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누구의 무엇이 되어야만 안심했다. 부모님의 자식, 당신의 친구이자 애인, 그게 잠깐 지나가는 행인일지라도. 나의 존재는 다른 사람에 의해 확인되고 통제되었다. 사람들과 함께 있는 ‘낮’에는 나의 말과 행동이 실수가 될까봐 두려웠다. 모두와 헤어진 ‘밤’이 되어서야 긴장이 풀린 내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10년을 함께한 두 친구는 <혼자 보내는 밤>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사진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수많은 밤 앞에 멈춰 서서 카메라를 들었다. 어쩌면 사진 속 밤은 당신의 어제가 아닐까.

 

첫 번째 전시 주제가 <혼자 보내는 밤>이잖아요.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요?

 

김. 항상 사진을 찍고 있으니까 한 번쯤은 전시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저는 이번 학기를 끝으로 졸업을 하는데요. 지금이 시기에 기획하지 않으면 앞으로 내가 원하는 걸 실행에 옮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생각을 현수에게 말했고 평소 알고 있었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전시를 구체적으로 기획하게 되었어요.

 

<혼자 보내는 밤>이라는 주제에 맞춰서 작업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나요?

 

양. 저는 이번 전시회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감상이 아닌 공감을 했으면 좋겠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으려면 이미지도 다양해야 하잖아요. 제가 보낸 밤만을 담을 수는 없었어요. 다른 사람이 보냈을 법한 밤의 이미지를 생각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최근에는 시험 기간에 공부하는 학생들을 담기 위해 도서관에 카메라를 들고 가기도 했어요.

 

늦은 밤 홀로 카페에 갔다. 아무 생각 없이 혼자 앉아 있었지만 이상하게 외롭지 않았다. – 양현수

 

우리는 왜 ‘밤’이 되어야만 솔직한 자기 자신을 마주할 수 있을까요?

 

김. 낮에는 사회라는 구조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게 되잖아요. 그 순간 나 자신을 숨기게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밤이 되면 그런 부담감을 내려놓고 집이나 나의 아지트에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본인에게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혼자서 ‘밤’에 사진을 찍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양. 제 고향이 춘천인데요. 춘천은 분지 형태의 도시여서 산꼭대기에 올라가면 전경이 한눈에 보여요. 어릴 때 그 장면을 마음속에 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게 기억나요. 지금도 혼자 있을 때 어떤 순간들을 기억 속에 담고 싶을 때가 있어요. 다른 사람 눈에는 작품이 아닐 수도 있지만 내가 보는 걸 담아낸다는 게 좋아요.

 

김. 밤에 혼자 있으면 고독해져요. 이건 외로움이랑 조금 다른데요. 우리는 외로우면 다른 사람을 찾곤 하잖아요. 그런데 고독해지면 나 자신한테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이런 순간에 무심코 지나쳤던 오래된 상가나 간판을 담게 되고요.

 

양 현수 인스타그램 @yanghyunsu

 

수많은 ‘밤’ 중에서 잊지 못하는 순간이 있나요?

 

김. 군대 훈련소에서 본 밤하늘이 기억에 남아요. 아직 훈련소니까 군대라는 곳이 어떤지도 몰랐어요. 처음 보는 동기들도 어색하고 공간도 어색한데 그럴 때 우연히 올려다본 밤하늘을 보고 위안을 얻었어요. 온통 캄캄한 밤하늘을 보면 일상의 고민들이 별게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는 게 좋아요.

 

양. 제가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밤에 시외버스를 타곤 했어요. 강원도는 길이 어두워서 버스안에 있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온통 어두운데 하늘에는 별이 많아요. 그 순간에는 주변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까 나한테 집중하기 좋아요. 그때 버스 옆 좌석 빈 공간을 담았어요.

 

‘밤’에 만났던 사람 중에서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 있나요?

 

김. 상하이에서 클럽에 갔었어요. 상하이라는 도시 자체가 국제적이어서 인종이 다양하고 음악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 많았어요. 거기에서 만난 친구들이 되게 사교적이었어요. 그 중 일본인 친구가 저한테 먼저 말을 걸어 형식적인 질문을 나누다가 상하이에서 마지막 날 밤이라고 하니까 그 친구들이 라커룸에서 카메라를 가져와서 저를 담아줬던 게 기억에 남아요.

 

김영광 인스타그램 @kykeye

 

낮이 아니라 ‘밤’이어서 더 잘 보이는 게 있다면?

 

양. 낮에는 모두가 각자의 일을 하잖아요. 그런데 밤에는 자유를 얻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럴 때 나타나는 경계가 풀린 사람들의 모습들이요. 밤에는 나와 가까운 사람들을 만나 술을 먹게 되잖아요. 그 순간은 나를 위한 자리이기 때문에 표정이 자연스럽고 사람 냄새가 나는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촬영을 하면 자연스러운 모습이 부각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밤에 사진을 찍으려면 반드시 빛을 찾아야 해요. 이렇게 빛을 찾는 것도 밤이어서 할 수 있는 일 같아요.

 

후암동 언덕 위로 올라갔다. 골목 사이로 가정집에서 나오는 빛을 담았다. – 김영광

 

여기는 꼭 ‘밤’에 가야한다 싶은 장소가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김. 저는 재즈랑 하우스 음악을 좋아하는데 스트리밍으로 듣는 것보다 현장에서 듣는 걸 좋아해요. 그 장소에 모인 사람들은 그 음악을 들으러 오는 거잖아요. 내가 어떤 표정으로 음악을 듣고 있든지 춤을 추고 있든지 구애 받지 않아서 좋아해요. 이태원 ‘피스틸(Pistil)’, 경리단길 ‘엘리 사운드(Alley Sound)’, 재즈는 서촌 ‘미스티 블루’라는 곳을 추천하고 싶어요.

 

양. 저는 평소에 사람들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그래서 피곤함을 더 많이 느껴요. 밤에 머리가 아프면 드라이브를 하는데 목적지를 정해두지 않고 매번 다른 지역을 가요. 춘천에서는 꼭 구봉산에 가야 해요. 구봉산 카페거리가 있는데 춘천 전경이 한눈에 보여서 좋아요. 저는 사람들 많을 때 말고 캄캄한 새벽에 가는 걸 좋아해요.

 

TWO PEANUTS <혼자 보내는 밤>사진 전시 프로젝트 포스터

 

오늘 밤에는 뭘 하실 건가요?

 

김. 아까 상수 골목을 지나오면서 마음에 드는 칵테일 바를 발견했어요. 오늘은 그곳에서 전시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요? 저희가 이번에 스위스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그곳에서도 <혼자 보내는 밤>에 사진 작업들을 하려고 해요. 전시는 1월 중순부터 말일까지 생각하고 있어요.

 


Intern_ 윤소진 sojin@univ.me

Photographer_ 조혜미 perfectblu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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