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맘도 편한 라면
Item + 풀무원 육개장칼국수
가을의 늦은 밤, 내가 가스레인지를 키는 것은 여지없이 라면을 끓이기 위해서다. 이유는 다양하다. 대충 때운 저녁 식사로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거나하게 마신 술을 해장하려고, 어쩐지 면이 땡겨서, 어쩐지 짭조름한 게 땡겨서 등등. 보글보글 끓고 있는 라면을 보면, 하루 동안 시렸던 몸과 마음이 사르르 녹는다.
하지만 문제는 먹고 나서 생긴다. 고칼로리를 먹어 치웠다는 죄책감, 기름기 때문인지 더부룩한 속, 느끼한 입안…. 그런데 올 가을에 드디어 해답을 찾았다. 얼큰하고 개운한 육개장 국물, 거기다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렸다는 칼국수 면까지. 다른 라면보다 소화도 잘 되고, 칼로리도 낮은 ‘풀무원 육개장칼국수’ 덕분에 죄책감 없이 즐거운 야식 타임(?)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여기에 하나 더. 술 마신 다음날 아침, 라면으로 해장하다 여지없이 배탈을 얻곤 했는데 이 제품은 배탈 없이 말끔한 해장을 가능하게 한다. 이토록 삶의 질을 높이는 라면이라니, 다정하잖아!?
Editor in chief 전아론 aron@univ.me
내일의 나를 위한 오늘 밤의 선택
Item + 왕푸징만두의 새우만두
먹다 죽은 귀신은 때깔이 좋다. 먹다 잠든 인간의 때깔은 별로다. 얼굴이 붓고 속은 더부룩해 아침이 상쾌하지 않다. 치킨, 튀김 등 야식의 대명사들은 특히 뒤끝이 나쁘다. 잘 때 같이 쉬어야 할 장이 소화시키느라 쉬지 못하고, 그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다음 날 컨디션 저하로 이어진다.
그러나 야식의 유혹은 수시로 찾아온다. 낮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음식으로라도 풀어야 할 때, 캔맥주 한 잔에 곁들일 무언가가 필요할 때, 잠이 오지 않을 때, 잠 대신 비가 올 때. 결국 내일의 컨디션은 내일의 나에게 맡기고 오늘의 야식 메뉴를 검토한다. 알파고 못지않은 알고리즘을 거쳐 도출한 결과는 왕푸징만두의 새우만두다.
기존 만두와 달리 살짝 매콤한 맛이 가미되어 자극을 원하는 혀끝이 반응한다. 만두피를 거의 느낄 수 없을 만큼 통새우살의 비중이 커서 먹고 나서도 훨씬 덜 부대낀다. 굶주린 오늘의 나와 새로운 하루를 열어야 할 내일의 내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선택이다.
Editor 기명균 kikiki@univ.me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뜨끈함
Item + 부산효성어묵
야자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던 겨울밤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미끄러질까봐 주머니에 손도 못 넣고 살금살금 빙판길을 내려가던 나, 그리고 정류장 앞에서 뜨끈한 연기를 뿜어내던 포장마차. 버스가 올 때까지 몸을 데우려고 포장마차 옆에 서 있으면, 아무것도 사지 않아도 주인아주머니는 괜찮다고 하셨다.
그러나 어묵 꼬치에 꽃게와 청양고추를 넣고 끓인 어묵 국물 냄새는, 먹고 또 먹어도 배고픈 고등학생에겐 참을 수 없는 유혹이었다. 맵싸하고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의 맛. 간장을 찍어 먹을 필요도 없이 간이 알맞게 배어 있었다. 뜨끈한 어묵 국물의 맛과 냄새가 생각나서 얼마 전 그 자리에 가보았더니 텅 빈 그곳에선 비둘기들이 구구거리고 있었다.
요즘은 옛날 그 맛이 그리울 때면 물을 끓이고 포장어묵을 뜯는다. 청양고추와 파도 썰어 넣는다.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뜨끈함에 행복해했던 그때가 떠오른다.
Editor 조아라 ahrajo@univ.me
호떡 만들어 먹는 재미를 니들이 알아?
Item + 백설 찹쌀 호떡믹스
유일하게 내 손으로 꼭 만들어먹는 음식이 있다. 남이 해준 음식이 제일 맛있다는, 조금은 얄미운 말을 고분히 따르지만 호떡만큼은 내가 만들어 먹는다. 언제부턴가 길거리 호떡도 붕어빵처럼 점점 부담스러워지고 말았으니…. 별별 씨앗을 넣지 않나, 기름에 퐁당 넣어서 속이 다 터질 때까지 튀기질 않나.
두 팔 걷어붙이게 된 이유는 조금 허접하지만 어쨌든 홈메이드 호떡은 언제나 과하지 않게 맛난다. 기깔나게 라면 끓이는 일보다 실패할 확률도 적다. 심지어 겨울엔 내가 요리사가 된 듯한 뿌듯함까지 덤으로 얻는다. 가끔씩 잼 믹스를 욕심껏 넣어 호떡 옆구리에 구멍이 날 때도 있지만 그마저도 귀여워 보인다. 손가락으로 종일 핸드폰이나 노트북만 만지다 말캉 한 반죽을 만질 때면 어느새 마음도 몽글몽글.
찬바람 부는 밤마다 혼자 낑낑대며 호떡을 뒤집고 있으면, 왜 쓸데없는 고생이냐며 어머니께서 한 소리 하신다. 근데 호떡 만드는 재미를 한 번 맛본 사람은 안다. 이 귀여운 고생은 사계절 내내 사서 해도 좋을 만큼 중독성 있다는 걸.
Intern 이연재 jae@univ.me
용감한 어린이의 친구
Item + 삼립 호빵
나는 또래보다 키가 크고 볼이 자주 벌게지던 아이였다. 엄마는 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될 때까지 매일 아침 양 갈래로 머리를 묶어주곤 했다. 내가 머리를 풀기 시작한 건 같은 모둠 남자애 때문이었다. 우리 반에서 키가 가장 작고 학교 끝나자마자 수학 학원에 가던 남자애를 좋아했다. 그 애는 뭐가 불만인지 나만 보면 기분 나쁘다는 듯이 씩씩댔다. 1학기가 끝날 무렵에는 ‘호빵맨’이라는 별명을 붙여가며 놀리기도 했다.
나는 차마 눈을 흘기지도 못한 채 애꿎은 호빵맨을 미워하게 되었다. 세균맨으로부터 마을 사람들을 지켜주고, 배고픈 친구에게 자신의 머리를 떼어주는 그 따뜻함도 답답하게 느껴졌다. 중학교에 간 이후에도 내 별명은 호빵맨이었다. 처음에 는 얼굴이 동그랗고 볼이 자주 빨개진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나는 호빵처럼 속이 꽉 찬 사람은 아니지만 따뜻함을 유지하려 한다. 무더위에는 혼자 있으려 하지만, 편의점에 호빵이 하나둘 자리를 잡으면 밖에 나가서 사람들을 만난다.
일본 만화가 야나세 다카시는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 배고픈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호빵맨을 그렸다. 처음에는 자신의 얼굴을 떼어주는 설정이 잔인하단 이유로 학부모들에게 항의를 받았다고도 한다. 하지만 그는 자기 자신을 희생하지 않고서는 남을 도울 수 없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이번 겨울에는 나보다 다른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는 호빵맨처럼 따뜻하게 보내야지.
Intern 윤소진 sojin@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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