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학기가 끝났다. 월세 집 계약 기간도 함께 끝났다. 드넓은 서울 하늘 아래 보이는 건 집뿐인데 내 몸 하나 편히 누일 방 한 칸은 왜 보이지를 않는 건지…. 흥미로운 소식이 들려왔다. ‘서울시’가 복덕방을 차렸단다.
서울시가 복덕방을 차리다니! 매월 부담스러운 보증금과 월세로 허덕이는 자취생에겐 귀가 쫑긋할만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복덕방의 정식 명칭은 ‘서울특별시 사회주택 종합지원센터’. 이곳 센터는 사회주택을 활성화하는 사업에 주력한다.
가령 서울 지역 내 빈집과 고시원, 여관 등 건물 주택 또는 건물 리모델링 사업을 지원해 사회주택을 조성, 대학(원)생 및 사회 초년생에게 보다 합리적이고 저렴한 가격으로 보급하거나 토지임대부 사업 지원을 통해 안락한 주택을 제공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사회주택 사업을 원하는 공급자와 살 곳을 원하는 시민 사이에서 마치 복덕방과 같은 가교 역할을 하는 셈. ‘선랩 건축사사무소’, ‘녹색 친구들’, ‘드로우 주택협동조합’과 함께한 올해의 사업을 지금 공개한다.
新 갑을고시원 탄생기
2005년, 소설가 박민규가 출간한 단편소설집 <카스테라> 속 마지막 작품은 <갑을고시원 체류기>. 갑을고시원에 사는 삼류대학생인 ‘나’는 혹시라도 고시 공부하는 옆 방 김 검사의 신경을 건드릴까 소리를 죽여가며 방귀를 뀌고, 잠을 자고, 생각을 한다. 고시원이라는 적막한 공간 속에서 ‘나’는 결국 인간은 혼자라는, 그렇지만 세상은 혼자만 사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10년이 지난 지금, 고시원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청년 건축가로 구성된 선랩 건축사무소 청년 건축가들도 어쩌면 그의 소설을 읽었던 걸까. 몇 년 전, 그들은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공간 작업을 단순히 ‘건설’이라는 행위를 넘어 다양한 방법으로 실험해보자는 목표 아래 그들이 관심을 가진 건 바로 ‘고시원’이었다.
고시원은 다양한 주거공간 중에서도 가장 상업적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 사용 면적이 월세와 직결되는 만큼 고시원 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공간의 재구성이 필요했다.
그들은 한 방에 사는 인원수를 1+1, 2, 3, 6으로 구성해 개인이 점유하는 면적을 최소화하는 형태로 비용을 절감하는 대신 공유 공간들을 단계적으로 조성해 1인 가구 주거생활영역을 개인이 아닌 전체 건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집’의 개념을 확대했다.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103-198번지에 자리한 SHARE-US 1호점 ‘에벤에셀’은 지난 2015년 9월 입주를 시작해 현재 19명이 6개월, 1년을 기본 계약 기간으로 거주하고 있다. 입주자 우선 재계약을 원칙으로 하며 기본 계약 단위로 원하는 만큼 입주할 수 있다는 게 특징.
현재 신림동 116-25번지는 SHARE-US 2호점 ‘거성’은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월세 수준은 30만원 이하며 보증금은 6개월 단위 계약기간을 고려해 100~300만원 사이로 책정 예정 중이다. 내년 1월부터 입주 가능해 올해 12월부터 입주자 모집 공고를 진행한다고 하니 관심이 있다면 참고할 것.
함께 살아 더 행복한 숲처럼
친환경 사회주택을 건설하는 사회적기업 ‘녹색친구들’은 영국 베드제드(BedZED)와 독일 보방 마을에서 모티브를 얻고, 우리나라에도 친환경 주거 단지와 생태마을을 꾸리고자 꿈을 키웠다. 각고의 노력 끝에 녹색친구들은 서울시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시범사업자로 선정됐고, 그 결과물은 더불어숲 1호는 연내 준공, 2호는 내년 4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1호는 지역 거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 구성에, 2호 주택은 사회 초년생들과 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가 공동체를 꾸리는 주거 형태를 만드는 데 초점을 뒀다. 흔히 사회주택이라 하면 셰어하우스를 떠올리기 쉽지만 ‘녹색친구들’이 공급하는 주택은 아파트 개념에 가깝다. 각 가구가 별도로 구획된 구조로 주택 내에서의 사생활 걱정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1층에 커뮤니티를 위한 카페 공간을 만들어 주민 거점공간으로 활용하고, 단지 내 곳곳에서 입주민들이 함께 공동체성을 갖게 하는 요소들의 배치에 신경 쓴 점이 엿보인다. 시세의 80% 이하 수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대 10년까지 거주가 가능하며, 창천점 입주자 모집이 내년 1월로 예정되어 있다고 하니, 궁금한 사항은 녹색친구들(greenfriends.co.kr)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시길.
집 없는 청년들 빈집이 살렸네!
새 학기가 시작되기 직전이면 청년들은 살 곳을 찾아 헤맨다. 기숙사 정원은 마감된 지 오래요, 대학가 원룸은 비싸서 감히 엄두도 못 내는 실정이지만 대학가 주변 주택가엔 오래된 ‘빈 집’이 넘쳐난다고 하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좋은 수가 있지 않겠느냐’며 셰어하우스 사업이 한창이던 드로우 주택협동조합은 우연한 기회로 서울시가 사회주택 사업을 추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중에서도 빈집 리모델링 사업은 애당초 회사가 추진하던 프로젝트와 기획 방향이 완전히 들어맞았다. 서울시가 지역 내 빈집을 찾아주었고 드로우 주택협동조합은 곧바로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했다. 올해 10월에 시작된 리모델링 공사는 단 1달 만에 완공됐고 수유동 252-68번지는 더 이상 빈집이 아닌 안락한 셰어하우스로 탈바꿈했다.
앞으로 이곳엔 19명이 입주하게 될 예정. 현재 드로우 주택협동조합은 서울시와 함께 수유동 외에도 다수의 셰어하우스 사업을 운영 중이며 12월 말에 오픈 예정인 곳만도 6군데에 달한다. 보증금 및 월세는 500-35만원 수준으로 집안 내부 컨디션은 신축에 가까우며 위치도 대부분 역세권이라는 후문이다.
서울특별시 사회주택종합지원센터는 사회주택을 활성화하는 사업을 통해 시민들에게 보다 안락한 주택을 제안한다. 서울 지역 내 빈집과 고시원, 여관 등 건물 리모델링과 토지임대부 사업 지원을 통해 시민에게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안락한 주택을 보급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함께 사는 삶’을 지향하는 우리 동네 복덕방 이야기는 ‘OH MY HOUSE’ 칼럼을 통해 다음 주에도 계속 연재된다.
우리 동네 복덕방은?
문의 02-2278-8396,
www.facebook.com/socialhousing4seoul
Editor_ 김민정 dodohanlife@univ.me
진짜 호주를 만날 시간
총 150명 선발
대한민국에서 우리집 이탈리아의 따뜻한 요리 영상을 만드는 미뇨끼 이야기
문화 예술 기획, 창작 전문가 양성 교육과정
상금 규모에 취하는 '진로 두꺼비 스타일링 콘테스트'
츄파춥스의 '끝나지 않는 즐거움(Forever Fun)' 캠페인
이제 필요한 건 같이 갈 친구
표지모델과 통학을 함께한 Tmoney x 라인프렌즈 협업 카드도 확인해 보자.
어디서도 보지 못한 친절하고 정직한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