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안의 필수품, 쿠션. 이제 귀찮게 파운데이션을 손으로 바르던 시절을 상상할 수 없다. 이 기특한 발명품, 대체 누가 왜 만든 걸까? 쿠션 화장품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C-Lab의 정하진 연구원을 만났다. 연구원님 우선 버스 안에서 화장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고요. 근데 이거 대체 어떻게 만드신 거예요? 그리고 저도 아모레퍼시픽으로 이직하고 싶은데 그곳은 어떤지 웁.. 웁…. (대표님 눈감으세요.)


 

사실 화장품 연구원이라고 하면, 저 같은 문과생은 무슨 일을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아요.

아모레퍼시픽 내에 쿠션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C-Lab(Cushion Laboratory)이라는 조직이 있어요. 저는 그곳에서 아모레퍼시픽의 15개 브랜드 쿠션 제품 개발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기술 방향이나 콘셉트를 제안하죠. 구체적인 일정도 조율하고요.

 

C-Lab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쿠션 제품을 전부 개발하는 건가요?

네. 아모레퍼시픽그룹 브랜드를 통해 선보이는 쿠션 제품은 모두 C-Lab을 거쳐 개발되고 있어요. 2008년 아이오페 에어쿠션을 처음으로 출시했으니, 쿠션을 연구한 지는 10년 정도 됐죠. 작년 7월, 전문적으로 쿠션만 연구하는 조직이 생겼어요. 지금 10명이 넘는 연구원들이 매일 쿠션의 핵심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답니다.

 

C-Lab은 저희가 생각하는 과학 연구소처럼 생겼나요? 막 실험하고?

그렇죠! 다들 과학 시간에 실험해보셨죠? 비슷해요.

 

C-Lab의 성비는 어떻게 되나요?

성비요? (웃음) 남녀 반반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보통 남자들은 화장품에 대해 잘 모르지 않나요? 신기해요.

저희 회사에 입사하는 남자분들은 정말 잘 아세요. 저보다 화장을 즐겨 하시는 분들도 있고. ‘아이오페 맨 에어쿠션’이라고 있는데, 남자 연구원이 개발한 제품이에요.

 

 

그렇군요! 대략 어떤 과정을 거쳐서 화장품이 만들어지는지 궁금해요.

우선 고객 연구를 해요. 요즘 트렌드가 빨리 변하잖아요. 사람들이 원하는 게 금방 달라지죠. 그걸 분석하는 게 중요해요. 또한, 브랜드마다 추구하는 뷰티 철학이 있어요. 예를 들면 이니스프리는 자연주의에요. 이 모든 요소를 고려해 개발 작업에 들어가요. 마케팅팀에서 주관해 의뢰가 오면, 연구소에서 적합한 기술을 제안하고 개발하죠.

 

그럼 연구 개발 분야는 이과와 가까운 거죠? (문과의 계속되는 집착..)

그렇죠. (웃음) 연구원들은 이과 출신이 많아요. 원료를 배합해 제품의 내용물을 만드는 일을 많이 하다보니 화학이나 생물 전공이 많죠. 하지만 최근 트렌드 분석이나 컬러 연구 등, 여러 분야가 중요해지면서 전공자들도 다양해지고 있어요.

 

대학 때부터 화장품 연구 개발 분야에 관심이 있었나요?

저는 화학을 전공했어요. 전공이 안 맞아서 방황도 많이 했죠. 화장품 개발 분야는 순수 과학에 감성적인 부분이 미묘하게 섞여 있어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야 하죠. 거기에 매력을 느끼고 입사하게 됐어요.

 

 

아모레 퍼시픽 쿠션은 어떻게 개발된 건가요?

보통 화장을 하고 그 위에 자외선 차단제를 덧바르잖아요. 불편하더라고요.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파운데이션을 편하게 덧바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싶었어요. 그러다 주차 도장에 영감을 받았죠. 주차 도장을 보면, 잉크가 잘 담겨 있잖아요. ‘흐르지 않는 액체’라는 것에 착안해 연구를 시작했죠. 쉽진 않았어요. 마케팅팀, 기술개발연구소, 포장재 개발팀, 디자인팀, 생산팀 등 여러 부서가 매일같이 모여서 회의를 했죠.

 

출시 전에 쿠션이 대박 날 거라고 예상하셨어요?

아무도 못 했죠. 그리고 처음에 출시했을 때, 지금처럼 인기가 많지 않았어요. ‘장난감 같다, 어떻게 써야 할 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쿠션을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쿠션을 보면, 스펀지에 액체가 담겨 있는 형태에요. 처음 스펀지를 화장품에 사용하는 거라, 안정성이 가장 중요했어요. 스펀지 종류가 정말 다양하거든요. 소파에 들어가는 것부터 수세미용까지. 여기저기 찾아다니면서 다양한 스펀지를 가져 왔죠. 계속 테스트해보면서 어떤 게 가장 잘 맞는지 찾았어요. 이 과정이 가장 힘들었죠.

 

평소 화장품을 개발하시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10년 동안 연구해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연구원들이 연구에 집중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자기 세계에 빠지게 돼요. 우리가 생각하기엔 좋은 기술인데, 고객은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때,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려 노력해요. 그들의 불편함을 해소해준다거나, 상상하지 못했던 기능을 쿠션에 담는다던가.

 

 

요즘 해외 브랜드에서도 쿠션을 많이 출시하고 있어요. 쿠션 전문 연구원으로서 위기감이 들 것도 같은데.

저희는 한 제품을 10년 이상 연구했어요. 그동안 쿠션을 연구하면서 쌓인 노하우나 고객 피드백 등을 많이 가지고 있죠. 이런 자산을 기반으로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이 있어요. 타사에서 그런 부분은 따라올 수 없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연구원님의 목표가 궁금해요. 어떤 연구원이 되고 싶으신지.

저희가 슬로건처럼 내세우는 게 ‘여성의 삶을 아름답게 변화시킨다’에요. 쿠션을 개발하고 가장 의미 있었던 점이 화장 시간을 단축했다는 거예요. 앞서 말한 것처럼 미적으로 예쁘게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고객들의 불편함을 해소해 삶의 패턴을 바꾸는 제품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미적인 기능을 넘어 여성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 그게 저희 팀의 목표이자 저의 목표입니다.

 

아, 정말 마지막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일하기 좋은가요? 사실 언젠가 들어가고 싶은 기업이거든요. 솔직히 답변해 주세요! (대표님 또 눈감으세요.)

여성 직원 비율이 반 정도 돼요. 그래서인지 여성 친화적인 제도가 많죠. 여성 리더도 많아요. 분위기도 밝아서 즐겁게 일할 수 있답니다. 글로벌 브랜드를 통해 전 세계 고객들을 만나고 있기 때문에 아세안이나 미국, 중국에도 연구소가 있어요. 단기 파견을 가기도 하죠. 해외에서 일할 기회도 열려 있어요.

 

아, 감사합니다 선배님! 아니 연구원님. 앞으로도 좋은 화장품 많이 개발해 주세요.

 


Photographer 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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