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나잇, 장재열
Item + <괜찮아 사랑이야> 장재열
사람의 마음에도 생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멍든 새벽마다 불쑥 찾아오는 외로움은 설명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장재열은 자기 자신을 화장실 욕조 안에 가둔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폭력을 숨겨주던 화장실은 성인이 되어서도 작은 요람이 되어준다.
하지만 화장실에 숨는다고 해서 상처가 아물지는 않는다. 유년시절 보호받지 못한 자아는 한강우라는 내면 아이를 만들어낸다. 장재열은 자신이 만들어낸 한강우를 마주할 때면 어린 소년이 되어 맨발로 뛰어다니기도 하고, 아버지의 폭력에 억눌린 강우에게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그가 만든 강우라는 인물은 아버지와 형의 폭력, 어머니에 대한 동정이 응축되어 있다. 결국, 이 모든 감정은 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인 것이다. 노희경은 자신의 상처와 트라우마로 인해 내면의 주소를 잃어버린 현대인의 마음을 현미경으로 천천히 들여다본다.
이 과정에서 재열은 자신이 가장 아프고 외로운 사람이었음을 깨닫는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사랑에 울고 온갖 병마에 싸우는 주인공들이 나온다. 하지만 내가 본 인물 중에 가장 애달팠던 건 장재열이다. 오랫동안 그를 그리워할 것 같다.
Intern_윤소진 sojin@univ.me
우리에게도 묵직한 희망은 필요하다
Item + <청춘시대> 윤진명
안희연 시인은 시 「백색 공간」에 ‘절벽이라는 말 속엔 얼마나 많은 손톱자국이 있는지’라고 썼다. 이 문장이 내 마음을 쥐고 계속 흔들었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절벽이 있다. 떨어지지 않기 위해 몸부림쳐야 하는, 그래서 손톱이 다 상하도록 일상에 매달려 버텨내는 일이 그렇다.
<청춘시대> 윤진명(한예리)의 절벽은 좀 더 가팔랐고 황량했다. 그래서 그에겐 언제나 약간의 희망이 필요했다. 욕심이라 생각될 만큼도 아니었다. 그저 아주 사소한 일, 그러니까 소리 내어 울고 싶을 때 더는 망설이지 않아도 될 만큼의 희망이면 됐다.
누군가 울음소리를 듣고서 괜찮다, 네 잘못이 아니다, 라고 토닥여줬다면 조금 덜 외롭게 버텨낼 수 있지 않았을까. 드라마라는 한계상, 절망뿐인 윤진명의 일상도 마지막 화를 위해 정해진 수순을 밟아나간다. 그럼에도 그가 매달려야 하는 희망은 다른 캐릭터에 비해 턱없이 작고 가볍다.
드라마는 최대한 어설프지 않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지만, 드라마 밖에는 여전히 수많은 윤진명들이 몸부림치고 있다. 하지만 윤진명이 보여준 삶 덕분에 우리에게도 묵직한 희망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 최소한의 절망을 마치 거대한 희망인 것처럼 눈속임하는 이곳에서, 우리는 더 이상 만족하면 안 된다는 것을.
Intern_이연재 jae@univ.me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꿈
Item + JTBC <유나의 거리> 김창만
어렸을 때 읽은 책 속 위인들은 하나같이 멋있었다. 똑똑하고 정의롭고 부지런했다. 알을 품는 뻘짓마저도 훗날 발명왕이 될 천재의 ‘큰 그림’처럼 보였다. 나도 위인이 되고 싶었다. 이왕 태어난 거 대단하게 살아보지 뭐. 그러나 위인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니었다. 똑똑하기도, 정의롭기도, 부지런하기도 쉽지 않았다.
자존감이 떨어지기 전에 얼른 목표를 수정했다. 위인 대신 ‘좋은 사람’이 되자. 위인전 주인공은 못 되더라도 내가 죽을 때 잘됐다고 손뼉 치는 사람보다는 안타까워하며 울어주는 사람이 많아야지. 목표는 구체적일수록 이루기 좋고 추상적일수록 잊어버리기 좋다. 대충 대충 살면서 점점 기준을 낮춰 ‘나쁜 사람만 안 되면 되지’라고 합리화했다.
JTBC <유나의 거리>에서 이희준이 연기한 김창만은 다시 한 번 목표를 떠올리게 하는 좋은 사람의 롤 모델이다. 중력을 발견하지도, 측우기를 발명하지도 않았다. 그저 주변 사람들과 어울려 하루하루를 보낸다. 똑똑하고 정의롭고 부지런하게. 당장 이루지 못하더라도 포기하지는 말아야겠다. 창만씨처럼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힘들고 멋진 꿈을.
Editor_기명균 kikiki@univ.me
밥맛없어도 고 퀄리티
Item + <내 연애의 모든 것> 김수영
옳은 소리를 밥맛없게 하는 사람을 만날 때 복잡미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머리로 느끼는 멋짐과 가슴으로 느끼는 빈정 상함을 대통합의 길로 이끌기엔 내공이 부족한 탓이다. 하지만 김수영 의원을 만난 순간, 노선을 확실히 정할 수 있었다. 젠장, 겁나 멋있어!
거대 보수 여당 ‘대한국당’의 아웃사이더인 그는 ‘모두 까기 인형’이란 별명답게 독설을 발사하는 데 거침이 없다. 당론 눈치? 당 대표 눈치? (코웃음) 틀린 건 틀린 거지! 반대로 상대가 옳은 소리를 하면 그게 누구든 들을 줄 안다. 나는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서 수영이 민영의 라디오 연설을 듣고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가장 좋아하는데,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의 미모나 따스함이 아닌 ‘신념’에 반하는 보기 드문 장면이라는 점이고, 또 하나는 상대가 이데올로기가 달라도, 의석수 달랑 2자리의 소수 정당이어도 맞는 말은 맞다고 받아들이는 수영의 곧은 면모가 드러나는 장면이라서다.
“생각이 다른 건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과 살아가는 법을 모르는 게 부끄럽고 멍청한 겁니다!” 이렇게 말하고 사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츤츤’대도 멋짐을 가려버릴 수 없다는 걸 그가 가르쳐주었다.
Editor_김슬 dew@univ.me
고지식한 영웅이 이기는 게임
Item + <랑야방> 정왕
고리타분하고 뻣뻣한 원칙주의자의 성공을 보고 싶다. 조금은 괴팍해도 좋다. 거짓된 친절과 웃음으로 승부하려는 사람들의 거들먹거림을 더는 보고 싶지 않을 뿐이다. 특히 요즘처럼 우울한 뉴스가 판칠 땐 더욱더. “언니 옆에서 의리 지키니까 이만큼 받잖아”라고 말하는 사람이 득세하는 현실이니, 착하고 좋은 사람은 역시 드라마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랑야방>의 정왕은 딱 그런 사람이다. 황제의 아들이지만 아첨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빈말을 하느니 차라리 죽지’라는 표정을 짓는다. 황제의 심기를 톡톡 건드리는 말과 무뚝뚝한 태도 덕분에 변방으로 밀려난 지 오래. 황태자의 후보에도 들지 못한다.
그런 정왕 앞에 매장소라는 책략가가 나타난다. “더러운 일은 제가 해결할 테니, 당신은 황제가 되기만 하면 됩니다.” 절대로 드러나지 않을 것 같았던 다른 황자들의 비리와 부패가, 매장소의 계략으로 하나씩 밝혀진다. 원칙주의자와 책략가가 만나 나쁜 적들을 무너뜨리는 과정에서, 일상에선 맛보기 어려운 희열을 느꼈다.
Editor_조아라 ahrajo@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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