고 웃은 시청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드라마 역사 상 듣도 보도 못 한, 지나치게 신선한 엔딩었던 것. 어떤 드라마든 이렇게 다 끝낼 수 있는 만능 엔딩이기도 하다. 왕따를 당하던 여자애가 학교 짱과 사랑에 빠지면서 결혼까지 성공했으나 이것도 소설, 한글을 창제하려던 세종대왕이 반대 세력에 의해 죽었으나 그것도 소설. 이야기를 수습할 길이 없으면 이 엔딩을 언제든 갖다 붙이자. 물론 분노는 온전히 보는 사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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