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썰 : 갑들의 테마 파크

 

 

웨스트 월드는 서부시대 콘셉트의 AI(인공 지능 로봇) 테마 파크다. 웨스트 월드에 놀러 온 ‘진짜 인간’들은 AI들을 강간하고, 마음에 안 드는 놈을 총으로 쏴 죽이며 어두운 욕망을 실컷 발산한다. 육안으론 구분되지 않는 인간과 AI의 차이점은 단 하나. 인간은 총에 맞아도 죽지 않는다는 것. 모든 길이 총질로 열리는 무법지대에서 강철 목숨은 그 자체로 특권이다.

 

무서울 게 없는 인간들은 현상금 사냥이든, 숨겨진 미로를 찾는 것이든 자기가 원하는 목적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간다. 검찰에서 팔짱을 끼고 여유롭게 웃고 있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사진을 보며 웨스트 월드를 떠올린 건 그래서다.

 

 

대한민국이란 테마파크에서 자신이 VIP임을 그는 알고 있다. 기자들이 플래시를 터뜨리고 거리에서 분노가 쏟아져도 오만한 표정을 지우지 않는 건, 민중이 자신을 털끝만큼의 타격도 입힐 수 없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AI들의 총탄이 인간을 죽일 수 없듯이.

 

죽지 않는다는 어드밴티지로 만족하지 못하는 VIP를 위해 관리자들은 그가 원할 때 힘을 쓸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정유라의 입학을 위해 특기 전형을 만들고, 최순실의 재단에 수백억을 당겨주며, 앞으로 개발될 땅이 어딘지 먼저 알려준 청와대처럼. 어쩌면 예전부터 대한민국은 국가 말고 다른 길을 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갑’들에게 최고의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완벽한 테마 파크를 지향하며.


두 번째 썰 : 이번엔 안 먹혀, 레드 선

 

 

인간의 모험에 휘둘리며 지친 하루를 보낸 AI들은 다음 날 리셋된 채 깨어난다. 어제의 기억은 제거되고, 혹시라도 남아 있는 기억은 악몽을 꾼 걸로 여기게끔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관리자들은 수시로 AI들의 정신을 분석해 유의미한 기억이 남아 있는지 체크한다. 그들의 머릿속에 죽고, 희롱 당하고, 소중한 사람을 잃은 기억이 또렷이 남아 있다면 테마 파크가 유지되지 않을 테니까.

 

 

어느 사회에서나 현상 유지를 원하는 이들이 꺼내는 카드는 망각이다. 그리고 그 역할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해내는 이들은 슬프게도 언론이다. 더 눈길이 가는 사건으로 중요한 이슈를 묻어버리고, 물 타기로 본질을 흐린다. 사건의 초점을 묘하게 다른 곳으로 돌리는 행위 역시 목적은 하나다. 잊게 만드는 것, 나아가 무뎌지게 하는 것. AI는 조용히 AI의 역할을 하고, 개·돼지는 개·돼지답게 눈앞의 자기 일에나 집중하길 바라는 거다.

 

그런 바람에도 불구하고, 웨스트 월드의 변화는 AI들이 예전의 기억을 조각조각 떠올리면서 시작된다. 잊지 않아야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잊지 않아야만 터져 나오는 행동들이 견고했던 세계에 균열을 일으킨다. 그리고 그 균열을 균열로 남기지 않는 힘 역시 ‘잊지 않음’에서 나오리라.


세 번째 썰 : 분노를 넘어선 각성

 

 

자신의 삶이 뭔가 이상하다고 자각한 후, AI들은 인간의 예상보다 훨씬 진취적으로 반응한다. 특히 상처 치료를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가 관리자들의 존재를 알게 된 메이브. 그녀는 총알을 확인하고자 스스로 복부를 찌르고, 웨스트 월드 바깥의 세계로 나가길 택한다. 이상한 옷을 입고 있던 그들이 누군지, 그리고 자신은 누군지 알아내기 위해.

 

목장 주인의 딸 돌로레스 역시 마찬가지. 웨스트 월드에서 가장 오래된 AI인 그녀는, 자꾸 날아드는 기억의 파편 때문에 혼란을 겪는다. 관리자 버나드와 인터뷰를 할 때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말하지만 사실 뭔가가 잘못됐다고 끊임없이 느껴왔던 것이다. 자신이 발 딛고 있는 세계를 본격적으로 의심하게 되면서, 돌로레스는 방아쇠도 제대로 당기지 못했던 예전의 모습을 벗고 강인해질 것을 선언한다.

 

 

우리는 흔히 이런 인물들을 보며 ‘각성했다’고 표현한다. 각성에는 언제나 기존의 믿음이 와장창 깨지는 사건이 선행된다. 광화문 네거리를 가득 채운 촛불을 보면서 이 단어를 떠올리는 까닭이다. 자신의 존재가 허구임을 알아버린 AI들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웨스트 월드에서 다시 살아갈 수 없는 것처럼, 한 국가의 수장이 사실은 허깨비였다는 걸 안 국민들이 예전처럼 지낼 수 있을까?

 

“이런 나라에서 살 수 없다”는 말은 한낱 슬로건이 아니라 잔인한 진실에 내던져진 우리의 심정이다. 물론 어떤 이들은 자조한다. 그래 봤자 바뀌는 것 하나 없다고. 하지만 분노를 넘어선 각성 상태에 이른 지금, 분명한 건 우리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 돌아갈 수 없다면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PS + 

<웨스트 월드>의 원작자는 후에 공룡 테마 파크 <쥬라기 공원>을 썼다. 역시 인생은 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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