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터지는 뉴스에 충격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한 친구는 자기가 나랏일로 이렇게 스트레스받을 줄 몰랐다며, 홧병이 난 것 같다고 말한다. 대통령은 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 그로인해 받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오랫동안 한국인의 심리코드에 대해서 연구해 왔고, 2004년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심리를 연구한 심리학자, 황상민 연세대 전 교수를 찾았다. 촉망받는 학자였던 그는, 2014년에 박근혜 대통령을 ‘촛불 앞에 선 무녀’, ‘꼭두각시’ 같다고 평한 적이 있다. 마치 모든 걸 알고 있었던 것처럼 보이는 그 발언은 비선실세의 정체가 밝혀지고 나서 뒤늦게 주목 받았다. 그리고 지난 1월 황교수는 겸직 의무 위반을 사유로 연세대에서 해임 통보를 받았다.

 

요즘 나라가 엉망이라 괴로워서 찾아 왔다고 하자, 그는 힘없이 웃으며 “잘 왔다”고 답했다.

 

 

 

Q 박근혜 대통령의 심리상태는 도대체 뭔가요?
A 박근혜 대통령은 성인기 자폐증 환자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지난 1월에 겸직 의무 위반을 사유로 연세대에서 해임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요즘 같은 때 잘 지낸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바른 소리를 하다가 연세대 잘린 뒤에, 연구를 못 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연구도 하고 책도 내고 지내고 있어요.

 

포털에 박사님 이름을 검색하면 최근 기사에 “박근혜 대통령은 발달 장애다”라고 표현한 발언이 많이 인용됐더라고요.
보통 발달 장애라고 말하면 정신 지체 장애를 떠올려요. 하지만 ‘사람이 발달한다’라는 것은 지적인 측면에서의 성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사회적, 정서적 성장이 더 중요해요.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겪는 경험들을 거의 하지 못했어요. 학교생활이라든지, 친구와의 관계라든지. 사십 대 중반이 될 때까지 사회 경험을 거의 안 한 사람이기 때문에 생활적인  성장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한 지체 상황에 있다고 볼 수 있죠. 그걸 일반적으로 발달 장애라고 이야기해요. 더 구체적으로는 ‘성인기 자폐증’이라고 말하고요.

 

박사님 말씀대로 성인기 자폐증 환자라면, 그분이 실제로 차지하고 있는 사회적 역할에 맞는 행동을 할 수 없는 상황 아닌가요?
사실 박근혜 대통령 같은 경우, 다른 사람과 감정을 공유하고 표현하는 수준이 17세 정도에서 거의 멈췄다고 볼 수 있어요. 육영수 여사 돌아가시고 나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는 그 순간부터요. 이 사람은 자기라는 존재가 없고, 주어진 역할을 시키는 대로 따라 하는 삶을 살았어요. 아마 본인은 자신에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거예요. 그분이 믿는 대통령의 역할은 사람들 만나서 악수하고 손 흔들고, 정해준 각본대로 보고 읽는 것이거든요.

 

자라온 환경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겠네요.
환경이 그렇더라도 본인이 그것을 스스로 인지하고 바꾸려 했으면 더 나아질 수 있었을 거예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주변에서 시키는 대로 하라고 압박하더라도, 나름대로 자기의 정체성을 찾고 만들어 가려고 노력하니까요. 안타깝게도 이 분은 자아라는 개념이 거의 없는 사람처럼 보여요. 그런데 옆에 최순실 같은 보모가 있었기 때문에, 성인기 자폐증 증상을 악용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게 또 다른 비극이죠.

 

 

Q 박사님은 비선실세의 실체에 대해 알고 있었다던데…
A 모두가 이미 그분이 꼭두각시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2014년 신동아에 기고하신 칼럼을 찾아봤는데, ‘꼭두각시’, ‘촛불 앞에 선 무녀’같이 상황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단어를 사용하셨어요. 꼭 알고 말씀하신 것처럼 보이더라고요.
“너 다 알고 있었지!”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학자로서 박근혜씨를 연구했고, 분석 결과가 그랬던 것뿐이에요. 그리고 사실 이건 저뿐만 아니라 국민 대다수가 인지하고 있던 부분이고요.

 

국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꼭두각시라는 것을 알았다고요?
제가 연구하는 방법은 대중들이 특정 인물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생각을 정리하는 거예요. 각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특정한 인물들의 잔상을 MRI 찍듯이 들여다 보는거죠. 그걸 조합해 봤더니, 우리가 박근혜 대통령을 꼭두각시로 보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박근혜 대통령 연구는 언제 시작하셨나요?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2004년에 시작했어요.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던 초기에는 국민들의 관심을 끄는 인물이 전혀 아니었어요. 이 분이 국민의 관심을 모으기 시작한 때는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을 때에요.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 당하고 그 역풍으로 한나라당이 무너졌을 때, 한나라당을 구원할 잔다르크처럼 나타난 사람이 박근혜씨에요.

 

 

그 상황에서 당시 국회의원이던 박근혜 씨의 지지율이 오르고, 투표를 승리로 이끄는 여왕이 됐었잖아요. 노무현 대통령을 못 미더워 하던 국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같은 지도자를 원했다고 해석하면 될까요?

정확히 말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라 박정희 대통령이죠. 국민들은 노무현 대통령과 대립되는 이미지, 강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국정을 리드하는 지도자를 원했던 걸로 보여요. 그때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 대통령을 탄핵시킨 당의 대표가 돼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당을 지지해 달라고 하니 설득이 된 거죠.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 중에, “불쌍하니까 지지해주자!”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그들의 심리는 뭘까요?
리더가 어떤 자질과 특성이 있기 때문에 대중이 그 사람을 따른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에요. 대중이 특정 리더를 선호하고 따르는 것은, 자신의 욕망이 저 사람을 통해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에요. “어머니 아버지가 저렇게 됐으니 얼마나 불쌍하니. 불쌍하니까 한 표 줘야지.” 이렇게 이야기함으로써 자기가 가지고 있는 욕망을 실현하는 것을 합리화시키는 거죠.

 

대중들이 리더를 뽑을 때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않는다는 말씀이신가요?
박근혜 씨가 15년 동안 국회의원을 하면서, 큰 리더십을 발휘하지도, 변변한 의정활동을 하지도 못했음에도 박정희의 딸이라는 유일한 정치적 자산만으로 대통령이 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죠.

 

 

Q 뉴스만 보면 힘들어요. 화병이 생길 것 같아요.
A 친구들과 이야기를 계속 나누세요.

“이런 나라에서는 살고 싶지 않다”며 무력감과 좌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분노할 의지마저 꺾인 친구들에게는 어떤 말을 해주면 좋을까요.
그건 화를 내야 할 대상이 명확하지 않아서 그래요. 정유라씨 부정 입학 사건을 예로 들면, 그런 학생을 입학시킨 대학의 총장과 교수에게 화를 내야 해요. 화낼 대상을 잘못 짚었으니 일단 누구와 싸워야 할지 모르겠고, 그 다음 단계로 무력감에 빠지는 거예요.

 

이런 국민적인 혼란의 상황에서, 심리학자로서 조언해 주실 부분이 있을까요?
그것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위에 있는 친구들과 이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거예요. “이 말도 안 되는 일이 어떻게 해서 벌어진 거지?”라는 질문을 던지고 나름대로 상황을 파악하고, 답을 찾아가다 보면 감정이 해소되는 걸 느낄 거예요. 골치 아프다고, 어차피 우리랑 상관 없는 이야기라고 이야기를 회피하면 억눌린 감정이 마음에 남을 수밖에 없어요.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괜찮아지나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건 일종의 집단 심리상담이라고 보면 돼요. 실제로 답답함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심리적으로 정리가 되거든요. 그래서 스트레스가 훨씬 줄어드는 거고요. 특히 이런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자기 생각을 나누어야 해요. 그래야 지금 심리적으로 가지고 있는 혼란과 갈등을 해소할 수 있어요.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죠.

 

 

Q 대한민국은 어떻게 될지, 심리학자로서 예측해 본다면?
A 똑똑한 국민들이 만드는 나라는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거예요.

박근혜 대통령은 요즘 청와대 안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더라고요.
대통령은 현재 대한민국이 난리인 이유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어요. 본인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성인기 자폐증 성향을 가진 사람이 보이는 대표적인 특성인데요. 본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를 못 하고 있을 거예요. 다 선의에 한 거고, 나라가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한 건데 왜 그게 문제가 되지? 라고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대통령은 자기가 한 행위가 부끄러워서 또는 자기 행위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뭔가를 한 적은 없어요. 대신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하죠. 남을 탓하는 방식으로 상황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여 왔어요. 이런 심리상태를 볼 때 이분이 자기 책임을 통감해서 내려온다?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지금의 사건을 계기로 많은 국민들이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게 됐잖아요. 어떻게 보면 조금은 희망이 보인다고 할 수도 있을까요?
분명 희망이 있어요. 세계 어디에서도 대한민국 사람들만큼 뛰어나고 똑똑한 국민 찾기 힘들어요. 주말마다 광화문에 나가서 “박근혜 하야하라” 외칠 수 있는 열정을 가진, 정의감에 불타는 국민들 전 세계에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런 국민들이 만드는 나라는 지금보다 훨씬 나아 질 거예요.

 


photographer 조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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