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역 5번 출구부터 공덕역까지 아우르는 ‘염리동’은 사연 많은 동네다. 한강 마포나루에 소금 배가 드나들던 시절, 소금 장수들이 주변에 터를 잡고 살면서 소금마을이란 지명이 붙었던 곳. 2012년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범죄예방 디자인’을 적용하며, 시와 주민들이 함께 벽화를 그리고 가로등을 노랗게 색칠하고 공동체 공간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에 얼마 남지 않은 ‘동네다운 동네’였던 이곳도, 올겨울 멈춰 있던 재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곧 자취를 감출 예정이다. 주민들이 많이 빠져나간 동네엔 낡은 골목길과 빈집, 버려진 화분 등이 만들어내는 풍경을 찍으려는 이들이 간간이 카메라를 들고 찾아오곤 한다.

 

소금 길 A코스 절반가량이 사라질 예정이지만, 다행히 이대역에 가까운 염리동5구역은 재개발에서 비켜날 수 있었다. 이곳엔 몇 년 전부터 소박한 개성을 뽐내는 작은 가게들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올겨울 이 오랜 마을이 소금처럼 녹아 사라지기 전에, 빈 골목길을 산책하고 작은 가게들에 들러 쉬어가는 것도 좋겠다.

염 리 동 미 리 보 기


밀랑스 + 예쁘고 맛있는 하루를 위한 디저트 카페

 

 

회사를 그만두고 취미로 시작한 베이킹이 플리마켓에서 입소문을 타며 가게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미란씨. ‘밀랑스’라는 상호는 그녀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모든 음료와 디저트를 직접 만드는데, 진열장을 들여다보기만 해도 기분이 달콤해진다.

 

색감부터 마음을 사로잡는 마카롱은 많이 달지 않아 부담 없고 건과일, 견과류 등의 재료를 듬뿍 넣은 것도 감동. 진하고 풍부한 맛의 쫀득쫀득한 브라우니는 한번 먹으면 자꾸 생각나는 맛이다. 정성 담아 만든 수제 과일청이나 얼그레이잼은 선물로도 좋다.

 

ADD 마포구 대흥동 2-30


카페 더 퍼즐 + 흩어진 마음을 한 조각씩 맞춰가는 곳

 

 

염리동 인근에서 나고 자란 주인이 5년 전 둥지를 튼 아담한 퍼즐 카페. 바깥이 내다보이는 2층 창가에 앉아 음료를 마시며 카페에 비치된 퍼즐을 맞추다 보면 복잡하던 마음이 금세 차분해진다. 퍼즐을 구입하면 완성할 때까지 보관해주는 데, 틈틈이 들러 한 조각 한 조각 그림을 완성해가는 손님들도 있다고.

 

화병부터 미니언즈 피규어, 메뉴판까지 알고 보면 퍼즐로 되어 있는 소품들을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공정무역 커피만을 사용하며, 판매 금액의 5%를 기부하는 착한 곳이기도 하다.

 

ADD 마포구 대흥동 2-71


식물성 + 초록 식물들이 모여 사는 작은 아지트

 

 

“작지만 아름답게 느껴졌고, 그것이 자신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주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식물을 사랑하게 된 주인이, 매일 식물을 접하고 또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연 곳. 선인장, 다육식물, 관엽식물 등 곁에 두고 키우기 좋은 식물들을 판매한다.

 

이곳은 또한 아름답고 실용적인 물건을 만드는 작가 및 브랜드와 함께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가게 한편에서는 핸드메이드 액세서리, 소품, 향초 등을 판매하고 있다. 겨울에는 한 달에 한 번씩 마켓이 열릴 예정이라니 SNS 계정을 확인해보자.

 

ADD 마포구 염리동 9-5


초원서점 + 음악과 책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공간

 

 

지난 4월 염리동 비탈길에 문을 연 초원서점은 보기 드문 음악 전문 서점이다. 뮤지션들의 에세이집, 자서전, 평전, 악보집을 비롯해 음악이 소재가 되거나(소재로 했거나) 음악에 영감을 받아 쓴 소설이나 매거진 등 관련된 모든 장르의 책을 만나볼 수 있다.

 

자글거리는 잡음을 내며 LP판이 돌아가는 턴테이블, 나팔 모양 스피커, 민트 색 타자기와 나무 책장 등이 빈티지하면서도 클래식한 느낌을 준다. 가게 한쪽에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팝송 카세트테이프가 빼곡 꽂혀 있고, 뮤지션들이 손 글씨로 추천 이유를 쓴 책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ADD 마포구 염리동 488-15


상식 베이커리 + 빵식가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곳

 

 

상식 베이커리는 방부제와 화학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은 건강하고 ‘상식적인’ 빵을 만드는 곳이다. 마가린, 쇼트닝 등 트랜스 지방을 함유한 유지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빵에 들어가는 재료는 물론 크림, 마요네즈, 시럽까지도 모두 직접 만들어 쓴다.

 

재료 원산지를 비롯해 생산일시, 판매 가능 시간, 생산자 이름까지 표기하는 데서 빵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건강한 빵을 만들겠다는 목표 하나에만 집중해 더욱 믿음이 가는 곳. 가성비도 좋아 들어서는 순간 ‘빵쓸이’를 하게 된다는 게 함정 아닌 함정.

 

ADD 마포구 염리동 8-16


커피 볶는 사진관 + 고양이, 사진, 커피가 모인 작은 집

 

 

중학교 때부터 사진을 배운 프리랜서 사진작가 경력의 바리스타 주인장이 올해 4월 중순에 문을 연 핸드드립 전문 카페. 그동안 차와 커피를 마시며 받았던 위로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이런 공간을 만들었다고. 우연찮게 이곳에 둥지를 튼 네 마리의 고양이도 함께다.

 

보송보송한 털을 가진 아기 고양이들의 재롱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카페 이름처럼 한편에서는 사진관을 함께 운영 중이다. 증명사진은 물론 연인들을 위한 커플 사진, 우정 사진, 동물 사진, 프로필 사진 등을 찍을 수 있다.

 

ADD 마포구 대흥동 3-27


카페 머스타드 + 시바견 도순이가 있는 동네 카페

 

 

올해 4월에 문을 연 따끈따끈한 동네 카페. 두 살배기 시바견 ‘도순이’가 야무진 포즈로 앉아 있는 모습이 지나는 이들의 걸음을 붙잡아 세운다. 그 귀여움에 진즉 빠진 동네 주민들도 골목을 지날 때면 도순이에게 꼭 인사를 건네고 간다. (사람을 귀찮아하는 듯한 시크함이 오히려 심쿵 포인트….)

 

원래 바리스타를 하던 주인이 연 곳인 만큼, 가장 자신 있는 것은 커피 맛이라고. 입술에 와 닿는 생크림이 달콤한 아인슈페너, 따뜻하게 먹어도 차갑게 먹어도 맛있는 플랫화이트를 추천.

 

ADD 마포구 염리동 9-54

 


퇴근길 책 한 잔 + 책을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시는 곳

 

 

염리동의 작은 가게들은 이웃집처럼 골목 구석구석에 모여 있다. 그중에서도 퇴근길 책 한 잔은 이 골목의 아지트 같은 공간. 처음 북맥(book+맥주)의 선두주자로 이름을 알린 곳인 만큼 다양한 술을 판매한다. 선별하는 책에도, 음악 선곡에도, 크고 작은 행사에도 주인의 취향이 묻어나는 것 또한 특징.

 

매주 금요일엔 영 화상영회가 열리고, 콘서트나 낭독회, 서로 좋은 책을 소개해주는 ‘책 소개팅’, 시사토론 모임 등도 이루어진다. 누구든 참여할 수 있으니 퇴근길 책 한 잔의 SNS를 염탐해보자.

 

ADD 마포구 염리동 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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