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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두절미하고 30대 중반 남자의 심리를 알고 싶습니다. 저는 20대 중후반의 여성인데, 바위같은 이 30대 남자의 심리도 모르겠고, 어떻게 접근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적극적으로 대시도 하고, 좋아한다고 대놓고 말해도 ‘모르겠다’고만 합니다. 게다가, 당최 제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합니다. 정말 저한테 맘이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제 착각일까요?


 

 

30대 중반이니 최소한의 안정은 이뤘다고 가정해봅시다(아니면, 이야기가 전혀 달라지니까요). 결혼을 하면 가족을 책임져야 해서 정신없이 바쁜 시기이지만, 독신이라면 생활이 안정되면서 하나둘씩 무뎌집니다. 뭘 먹어도 비슷하고, 어딜 가도 비슷하고, 뭘 입어 봐도 결국은 비슷비슷합니다. 30대 후반이 되면 이런 감정이 더 강렬해지고, 좀 빠른 남자는 30대 중반부터 이렇습니다.

 

예전에 흥분했던 것들에 대해 점차 시들해지고, 염증을 느끼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도 줄어듭니다. 특히, 이른 나이에 금전적 성공을 일찍 맛본 사람이라면, 이런 염증의 시기가 남들보다 좀 더 일찍 옵니다. 이런 사람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바로, 인생이 귀찮아 진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별 문제 없이 돌아갑니다. 먹고 사는 데 큰 지장은 없고, 이제 차도 생기고, 웬만한 장소에서 외식을 하거나, 여행을 가는 것쯤은 ‘나 혼자’ 하는 데 지장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혼자서 뭔가를 하는 재미를 알아가고, 이런 것에 익숙해져갑니다. 과거에 친했던 친구들과는 서서히 ‘계급· 취향차이’가 나서, 자신과 취향·생활수준이 맞는 이들과 유흥과 문화를 즐깁니다. 단적인 예가, 바로 ‘동호회 활동’이죠. 여하튼, 자기가 즐기는 ‘취미의 세계’는 더욱 공고해지고, 자신이 추구하는 철학과 세계관, 생활양식의 실천 또한 더욱 명확해지죠. 언어생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에 사연자님이 말씀하신 ‘당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곤 합니다.

 

이제, 오늘의 문제에 집중해보죠. 이런 30대 중후반 남자의 연애는 어떨까요. 지독한 연애에 화상을 입어 이별한 지 얼마 되지만 않았다면, 동성이건, 이성이건 간에 연애는 합니다. 문제는, 연애의 방식이 20대 때와는 다르다는 겁니다. 이미 뜨겁고, 가슴 아린 사랑은 20대에 경험을 한지라, 상대에게 헌신할 열정이 별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30대는 편안한 사랑을 원합니다. 멋진 이벤트를 준비하고, 분위기 좋은 식당을 예약해서 풍선을 매달아 놓고, 둘만의 여행을 위해 가격 비교 사이트를 들락거리며 좀 더 값싸고 실용적인 여행계획을 짜고,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 손 편지를 쓰는 이런 일련의 행위에 지쳐 있는 상태입니다. 극단적인 남자는 ‘집에서 하는 데이트가 최고’라고 합니다.

 

물론, 이들도 근사한 식당에서 훌륭한 요리를 먹고 싶어하기도 하는데, 그때는 주로 자기들이 먹고 싶을 때입니다. 아니면, 사랑하는 이에게 멋진 곳에 데려와 훌륭한 음식을 사주는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물론, 극단적인 예입니다. 하지만, 종종 이런 마음이 들 때가 있고, 이렇게 실천하기도 합니다. 자, 그러면 30대 중후반의 남자는 전혀 고백도 하지 않고, 연애도 귀찮아할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도 그랬고, 제 친구도 그랬고, 비록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겹더라도, 마음에 드는 여성이 있으면, 직접 고백도 하고, 데이트도 열심히 합니다. 20대 때만큼 열정적이진 않더라도, 내 마음을 표현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비록 내가 직접 표현할 열정이 줄었다하더라도, 괜찮은 사람이 고백을 했을 때, 굳이 거부하고 달팽이처럼 내 껍데기 안으로 들어가진 않습니다. 안 그래도 직접 고백하고 뭔가를 준비하기 부담스러운데, 괜찮은 사람이 고백해주면 얼마나 고맙겠습니까?

 

어느 정도 이해하셨죠? 네. 상대 남성은 신청자님에게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마음이 어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그런 것 같아요. 사귀자니 안 내키고, 거절하자니 ‘미안하거나, 아까운 것’ 같습니다. 그러니, 작정하고 구애하거나, 아니면 ‘흥. 니까짓게 감히 이래?’라며 (혼자) 차버리시길(그런데, 후자는 어쩐지 정신승리 같네요. 흑흑).


소설가 최민석씨는?
2010년 단편소설 <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로 ‘창비 신인소설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장편 소설 『능력자』로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다. 쓴 소설로 <풍의 역사>, <쿨한 여자>, <미시시피 모기떼의 역습> 등이 있다.


최민석의 <About Anything>

소설가 최민석이 「대학내일」 독자를 위해, ‘원하는 소재’라면 무엇이든 써드립니다. ‘작가 최민석이 나를 위해 써주었으면 하면 소재가 있다!’라고 생각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최민석 작가의 이메일(searacer@naver.com)로 직접 ‘나만을 위한 글’을 주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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