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VIP께서 방문 예정 군부대의 간부 화장실을 갈아엎었다는 했다는 소문(사실)이 돌았다. 무려 군부대에서 ‘남성용 소변기를 떼어내라’는 지시까지 내렸으나 결국 방문하지는 않았다고.
VIP께서는 군부대 뿐 아니라 인천시장 집무실, 부산 벡스코 등 꽤 많은 곳에서 변기 창조경제를 몸소 시행하셨다. 당연히 본인의 안위보다는 국민건강과 위생을 위해서였겠지만 이런 사소한 일에 때려박은 예산이 얼마인가.
그래서 단돈 5000원으로 화장실 위생을 커버할 수 있는 ‘다이소’의 변기 커버를 살펴봤다. 비데가 없는 자취생이나, 오래 된 화장실이 싫은 자취생, 혹은 대통령이 방문하시는 집무실 화장실 손보느라 바쁜 비서실 직원들이 손쉽게 비교 및 구매할 수 있는 가이드이니 참고하면 좋다.
디자인 ★★★
다이소 오프 매장에서 파는 변기 커버는 총 3종류. 심플 하드 커버는 그 중에서도 가장 고급스러운 유광 재질 커버다. 아마 이 시트에 미리 앉았다면 팀 쿡보다 아이폰7 제트블랙을 먼저 구상하지 않았을까. 물론 멀리서 보면 고급스럽지만 가까이서 보면 마감이 허술하고 얼룩덜룩하다. 5000원 짜리니까.
순백의 세라믹만이 미덕으로 취급되는 변기에 확실한 대비 효과를 주어 힘과 긴장감을 유발한다. 폐쇄적일 수 있는 O자형 시트 앞쪽에는 쉽게 손으로 잡을 수 있도록 홈까지 파 놓는 세심함이 돋보인다.
단점이자 장점은 얼마나 더러운 지 알 수 없다는 것. 화장실에 예민하신 그 분도 의심치 않고 여유롭게 앉으실 거다. 담배빵도 커버할 수 있을 수준이니 말이다.
착석감 ★
순정 시트와 다를 게 없다. 이걸 쓰느니 차라리 순정을 쓰겠다는 후기도 있을 정도. 게다가 앞뒤 길이가 다른 제품들보다 길어 자칫 당겨 앉으면 남성의 경우 중요 부위가 변기에 닿는 극한의 찝찝함을 느낄 수도 있다.
차가운 유광 플라스틱 재질답게 한파를 맞은 겨울 화장실에 설치되어 있다면 무심코 앉았다가 괄약근마저 수축시키는 극한의 시림을 느낄 수 있다.
뚜껑이 닫히는 속도 00:00:80
닫힐 때 소음 74dB
내용물이 비칠 정도로 뚜껑이 얇고 가벼워서 빠르고 경박하게 닫힌다. 당연히 플라스틱 재질이라 소리도 작지 않다. 하지만 무겁고 두꺼운 플라스틱 재질의 순정보다는 소음이 덜한 편이다.
이런 사람이 쓰면 좋다
– 엉덩이부터 허벅지까지, 하체가 유난히 긴 사람
– 자꾸 더러워지는 흰 변기 커버가 신경쓰이는 사람
– 몸에 열이 많아 난방이 필요 없는 사람
디자인 ★★
두 번째로 시선을 잡아끄는 제품은 ‘쉘’ 커버다. 보라색과 녹색 두 종류다. 자연 친화적인 가리비 모양 뚜껑이 시원한 연두빛을 띄고 있어, 마치 나폴리 해변의 백사장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 기분마저 든다. 그 분이었다면 아마 ASEM 회담 건으로 이탈리아 갈 때 챙겨 가시지 않았을까.
변기 커버를 손가락으로 쉽게 들 수 있도록 배려한 뚜껑 홈이 인상적이다. 다만 변기 커버가 시트보다 작으니 마치 아담의 중요 부위를 가린 나뭇잎처럼 위태로워 보이기도 한다. 반면 오염이 잦은 시트 밑 변기 부분과 일체 닿지 않아 더 위생적일 수는 있다.
착석감 ★★★★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안정적이다. 앉았을 때, 마치 남의 살을 맞대고 있는 것처럼 부드러운 시트가 엉덩이 전반을 감싼다. 약 1분 쯤 지나면 비데의 시트 온열 기능이 필요 없을 정도로 하반신이 따뜻해진다. 신기하게도 체온을 오래 유지시켜 준다.
메모리 폼처럼 엉덩이를 포근하게 감싸는 기분이 무척 좋아 쉽사리 일어날 수 없다. 마약 방석이나 마찬가지다. 하마터면 화장실에서 7시간 동안 집무를 볼 뻔 했다.
다만 시트가 둥글고 세로 길이가 짧아 여차하면 허벅지 아래쪽이 좌변기에 닿는 언짢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만약 이런 걸 그 분이 사용했다간 제조사 대표가 쥐도새도 모르게 실종됐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앞쪽 벌어진 부분이 쓸데없이 날카로워 허벅지나 다리를 긁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PVC 재질이라도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이기 때문에 긁히면 꽤 아프다.
뚜껑이 닫히는 속도 00:00:58
소음 77dB
공중화장실에서 자꾸 닫히는 변기 뚜껑 때문에 당황스러웠던 경험이 누구나 한 번 쯤 있을 거다. 양변기 뚜껑을 잘 맞지 않는 새 것으로 교체하면 뚜껑과 시트가 자꾸 예각을 이루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변기에서 급하게 일을 보던 남자들이 “쫄쫄쫄….턱!” 하며 낭패를 보기도 한다.
하지만 쉘 커버의 뚜껑 유지력은 놀라울 정도다. 시트와 뚜껑이 60도가 되어도 닫히지 않는다. 고산병 약이라도 복용한 것처럼 뚜껑이 쳐질 줄 모른다. 그렇게 서서히 닫히다가 각이 30도 이하가 되는 순간 마치 조개가 껍질을 닫듯 턱! 하고 빠르게 닫힌다.
조금 더 디테일하고 찝찝한 강점이 있는데, 뚜껑이 완벽한 플라스틱 재질이라 세척이 용이하다. 분뇨의 역류(…)나 앞서 말한 갑뚜탁(갑자기 뚜껑이 탁!) 등으로 인해 오염이 생겨도 물로 씻어내면 금세 깨끗해진다.
이런 사람이 쓰면 좋다
– 변기 커버의 필요성을 딱히 못 느끼는 사람
– 집 화장실이 시베리아 벌판처럼 추운 사람
– 집 인테리어에 크게 신경 안 쓰는 사람
디자인 ★★★★
모노톤으로 장미가 프린팅된 뚜껑이 비련의 공주처럼 아름답고 고풍스러워 베르사유 궁전 화장실에 두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아 근데 거긴 화장실이 없다.
2013년 그 분이 버킹엄궁 인근 호텔에 묵었을 때도 호텔 돈 끌어다가 수도꼭지 갈고 변기 들어냈다고 하던데 수행원이 이걸 미리 준비해 두었으면 그 사단이 안 났을지도 모른다.
고급진 무늬 뿐 아니라 소재도 남다르다. 다른 변기 커버와는 달리 뚜껑까지 푹신한 폼 소재로 되어 있어 뚜껑을 덮고 앉아 있으면 방석처럼 편안하다. 뚜껑 위에 앉을 일이 얼마나 있을까 싶지만. 그러고 보니 화장실 좋아하는 아이돌 출신 다른 박씨도 생각나는데 아마 이런 걸 좋아하지 않았을까… 음, 여기까지만 하겠다.
착석감 ★★★★
쉘 변기커버와 제조사가 같다 보니 시트 재질이나 색상, 내구성도 같다. 마찬가지로 따뜻하고, 안정적이며, 푹신푹신하다.
하지만 시트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세한 차이가 보이는데, U자로 오픈된 앞 모서리 부분이 아까 말한 ‘쉘 커버’보다 둥글다. 시트 총 길이도 다른데, 모던변기커버가 쉘 커버보다 모양이 길고 덜 둥글다. 그래서 앉아 있으면 쉘 커버보다 좀 더 타이트한 느낌이 난다. 사소한 차이지만 엉덩이를 좀 더 꽉 잡아준달까?
뚜껑이 닫히는 속도 00:01:32
소음 74dB
뚜껑마저 푹신푹신한 변기 커버라 뚜껑을 닫는 소리도 작을 거라 생각했지만, 놀랍게도 하드 변기 커버와 측정치가 비슷하다. ‘깡!’하며 닫히는 하드 변기커버의 소리가 더 날카로워 귀에 더 거슬리지만, 이쪽은 좀 더 묵직하게 ‘텁’하는 소리가 날 뿐 정작 소리 크기는 비슷했다.
이런 사람이 쓰면 좋다
– 고풍스런 분위기에서 엘레강스하게 일을 보고 싶은 사람
– 역시나 난방이 잘 안 되는 화장실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
– 어린이와 함께 살거나 조심성이 부족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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